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해. 훈련하잖아.”
“신기한 걸 어떡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건너가 사방이 트인 훈련장에서 비장하게 움직이는 23세 이하(U23) 한국 축구대표팀을 보고 현지 어린 팬 무리가 수군댄 대화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5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분요드코르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대비 훈련을 진행했다. 대회는 6월 1일 막을 올려 19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훈련이 진행된 보조경기장은 사면이 모두 트여있다. 보조경기장은 한 개의 그라운드로 형성된 것이 아닌, 여러 개의 잔디 구장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 팀 바로 옆 그라운드에선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타국 선수들이 연신 볼을 돌렸다.
각 구역은 인도로 구분돼 있다. 훈련 시작 30여 분 뒤쯤 인근에 위치한 부뇨드코르 메인 스타디움과 연결된 인도를 따라 걸어 들어온 ‘어린이 무리’가 한국 선수단을 신기하단 듯 구경했다.
우즈베키스탄 자국어로 목소리 크게 대화하고 있던 이들은 내심 눈치가 보였는지 입을 틀어막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앞으로 쭉 뺀 목을 하고 있어 ‘신기함’을 완전히 숨기진 못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구경꾼들을 훈련이 진행된 1시간 30분가량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부뇨드코르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프로팀 부뇨드코르의 아카데미 스포츠 디렉터라고 소개한 이반 보시코(42, 몬테네그로)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유독 한국이 훈련하는 것을 흐뭇하게 봤는데, 이유는 같은 몬테네그로 출신 무고사(31, 인천 유나이티드)가 한국 프로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단 이유에서였다.
선수단이 보조경기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변은 고요했다.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선수단의 기합소리와 진지한 분위기에 구경꾼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한 명이 가면 한 명이 오고, 한 무리가 가면 더 많은 무리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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