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KGC 감독의 파격전술도 ‘에이스’ 허훈(27, KT)을 막지 못했다.
수원 KT는 21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개최된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89-86으로 제압했다. 역대 4강 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챔프전에 간 확률이 79.2%나 된다. KT가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KT는 하윤기가 허리부상으로 선발서 제외됐다. 허훈, 정성우, 양홍석, 김현민, 캐디 라렌의 정상적인 베스트5였다. 반면 KGC는 최고슈터 전성현을 빼고 대릴 먼로, 문성곤, 양희종, 함준후, 오세근을 선발로 세우는 파격을 단행했다.

KGC의 파격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리그최고수비수 문성곤이 허훈을 제어했다. 미스매치를 살린 먼로가 파울을 얻고 오세근이 3점슛까지 성공시켰다. 김승기 감독의 의도대로 파격라인업이 1쿼터 중반까지 잘 버텼다.
변수가 생겼다. 양희종과 함준후가 파울 2개씩을 범했다. 전성현은 1쿼터 종료 4분 12초를 남기고 15-17로 뒤진 상황에서 함준후와 교대하며 처음 등장했다. 양희종이 빠지고 변준형까지 투입돼 비로소 베스트5를 가동했다. 김승기 감독의 파격라인업이 어느 정도 효과는 봤지만 도중에 중단된 셈이다.

KT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정성우가 3점슛 2개 등 KT가 1쿼터에만 3점슛 5개를 터트렸다. KT가 30-24로 1쿼터를 리드했다. 수비에 중점을 둔 KGC의 파격전술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KGC는 포기하지 않았다. 2쿼터 중반 드디어 전성현의 첫 3점슛이 터졌다. KGC가 31-30으로 첫 역전에 성공하자 서동철 감독이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이후에도 전성현은 3점슛 두 방이 더 터졌다. KGC가 38-30까지 달아났다.
교체위기를 겪었던 마이크 마이어스가 8득점으로 기대이상의 활약을 했다. 허훈의 돌파와 3점슛까지 성공한 KT가 52-47로 역전하며 전반전을 마쳤다.
KT 가드진이 신장은 작아도 득점력은 뛰어났다. 정성우가 3쿼터에만 10득점을 몰아쳐 상승세를 이어갔다. KT가 70-60으로 앞서나갔다.

허훈의 득점포는 4쿼터에도 쉬지 않았다. 에너지가 떨어진 KGC는 4쿼터 허훈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허훈의 레이업슛으로 종료 5분 48초를 남기고 KT가 84-72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변준형의 속공이 터진 KGC는 종료 4분 10초를 남기고 5점차로 맹추격했다. 전성현의 3점슛과 먼로의 골밑슛까지 터진 KGC가 종료 1분 24초를 남기고 86-87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허훈이 자유투 2구를 넣어 급한 불을 껐다. 3점을 뒤진 KGC는 전성현의 동점 3점슛이 빗나가 추격기회를 상실했다.
이날 허훈은 집중견제에 시달리면서도 28점, 3점슛 4개, 6어시스트로 가장 빛났다. 정성우도 3점슛 4개를 넣으며 16점을 거들었다. 마이어스가 10점으로 기대이상의 몫을 해줬다. KGC는 전성현이 27점, 오세근이 18점을 해줬지만 역전승에 실패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