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선택을 받지 못한 변준형(26, KGC)이 KT를 탈락시켰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27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21-22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변준형의 위닝샷이 터져 수원 KT를 81-79로 제압했다. 1차전을 내준 KGC는 내리 3연승으로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KGC는 내달 2일부터 서울 SK와 격돌해 7전4선승제로 우승을 다툰다.
승리의 주인공은 변준형이었다. 경기종료 20초를 남기고 79-79 동점상황에서 김승기 감독은 “변준형이 공을 잡고 10초 남았을 때 공격을 시작해서 7초 남았을 때 전성현에게 패스해라”며 전성현이 끝내는 패턴을 지시했다.

변준형이 공을 잡는 것까지는 계획대로였다. 하지만 전성현에 대한 수비가 만만치 않았다. KT는 이미 3차전에서 전성현에게 위닝 3점슛을 맞은 트라우마가 있었다. 정성우의 수비를 제치고 골밑으로 치고 들어간 변준형이 캐디 라렌까지 피해 위닝샷을 꽂았다. 시리즈가 끝난 순간이었다.
KT팬들에게는 최악의 마무리였다. 자신들의 선수가 될 수도 있었던 변준형에게 위닝샷을 맞았기 때문이다. 변준형은 3차전에서도 양홍석을 상대로 '파리채 블록슛'을 선보여 역대급 하이라이트까지 연출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거머쥔 KT는 누구나 인정하는 1순위 후보 변준형을 거르고 박준영을 뽑았다. 4년이 지난 지금 변준형은 올스타 가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이미 식스맨으로 챔프전 우승을 경험한 변준형은 올 시즌 이재도의 공백을 메우며 자신의 힘으로 다시 챔프전에 올랐다.
반면 박준영은 KT에서 중용받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 28경기서 경기당 6분 40초를 뛴 박준영은 플레이오프에서 1초도 뛰지 못했다. KT가 2021년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고려대 후배 센터 하윤기를 뽑으면서 사이즈와 포지션이 애매한 박준영이 설 자리는 더 줄었다.
KT의 드래프트 수난은 계속되고 있다. 2017년 드래프트서 1순위 허훈과 2순위 양홍석을 동시에 잘 뽑아 팀 전력의 기초를 쌓았다. 하지만 이후 계속되는 상위지명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2020년 2순위로 뽑힌 박지원 역시 이번 4강 시리즈에서 총 12분 17초 출전으로 사실상 핵심전력에서 제외됐다.
이제 KT는 팀 개편이 불가피하다. 에이스 허훈이 상무에 입대한다. 노장 김동욱과 김영환은 여전히 핵심이지만 나이가 더 들었다. 양홍석 역시 장기적 차원에서 FA와 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 박지원, 하윤기, 박준영 등 젊은 선수들이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을 해주는 수밖에 없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