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빈(20, 스위스 그라스호퍼)이 소속팀에서의 아쉬움을 황선홍호에서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승선한 정상빈은 지난 30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타슈켄트국립교통대학 티미스타디움에서 팀 훈련에 임했다.
오는 6월 1일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황선홍호는 최후의 담금질을 하고 있다.

스위스 리그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정상빈은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고 2019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연령별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2002년생인 그는 지난해 6월 19세의 나이로 A대표팀에 한 차례 다녀왔다. 존재감을 제대로 뽐냈다. 스리랑카와 2022카타르월드컵 H조 2차 예선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작렬했다.
정상빈은 어릴 적부터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다. 초등학교 졸업 해에 ‘차범근 축구상 우수상’을 받았고, 수원 삼성 산하 유스 시스템인 매탄중학교와 매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3이던 2020년 여름 수원과 준프로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프로 세계에 입문, 지난해 28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 맹활약했다. 고등학생 최초로 AFC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른 경험도 있다.
‘겁 없는 신예’로 불린 정상빈은 올해 1월 일찌감치 유럽으로 무대를 옮겼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과 계약 후 스위스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로 곧바로 18개월 임대를 떠났다.
떠날 때 큰 기대를 받았던 정상빈은 아쉽게도 좋은 소식을 전해주진 못했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잠재력을 뽐낼 기회를 얻지 못했다. 6개월간 리그 단 6경기에 출전,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정상빈은 이번 U23 아시안컵에서 다시 일어나겠단 각오다.

그는 30일 훈련 전 OSEN과 인터뷰에서 “최근 6개월간 소속팀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고 상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이번 대회에서 무엇인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 보낸 첫 시즌에 대해 정상빈은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자신감이 찬 상태로 해외로 갔다. 하지만 계속 경기를 못 뛰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됐다”고 냉정하게 자신을 되돌아봤다. 언어도 걸림돌 중 하나였다.
정상빈은 이는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다. 이곳에서 당연히 잘하고, 이후 소속팀에서도 제 모습을 찾아가다 보면 연령별 또는 A대표팀에서 저를 불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선홍호에서 반드시 ‘한 건’ 해야 하는 정상빈은 개인적인 기록 목표는 없다. 오로지 팀이 우선이다.
그는 “경기를 많이 못 뛴 상황에서 대표팀에 합류해 냉정히 경기력이 최상까지 올라와 있진 않다. 원래라면 목표를 정했겠지만, 현재는 없다. 이번 대회엔 정하고 오지 않았다. 단, 팀에 도움이 되는 싶은 마음은 그누구보다 크다”고 힘줘 말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