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엔씨 '블레이드 앤 소울2' 또 영구컬렉, 돈질 유도 ‘선 넘었다’ [손남원의 게임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22.05.04 08: 47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게이머 등골 빼기가 선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엔씨의 2021년 출시작 ‘블레이드 앤드 소울 2’(이하 블소2)에서는 게이머의 반발을 무릅쓰고 4일 또다시 유료 영구 컬렉템(게임 상 아바타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아이템)을 내놓는 강심장(?)을 과시했기 때문이죠. 이는 게임에 참가하는 소비자의 정상적인 진행을 어렵게 하는 비상식적 운영으로 엔씨소프트가 ‘도박장’ 비난을 받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OSEN 게임팀은 지난 해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리니지W’ 론칭에 앞서 두 달 앞서 출시된 ‘블레이드 앤드 소울 2’부터 지속적인 모니터와 취재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당초에는 한국 온라인 게임의 대명사 ‘리니지W’가 김택진 대표의 바람처럼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랑 받는 대작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도하자는 취지였으나, 게임 모니터와 함께 정작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는 안타까움을 절감했습니다. 
‘블소2’는 4일 33만원 상당의 ‘어둠의 수호령 3-STEP’ 패키지를 출시하면서 보너스 보상으로 ‘어둠의 증표’라는 장비 도감 아이템을 곁들였는데요. ‘영구 컬렉’으로 불리는 이들 아이템은 게임 아바타의 공격, 방어력 증강은 물론이고 추가 경험치까지 상시 제공하는 치트키급 과금물입니다. 수 십년 동안 수 백 종류의 게임을 즐겨온 기자로서도 이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돈을 써야만 강해지는' 게임 운영은 이번 '블소2' 모니터를 통해 처음 겪었고 그 과금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시민단체와 관련부처, 국회 등이어떻게 이땅의 게이머들을 도박판이나 다름없는 과금 게임의 개미지옥으로 이끄는 엔씨의 게임 운영에 눈감고 있는지 의아해 하는 중입니다.

아마 어떤 정치인이나 시민단체 임직원도 엔씨 게임의 실상을 제대로 모르는 탓이 클거라고 짐작해 봅니다. '리니지' 첫 탄생 때부터 '리니지'의 게임 세계에 푹 빠졌던 '린저씨' 기자조차도 엔씨의 과금 유도 규모를 이번 '블소2' 취재에서 정확히 파악했을 정도니까요. 온라인 게임에서 수억원을 날렸다는 인터넷 속 '카더라'는 허구가 아니었습니다. 엔씨의 게임 운영은 핵과금러라 불리는 린저씨들을 과금의 세계로 유도해 속된 말로 '뽕'을 뽑고 있으니까요. 성인인 이들 핵과금러의 선택은 자유이니 누구를 탓할수 없겠지만,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될 한국 게임업계가 이같은 엔씨식 '도박장식' 과금으로 물들여진다면 나라의 장래가 걱정입니다. 게임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고요.
문제는 이런 영구 컬렉 아이템 판매는 그동안 ‘블소2’가 시행한 과금 정책의 극히 일부라는 점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얻을수 있는 장비들보다 훨씬 능력치가 높은 아이템 대다수를 돈을 받고 뽑기식으로 파는 등 ‘블소2’ 제작진은 게임이란 단어 자체가 무색할 정도의 과금 장려에만 온 정성을 쏟는 분위기니까요. 그렇다면 과연 '택진형'이란 애칭으로 사랑받는 김택진 대표는 이런 속사정을 모르고 '참된 게임 제작'의 소신만을 밝히는 중일까요? 기자도 이 점이 가장 궁금합니다.
보통 지구 상 어느 주류 게임에서도 소비자가 1주 당 수 백만원씩을 게임 상 능력치 수급때문에 과금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유독 한국에서는 리니지 류의 대형 MMORPG 게임에서 이같은 도박장 스타일의 과금 유도 방식이 판을 치는 게 현실이죠. 김택진 대표는 엔씨 게임을 들고 세계 진출을 외쳤지만, 이런 식의 운영을 미국이나 유럽 땅에서 선보였다가는 아마 월드 게이머들의 돌팔매가 먼저이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진심으로 한국 게임업계와 엔씨의 미래가 걱정되서 한 소리 적었습니다. 택진형, 제발 적당히 하세요. /mcgwire@osen.co.kr
<사진> 엔씨소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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