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1위 영광 재현? 최태웅 감독은 왜 36세 외인에 올인했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30 03: 25

최태웅 감독은 왜 2순위 지명권에도 36세 베테랑이 된 오레올 카메호(러시아 귀화)를 픽한 것일까.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지난 29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2 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러시아 국적의 레프트 오레올을 지명했다.
2021-2022시즌을 최하위로 마친 현대캐피탈은 지명 순서 추첨에서 7개 구단 중 가장 많은 35개의 구슬이 추첨기 안에 투입됐다. 그러나 구슬이 5개 적은 삼성화재에게 전체 1순위를 내주며 오레올에게 2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2015-2016시즌 오레올(좌)과 최태웅 감독 / OSEN DB

오레올은 지난 2012-2013시즌 LIG손해보험,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한 V리그 경력자다. 2015-2016시즌은 최태웅 감독의 부임 첫해였는데 당시 36경기(133세트)에 출전해 공격종합 1위(59.45%), 득점 4위(789점)에 오르며 팀의 정규리그 1위 및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기여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36살의 베테랑이 된 오레올. 현장에서 만난 최태웅 감독은 “사전에 다른 팀 감독님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라이트 포지션 선택이 많은 걸 파악했다. 그래서 2순위 정도면 오레올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삼성화재 지명)도 고민을 했는데 이 곳에 오기 전에 오레올로 최종 선택을 했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29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2 KOVO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2순위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오레올 카메호를 지명하고 있다. 2022.04.29 / dreamer@osen.co.kr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의 경기력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 스태프를 파견하는 정성을 들였다. 최 감독은 “나이에 대한 부분이 걱정이 돼서 스태프들을 직접 현장으로 보낸 건데 체력 문제는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답변이 왔다. 영상보다도 몸놀림이 훨씬 좋아서 과감하게 선택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 잔혹사에 시달리며 창단 첫 꼴찌 굴욕을 맛봤다. 최초 지명한 보이다르 뷰세비치(세르비아)가 개막도 하기 전에 부상 이탈했고, 대체 외인으로 로날드 히메네즈(콜롬비아)를 급하게 데려왔지만 그 역시 시즌 도중 부상을 당했다. 이에 경험자 펠리페 안톤 반데로(브라질)을 영입했지만 그마저 부상 악몽에 시달렸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호되게 당한 기억이 있어서 (외국인선수 지명에)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며 “영상을 보면 볼수록 늪에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영상에서 못했던 선수들이 잘하는 경우가 생겨서 혼동이 많이 왔다. 그래서 올해는 영상을 덜 볼까 했지만 성격 상 그게 안 돼서 현장에 직접 스태프를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선수로 레프트를 영입하며 라이트 포지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 최 감독은 “일단 허수봉을 라이트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된 오레올 카메호가 화상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04.29 / dreamer@osen.co.kr
오레올 또한 7년 전 현대캐피탈에서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그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다시 현대캐피탈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뒤 항상 현대캐피탈로 복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2015-2016시즌은 너무 환상적이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36세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세월이 지났지만 그 때의 영광을 재현할 마음의 준비는 이미 끝났다. 오레올은 “과거 현대캐피탈 시절 동료들과 좋은 호흡을 보였고 좋은 결과도 냈다. 그 이후로도 연락을 계속 하면서 지냈다”며 “우리는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나이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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