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온더블럭’(이하 유퀴즈)이 방송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한 뒤 문재인 대통령 및 청와대 식구와 김부겸 총리의 출연을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정치인 출연이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지 않다’고 거절했던 ‘유퀴즈’에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퀴즈’의 이중잣대 논란은 지난 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 논의가 있었다고 알려지면서부터 시작됐다. ‘유퀴즈’ 측은 문재인 대통령 섭외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 비록 시청자들의 각기 다른 판단은 있을 수 있어도 그의 출연 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당선자의 출연 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를 상대로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따르면 청와대 측은 지난해 4월 ‘유퀴즈’ 제작진과 접촉해 문재인 대통령의 출연을 타진했다. 하지만 ‘유퀴즈’ 측은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 출연이 프로그램 콘셉트와 맞지 않다”고 했다. 특히 제작진은 “유재석 씨가 정치인 출연은 부담스러워한다”고 청와대 측에 이야기했다.
그렇게 딱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유퀴즈’에서 출연 의지와 관련된 질문에 “(내 의지와 참모진 의견) 반반이다. (참모진이)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이야기하며 적극 권유했다”고 말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청와대를 상대로한 CJ의 거짓말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와 통화한 기록이 있고, 주고 받은 메시지가 있다면서 “CJ가 (출연을) 요청 받은 적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 거짓말 자체 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우리는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외압으로 인해 제작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러한 태도가 문화예술을 배려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라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윤 당선인의 출연이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때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출연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지금은 판단이 달라져서 윤 당선인의 출연이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다”며 “다만 바라는 것은 어떠한 외압도 없었길 바라며, 앞으로도 오로지 제작진의 판단만을 제작의 원칙으로 삼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이 방송쟁이, 문화예술인들의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단 1년 만에 ‘유퀴즈’는 스스로 내세웠던 섭외 기준을 뒤집는 꼴이 됐다. 그동안 정치인이 출연하는 게 프로그램의 색과 맞지 않고, 진행자 유재석 역시 정치인 출연을 부담스러워 했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 출연은 유재석도 모르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실제로 유재석도 지난 20일 방송에서 윤석열 당선인을 만나기 전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라고 말하면서 부담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유퀴즈’는 그동안 곁에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하는, 혹은 궁금한 이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이 알려지면서 정치색 논란에 휩싸였고, 방송 이후 문재인 대통령 섭외 등의 비하인드가 알려지면서 정치색 논란과 이중잣대 논란이라는 이중고에 휩싸이게 됐다.
정치인 출연이 프로그램 색과 맞지 않고, 유재석이 부담스러워한다면서 거절해왔던 ‘유퀴즈’는 무슨 이유 때문에 1년 만에 자신들이 한 말을 뒤집은걸까. ‘유퀴즈’ 측이 아무런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입을 꾹 막고 있는 지금도 시청자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