“대통령은 고독한 자리”
논란과 우려를 딛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이 전파를 탔다. 20분 분량 속 그는 유재석-조세호와 소탈한 대화를 나눴다.
20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재석은 유난히 어수선한 녹화장 분위기를 전했다. 묘한 긴장감이 흐를 정도. 그는 “저희도 당황스럽긴 하다. 토크를 해도 되는 건지. 부담스럽기도 하고”라며 조심스럽게 윤석열 당선인을 게스트로 맞이했다.
“국민들이 많이 보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나왔다”는 당선인은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전화, 문자, 기사 브리핑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제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국민들도 아셔야 하니까. 어젠 새벽 3시에 잤다. 네 끼를 먹었다”며 일상을 공개했다.
알고 보니 당선인은 민초파였다. 반민초파인 유재석을 보며 그는 “맛있지 않나. 유지방이 많으면 느끼한데 민초는 시원하다. 누구나 먹는 얘기를 하면 분위기가 화기애애 해진다.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고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최초의 1960년대생, 최초의 검사 출신, 가장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통령이 된 셈. 그의 임기는 오는 5월 10일부터 시작된다.
유재석은 지난 대선 때 어느 방송사의 개표 방송을 봤냐 물었고 당선인은 “개표 방송은 돌아가면서 봤다. 수치만 계속 봤다. SBS의 ‘넥스트 레벨’ 영상도 봤다. 글쎄 뭐 좀 어색하더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9수 만에 사법 시험에 합격한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사법 시험 1주 전 친구가 결혼한다며 함진아비를 부탁했다. 시험 때문에 거절했는데 공부가 안 되더라. 버스에서 책을 꺼냈는데 보기가 싫어서 절대 시험에 안 나오는 부분을 폈다. 그런데 그 문제가 사법 시험 역사상 처음 나왔다”며 합격 비화를 자랑했다.
알고 보니 그의 장래희망은 검사가 아니었다고. 당선인은 “장래희망은 목사였다. 커서는 교수가 장래희망이 됐다. 사법 연수원 마칠 때까지도 검사 한다는 생각 안 했다”며 “늦은 나이에 임관 해서 오랜 세월 검찰이라는 조직에 몸담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당선인의 요즘 최대 고민은 “국민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살 수 있을지”라고. 그는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결정할 때 모든 책임도 져야 하고 국민들의 기대도 한몸에 받고 또 비판과 비난도 한몸에 받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당선인은 퀴즈를 풀었지만 정답을 틀려 날아라 병아리 가방을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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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