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신현빈이 연상호 감독이 이끄는 ‘연니버스’ 작품으로 돌아왔다.
TVING(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극본 연상호, 류용재/연출 장건재)는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그것’의 저주에 현혹된 사람들과 전대미문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고고학자의 이야기. 신현빈은 ‘부산행’, ‘반도’,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연니버스’에 합류한 소감을 묻자 “새롭고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겪어볼수 없는 새로운 이야기와 환경 속에 놓여서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새로웠다. 그래서 어려운 면도 있었고, 즐겁기도 했고, 여러가지 경험을 저에게 줬다. 다른 연니버스 속 어떤 작품들과 어떤 다른 방식으로 만날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게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괴이’에는 ‘귀불’에게 현혹돼 각자의 지옥을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신현빈은 “‘괴이’에서 제일 주되게 다루는 건 마음이 아닐까 싶다. 결국 모든 게 사람 마음에서 시작해서 마음으로 끝나는 이야기다. 이 사람이 겪는 혼란한 상황에서 보게 되는 지옥도 결국 자기 마음에서 시작된 이야기고, 그 상황을 극복하는 것도 자신의 마음으로 한다. 그래서 ‘괴이’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마음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괴이’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된다거나 하나의 특징만을 가진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됐다. 오히려 ‘오컬트다’, ‘스릴러다’, ‘재난물이다’ 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괴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걸로 생각이 된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판단 같다. 어떤 분들은 멜로로, 어떤 분들은 오컬트로, 어떤 분들은 스릴러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하나의 장르로 규정되지 않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특정 색이 강한 작품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기대와 다르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 열어둔다면 색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극중 신현빈은 하나밖에 없는 딸을 잃은 후 원인 모를 일들을 겪게 되는 천재 문양 해독가 이수진 역을 맡았다. 그는 이수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히어로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다. 평범하게 공부하다가 예기치 않은 불행한 일을 겪은 한 사람이 상상할 수 없던 상황에 빠지면서 본의 아니게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수진이한텐 하나의 재난이기도, 미션이 되기도 할 거다. 그 과정을 통해 결국 성장해나간다”고 전했다.

그는 작품에 참여하면서 “수진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이 사람이 겪은 고통과 아픔을 어떻게 하면 더 설득력 있게 그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수진이 이 사건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런 모습들에 차이 두고 표현하려 했다”며 “그런 것들이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현빈은 ‘괴이’에서 불행한 사고로 딸 하영(박소이 분)을 잃은 엄마의 모습을 표현해내야 했다. 그는 “엄마도 엄마지만, 아이를 잃는 상황이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했다. 그에 대해 감독님도 주변에 실제 아이가 있는 분들과 얘기도 나누고 다큐도 찾아봤다. 무엇보다 이 상황에 제일 집중해서 표현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딸 역할을 맡은 박소이에 대해서는 “박소이 배우가 가진 어떤 힘이 분명 있었던 것 같다. 소이와 함께하는 촬영들이 저한테는 녹록지 않은 장면이 많았다. 소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이고 제 환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어주는 모습이 저한테 오히려 가슴 아프게 다가왔고, 소이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는 면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현장에서 항상 즐겁게 해주고, 영리하고 밝은 친구라서 함께 찍으면서 받은 영향들이 분명 있었다. 소이하고 촬영하지 않는 시간에도 같이 장난치고 놀면서 했던 게 연기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극 말미 귀불에게 현혹된 수진은 딸이 죽던 기억에 휩싸여 괴로워 한다. 신현빈은 수진의 ‘공포’의 대상에 대해 “하영이를 데리러 가지 못한 자신에 대한 원망, 기훈(구교환 분)에 대한 원망, 모든 게 섞여서 나타나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수진이가 자기 자신이나 기훈에게 원망 하는 것과 사고를 낸 타인을 원망하는 것에는 차이는 있었을 거다. 결국 하영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 그걸 둘러싼 여러 요소들이 일련의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기훈의 기억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결국 하영이를 잃게된 것 때문에 수진이와 좋았던 순간, 하영이를 잃고 괴로워했던 순간이 끝없이 반복됐듯 두 사람의 지옥은 비슷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짚었다.
또 ‘괴이’의 결말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편이다. 이 이야기 자체가 재앙을 마주하고 그 재앙을 해결해나가는 사람들 이야기기도 하지만 결국 각자의 마음에 불행을 지니고 관계성에 갈등을 지닌 사람들이 그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수진이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재앙을 막는 것도 있지만 기훈과의 관계를 복원하고 서로 마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서로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함께 더 단단해진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서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괴이’ 마지막회는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묘한 결말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자아냈다. 신현빈은 시즌2 제작 여부를 묻자 “시즌2가 있을 수 있다면 더 재밌는 이야기가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다. 기훈과 수진이 조력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 것 같고 도경(남다름 분), 석희(김지영 분)와 공조도 분명 가능할 거다. 아니면 또 다른 새로운 인물들도 만날 수 있지 않나. 시즌2는 정해진 건 없지만 많은 분들이 원해주신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신현빈은 자신에게 ‘괴이’라는 작품이 “괴로운 상황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헤쳐나간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은 처음이라서 그런 상황들을 처음 연기 해봤다는 게 저한테는 기억에 남는 일이 될 것 같다. 수진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여러 사연들도 저한텐 처음 있었던 일이라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괴이’를 무사히 끝마친 신현빈은 차기작으로 JTBC 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매해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신현빈은 활동 원동력을 묻자 “결국에는 좋아하는 마음, 재밌어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일, 이 작품들을 좋아하고 작품들이 가진 이야기를 재밌어한다. 그래서 계속 일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하나의 삶을 살고 그 삶이 끝나면 또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지 않나.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겪고, 그걸 재밌게 생각하면서 작품을 해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명확하게 없다. 결국 캐릭터나 이야기에 얼마나 끌리는가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이 이야기가 궁금하고 이 사람이 궁금하면 선택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그냥 전작과 다른 이야기, 다른 캐릭터를 만났을 때 끌리는 것 같다. 이전과 비슷한 캐릭터라면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거나, 이전과 비슷한 장르라면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거나. 저도 시청자나 관객의 입장에서 하나의 장르만 신경쓰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장르,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고 그때그때 제 마음을 끄는 이야기나 캐릭터를 선택하게 되더라. ‘재벌집 막내아들’ 이후 차기작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괴이’, ‘재벌집 막내아들’과는 다른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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