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근 감독이 수원삼성에 공식 취임했다.
수원삼성은 지난 18일 "제7대 사령탑으로 이병근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023년 12월말까지다.
이병근 감독은 1996년 수원삼성 창단멤버로 입단한 후 2006년까지 수원삼성 통산 351경기(9골 19도움)를 뛰며 16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수원삼성 코치를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FC 감독을 맡아 K리그1 3위와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바 있다.

수원은 21일 화성클럽하우스에서 이병근 감독의 공식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다음은 이병근 감독과 일문일답.
- 취임소감은?
▲ 어려운 시기에 감독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선수들과 함께 헤쳐나가겠다. 선수들의 패배감을 극복하고 경기장에서 열정을 갖고 뛸 수 있는 팀으로 변화를 주겠다. 전술적으로 패스미스를 하더라도 도전적으로 변화를 요구하겠다. 수원이 위기와 역전에 강하다. 지고는 못 배기는 수원축구의 부활을 만들겠다.
- 시즌 초반 수원 부진의 이유는?
▲많은 취재진을 보니 수원이 아직 죽지 않았구나 싶다. 영광을 다시 되돌리고 싶다. 내용과 결과가 따라온다면 예전의 수원 모습을 찾을 것이다. 부진원인은 많은 것이 있다. 잘한 점도 있다. 시즌 초반이다. 선수들이 어려움을 극복해가는데 있어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소통이 조금 안됐던 것 같다. 명지대와 연습경기를 했다. 선수들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수비하다 공격적으로 나갈 때 자신감이 없다면 백패스와 횡패스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전술의 변화를 통해 좀 더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로 득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진 것은 많지만 자신감이 부족하다.
- 부진한 그로닝 활용방안은?
▲ 그로닝은 이틀 같이 운동했다. 어제 부상으로 빠졌다. 어린 선수다. 해외에 나와서 플레이하는 것이 처음이다. 가진 것이 운동장에 나오지 않아 위축된 느낌을 받았다. ‘네가 여기서 15포인트 정도는 해야 한다. 코칭스태프가 언제든지 돕겠다’고 말했다. 잘 받아들이고 있다.
- 선발명단에 변화는?
▲ 선발은 아직 딱 정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수비지향적이었다면 이제 좀 더 공격적인 변화를 주겠다. 첫째가 전술의 변화다. 3-5-2 등 수비적인 전술을 과감하게 4-3-3 등으로 바꾸겠다. 3-5-2에 젖어있는 선수들을 깨우는 것이 숙제다. 예전 수원이 잘하던 양측면의 스피드를 활용하는 플레이를 살려보겠다. 명지대와 연습경기에서 포백에서 공격적인 부문에서 선수들이 만족감을 표했다.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 염기훈의 활용방안은?
▲ 염기훈은 팀에 기여한 것이 많다. 전술적 변화를 시도하기에 코칭스태프만 하자고 해서는 안 된다. 염기훈의 말을 선수들이 경청한다. 염기훈이 말을 하면 또 다른 시너지 효과가 난다.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기훈이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예전에 10-15분 짧은 시간에 투입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변화를 줄 필요가 있지 않나. 염기훈을 믿고 신뢰하면 컨디션에 따라 선발이나 후반 45분 투입도 만들어주겠다. 컨디션을 보면 그렇게 뛸 수 있는 선수다.
- 수원 지휘봉을 잡기까지 고민은?
▲ 제의가 왔을 때 피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도 여기서 선수를 했다. 수원이 못 이기고 비기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다. 다시 부활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 기존의 선수들을 많이 알기에 팀을 재건하는데 좀 더 자신감을 가졌다. 결정을 하고 나서 집에서 수원에 올 때 선수들을 빨리 보고 싶었다. 선수들과 대화하고 표정을 보면 충분히 가능성을 많이 봤다. 1-2경기만 이긴다면 선수들 개인기량이 좋기에 반드시 반등할 수 있다.
- 수원의 어린 선수들 활용방안은?
▲ 코치할 때 어린 선수들과 같이 훈련도 했다. 어린 선수들을 경기에 많이 뛰게 하고 키워야 하는 의무도 있다. 현 상황에서는 뒤에 있는 고참 선수들도 있다. 그 선수들을 부활시켜야 팀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어려운 시기에서 모든 선수들의 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경기에 뛰지 않은 선수들도 기용할 생각이다.
- 대구에서 뛰던 정승원과 재회했는데?
▲ 대구에서 같이 있었지만 저하고 문제는 없다. 꽁한 성격이 아니다. 제가 왔을 때 먼저 다가와서 축하한다고 해줬다. 승원이의 장점을 알고 있다. 예전 관계는 잊은지 오래됐다.
- 대구FC에서 얻은 것은?
▲ 처음 감독하면서 서툴었다. 감독으로서 경험을 많이 쌓았다. 조광래 사장님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거기서 배운 것을 여기에 와서 우리 힘으로 같이 헤쳐나가야 한다. 대구에서 배운 것이 큰 공부가 됐다.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좋은 코치들의 지혜를 빌려서 잘 극복하겠다.
- 대구FC를 적으로 만나야 하는데?
▲ 부담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부담은 된다. 전술이나 전략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서는 냉정하다. 저도 그 팀에 있었지만 쉽게 지고 싶지 않다. 대구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안다. 조금 더 파고들겠다. 거기에 가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원정경기의 어려움이 있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우리 팀도 살아날 것이다.
- 선수들에게 내준 숙제는?
▲ 전술적인 것을 바꾸자고 이야기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한다고 했다. 수비역할이나 프레싱타이밍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더 있어야 한다. 이틀 훈련했지만 선수들이 백포라인이 얼마나 밀고 나올지 등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를 시켜야 한다. 어려움은 있지만 서로 공유한다면 팀은 점점 좋아질 것이다.
- 수원 레전드출신으로 얻고 싶은 것은?
▲ 서정원 감독부터 박건하 감독까지 와서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 어렵게 맡은 자리지만 선수들에게 명확하게 어떻게 변화를 줄지 말해줄 것이다.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솔직히 최고의 결과를 내고 싶다. 수원에서 오래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예전의 수원에 걸맞는 결과를 내고 싶다.
- 최근 K리그팀이 ACL에서 부진한데?
▲ 지역이 덥고 습하다. 적응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대구가 0-3으로 졌는데 선수들도 좀 더 개개인의 기량이 발전해야 한다. 외국선수들의 문제도 있다. K리그를 대표해서 나갔으면 거기에 맞는 기량이 나와야 한다.
- 대구에서 물러난 뒤 어떻게 지냈나?
▲ 대구에서 아쉽게 재계약이 안됐다. 혼자서 방황을 했다. 집에서 혼자 있기가 힘들었다. 매일 경기장과 연습장에 갔는데 혼자 있다보니 외로웠다. 취미를 가져볼까 했는데 잘안됐다. 아침 먹고 산책하고 운동하고 점심 먹고 산에 가던지 탄천을 걸었다. 대구에서 잘못한 점을 많이 생각났다. 감독은 외롭다고 생각했다. 직장이 없다보니 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4개월 쉬고 직장이 생겨서 감사하다. 있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코칭스태프 선임은?
▲ 현재 구원투수로 들어와 많은 코칭스태프를 보지 못했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지혜와 전술이 좋은 최성용 코치와 함께 하게됐다.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사적으로 생각을 많이 공유한 사이다.
- 데뷔전이 FA컵인데? 우승 자신있나?
▲ 저도 생각이 많다. 준비한 포백을 FA컵에서 해볼까 싶다. 아니면 기존의 스리백을 써서 해볼까 생각을 한다. 경기를 하면 지고 싶지 않다. 좀 더 실용적인 경기가 될지 아니면 이기는 것에 집중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이기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겠다.
- 눈에 띄는 선수는?
▲ 전술수행 능력은 염기훈을 꼽고 싶다. 선수들을 이끄는 모습을 많이 봤다. 시스템이 바뀌는 과정에서 염기훈이 필요하다. 경기를 못 뛰고 있는 아쉬운 선수들이 있다. 전진우, 고명석, 유제호 등이 떠오른다. 그런 선수들 역할이 중요하다.
- 수원과 라이벌팀 중 꼭 잡고 싶은 팀은?
▲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당했다. 실점한 기억이 있다. 수원출신으로 마음이 아팠다. 내가 맡은 이상 피해갈 수 없는 경기다. 서울과 슈퍼매치는 절대적으로 지지 않으려 노력하겠다. 선수들도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줘야 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중요한 경기는 반드시 이겨서 팬들이 원하는 갈증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또 한 팀이라면 대구다. 대구한테는 꼭 지고 싶지 않다.
- 수원 팬들에게 한마디?
▲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경기 정도만 이기면 우리 선수들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기다려주시면 우리 선수들이 변해가는 모습과 결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몇 경기만 기다려주시면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팬들이 야유도 많이 보내시지만 긍정적인 자신감을 주는 응원소리로 바꾸고 싶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좋은 결과로 다가서겠다.
- 수원에 와서 가장 좋은 점은?
▲ 첫 훈련 때 집에서 나와서 운전하면서 설레임이 많았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예전 선수들 빨리 보고 싶었다. 클럽하우스 들어올 때 코치로 있을 때 있던 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낯설지 않았다. 잘왔구나 생각했다. 경기장 안에서 연습경기를 할 때 선수들 얼굴표정이 굉장히 밝았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 목표순위는?
▲ 시즌 초반이다. 점수 차가 많이 벌어져 있지 않다. 1-2경기만 이기면 다시 반등할 수 있다. 어려운 고비만 잘 넘기면 위로 갈 수 있다. 지금은 밑에 있지만 위로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 6강 안에 들어서 상위스플릿 공기를 마시고 싶다. 원하는 목표는 6강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수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