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에필로그=제작진의 애정"..가장 '유퀴즈'스럽게 꺼낸 진심 (종합)[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4.28 17: 47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뜻하지 않은 정치색 논란에 불거지자 가장 그들다운 방식으로 입을 열었다. 방송 말미 에필로그로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제작진의 진심을 에둘러 전했다.
27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은 ‘너의 일기장’ 특집으로 새 덕후 김어진,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고전번역가 정영미, 편지 쓰는 택시 기사 명업식, 일기쓰는 배우 박보영을 초대했다. 이들의 다채로운 일기장을 들여다 본 제작진은 방송 말미 자신들의 제작일기를 꺼내들었다.
제작진은 밤 늦도록 편집실에서 고군분투 중인 제작진의 모습을 비춘 뒤 “폭풍 같았던 지난 몇 주를 보내고도 아무 일 아닌 듯 아무렇지 않은 듯 쳇바퀴에 그저 몸을 맡겨야만 하는 나의 제작일지”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는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녹화 이후 정치색 논란에 휘말린 심경을 은근히 표현한 것.

제작진은 "2018년 어느 뜨거웠던 여름날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길바닥의 보석 같은 인생을 찾아 다니며 한껏 자유롭게 방랑하던 프로였다.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참으로 행복했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유퀴즈’는 우리네 삶 그 자체였고 그대들의 희로애락은 곧 우리들의 블루스였다. 이 프로그램을 일궈 온 수 많은 스태프, 작가, PD들은 살면서 또 언제 이토록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첫 방송 이후 사람 냄새 나는 토크쇼를 표방했던 자부심과 자기님들에게서 받은 감동을 전했다.
‘유퀴즈’가 믿고 보는 토크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건 MC 유재석의 역할이 컸다. 제작진은 “자신의 시련 앞에서는 의연하지만 타인의 굴곡은 세심하게 연연하며 공감하고 헤아리는 사람 매 순간이 진심이었던 유재석”이라며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고 함께 울고 웃은 유재석의 자료화면을 냈다.
그리고는 “유재석을 더욱 유재석답게 만들어준 조세호. 두 사람과 함께한 사람 여행은 비록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 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현재 ‘유퀴즈’를 향한 뜻밖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방송에 윤석열 당선인이 출연한 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식구들,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등 현 정부 인사들의 출연은 제작진이 거절했다는 폭로가 나온 이유에서다.
이에 ‘유퀴즈’ 제작진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 다들 그러했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 시간 지나면 알게 되겠지”라고 씁쓸한 심경을 에둘러 토로했다.
가장 ‘유퀴즈’답게 해명했다는 목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tvN 측 관계자는 28일 OSEN을 통해 "에필로그의 경우 제작진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출연진과 제작진이 프로그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이상 논란이 확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지난 2018년 8월 29일 시작해 사람 냄새 나는 토크쇼로 큰 사랑과 신뢰를 얻은 '유퀴즈'다. 유재석-조세호와 자기님들을 가장 애정하는 제작진으로서는 난데없는 논란들이 더욱 가슴 쓰릴 터. "저 멀리 높은 곳의 별을 좇는 일보다 길모퉁이에서 반짝이는 진주 같은 삶을 보는 일이 행복했다"며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는 제작진의 진심어린 호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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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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