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에스파가 남자 고등학교 행사에 참석했다가 성희롱 봉변을 당한 가운데, 학교 측이 어설픈 해명으로 논란을 키웠다. 결국 파장이 커지자 학교 측은 “성숙하지 못했다”라고 다시 사과했다.
에스파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복고등학교 행사에 참석했다. 에스파는 데뷔 이주 꾸준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이날 행사에도 많은 관객이 몰렸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며 에스파는 성희롱 봉변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에스파가 한 남자 고등학교 축제 무대에 올랐다가 무례한 팬들의 언행에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글과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에스파는 경호원의 제지 없이 달려드는 남학생들에 둘러싸여 이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고, 일부 학생들은 에스파에 대한 배려 없이 막무가내로 사진을 찍으려 무대에 난입하기도 했다고.
뿐만 아니라 강제로 멤버들의 손을 잡으려는 행동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NS에서는 해당 행사와 관련해 “만지는 거 빼고 다 했다”, “몸매 X된다”라는 성희롱성 발언이 담긴 글도 남겨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장이 커진 상황.

논란이 커지면서 문제가 발생한 경복고등학교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에 나섰다. 하지만 학교 측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내용으로 사과문을 작성하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
학교 측은 “개교 101주년 기념식이 거행됐다. 기념식에는 에스파가 공연을 해줬다. 그러나 행사 후 소속사와 에스파의 명예가 훼손되는 언론 보도가 있어 우선 이에 대해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라면서, “학교 학생이 아닌 외부 인사 몇 명이 행사장을 찾아왔으나 안전 관계상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던 사실이 있었으며, 그 일로 인해 일부 SNS에 결코 사실이 아닌 악의적인 글이 게재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다. 에스파에게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사과하고 있지만, 그보다 앞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해명에 가까웠다. 결국 학교 측에 거센 비난이 쏟아지게 됐다.
그런가 하면 학생들에게 “에스파 공연 관련 자료 모두 삭제 요망”, “개인적으로 SNS에 사진, 동영상 및 선정적인 글을 올린 경우가 있는데 이는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사안”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며 다시 논란이 일게 됐다. 해당 메시지의 진위 여부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학교 측에서 이미 1차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상을 줬기에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경복고등학교 측은 추가로 2차 사과문을 공개했다. 학교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오늘 본교 강당에서 경복 동창회 주최로 개교 101주년 기념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기념식에는 뮤지션 에스파의 찬조 공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행사 후 본의 아니게 SM엔터테인먼트 및 에스파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어 “공연 질서 유지에 노력하였으나 일부 학생들이 공연 관람에 성숙하지 못하였고, 행사가 끝난 후 SNS에 공연 사진과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는 곧바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공연 관람예절과 사이버 예절 및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시행하여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 행사 후 SM엔터테인먼트와 소속 가수 에스파의 명예를 실추시킨 바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 경복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