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에 올인한 김승기 감독의 파격전술이 통하지 않았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1일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개최된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수원 KT에게 86-89로 무릎을 꿇었다. 기선을 뺏긴 KGC는 챔프전 2연패 목표에 위기를 맞았다.
경기를 앞두고 김승기 감독이 짠 베스트5는 눈을 의심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대릴 먼로, 문성곤, 양희종, 함준후, 오세근이 선발로 나왔다. 가드가 한 명도 없었다. 외국선수 먼로가 수비에서는 캐디 라렌을 맡지만, 공격에서는 포인트가드를 보는 파격전술이다.

공격력이 가장 좋은 전성현이 후보로 빠지고, 함준후가 선발로 올라왔다. 수비가 가장 좋은 문성곤과 양희종을 동시에 투입했다. 상대 투톱 허훈과 양홍석의 공격력을 제어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김승기 감독은 “1차전에 모든 것을 건다. 공격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함준후를 넣었다. 수비에서 외곽슛을 주지 않는 멤버다. 양홍석과 허훈에게 너무 많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KGC는 파격멤버로 1쿼터 기선제압에 성공한다면 2쿼터에 전성현을 투입해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시작부터 허훈에게 레이업슛을 허용했다. 함준후는 라렌을 막다 파울을 범했다.
장점도 보였다. 리그최고수비수 문성곤의 수비를 받는 허훈은 부담이 심했다. 양희종의 수비에 막힌 양홍석이 코너에서 턴오버를 범했다. 먼로를 막지 못해 파울로 끊는 장면도 나왔다. 정성우가 양희종의 포스트업을 막지 못했고, 함준후가 3점슛까지 꽂았다.
KT도 만만치 않았다. 김현민과 정성우가 3점슛을 터트려 맞섰다. 양희종과 함준후가 파울 2개씩을 범하며 파격라인업은 1쿼터 중반에 중단됐다. 전성현과 변준형이 투입됐다.
KGC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도 1쿼터 3점슛 5개를 맞았다. 1쿼터에만 30점을 내준 KGC는 24-30으로 뒤졌다. 김승기 감독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하지 않은 셈이다.
김승기 감독이 가장 큰 변수로 지목한 허훈의 수비도 실패했다. 허훈은 28점을 몰아치며 KGC의 수비를 뚫었다. 정성우까지 16점을 넣으며 가드 두 명이 44점을 합작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