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 버는 기계인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배우 이훈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도 가족에게 서운한 점들을 고백했다.
26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이하 '같이 삽시다')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훈이 사선녀 박원숙, 김청, 혜은이를 만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같이 삽시다'에서 이훈은 사선녀의 옥천 집들이를 도와준 뒤 올갱이국과 짜장면 한상을 대접받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박원숙은 과거 이훈과 다양한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것을 떠올리며 "요새 뭐가 제일 힘드냐"라고 근황을 물었다.
이훈은 기다렸다는 듯 "전부 다 힘들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버지는 연로하시고, 아내는 갱년기가 와서 눈치봐야 하고, 두 아들들은 마음처럼 되지 않고"라는 것.

특히 이훈은 "'나는 돈 버는 기계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한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는데 이미 연로해서 못 알아주시고, 아내한테 멋진 남편이 되고 싶었는데 자꾸 밀어낸다"라고 털어놨다. 급기야 그는 "아들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울컥한 이훈이 눈물을 보이자 옆 자리에 있던 김청이 일어나 그를 다독였다.
무엇보다 이훈은 "최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충격받은 일이 있었다. 몇달 전에 제가 심하게 아팠다. 코로나19에 걸려서 격리돼 있느라 가족들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았다"라며 "아이들이 '아빠 괜찮아요?'라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저희 집에 크림이라는 반려견이 있는데, '아빠 크림이한테 병 옮기는 거 아니야?'라고 하더라. 그 순간 '이게 가정에서 내 위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원숙은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크림이가 너를 많이 따르니까 너는 이미 걸렸는데 크림이도 걸리고 가족들까지 다 걸리는 걸 말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걸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힘들다"라며 아들이자 남편이자 아빠로서도 스스로에게 높은 기대치를 거는 이훈을 위로했다.
혜은이는 두 차례 이혼을 경험한 인생 선배로서 이훈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뭐를 기대하고 바라는 것보다 그냥 똑같이 행동하고 상대방이 그렇게 하는 것에서 섭섭해 하지 마라"라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어 김청 또한 "주변에 기대하고 바라는 마음보다 그냥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지내고, 상대방 행동에 섭섭해 하지 마라"라고 조언했다.
앞선 '같이 삽시다'에서도 이훈은 과거 사업 실패로 빚만 30억 원에 반지하 집에서 7명 식구가 살았던 일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바. 연예계 선배들의 조언에 그는 깊이 감동했다. 이에 이훈은 "많이 배웠다. 많이 깨웠다. 힐링도 됐다. 짜장면 먹다 운 게 처음이었다. 정말 잘 나온 것 같다. 정말 많이 깨닫고 그대로 살아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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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2TV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