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의 문제아들’ 김영하 작가가 초고 확인을 아내에게 보인다고 밝혔다.
1일 방영된 KBS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에서는 부동의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명쾌하고도 감성적인 언변으로 감동을 안기는 김영하가 출연했다. 김영하 등장 전부터 송은이는 긴장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송은이는 “나는 이분을 문학계의 아이돌이라고 부른다”라며 김영하를 칭찬했으나 김영하 작가는 “아이돌 분들이 대단하다. 아이돌분들 과소평가 하지 말아라. 저는 그런 정도는 아니다”라며 겸손한 거절을 내세웠다.
정형돈은 “인생을 최선을 다해서 살지 말라고 하는데 그게 맞냐”라고 물어봤다. 이에 김영하 작가는 “어떤 얘기를 하면 2~3줄로 돌아다닌다”라면서 “자기 능력의 120%를 발휘해야 한다, 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건 위험하다는 거다. 열심히 하면 내일은 쉬어주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과신하거나, 자기가 할 수 있다는 과욕으로 하루를 빡빡하게 살아가면 한 번 넘어지면 굉장히 추락한다”, “70~80%를 예비해야 한다. 잘 될 때를 생각하는 것도 있지만 안 될 때도 생각해야 한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영하 작가는 슬럼프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글쓰기를 공부하지 않고 등단을 했던 만큼 불안감이 생기기 마련. 신춘문예 등단이라는 코스가 아닌, 남다른 코스로 등단한 김영하 작가. 김영하 작가는 “경영학과에서 작가로 진로를 변경했다”라며 “1학년 때 ‘회계원리’라는 과목을 듣는데 보도블럭이 잠들어 보이고, 뭘 자꾸 만날 맞추라고 하더라. 회의가 느껴지던 시절에 할 게 없더라. 학교를 안 갔다”라면서 “상상이 한가함이 있을 때 나온다. 젊었을 때 뭐든 느껴본 게 좋다. 우연히 어디 갔다가 깨닫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하는 “처음에 작가로 시작할 때 신나서 몇 년을 하다 사기꾼 증후군을 겪었다”라며 “준비 없이 성공할 때, 자기 성공을 자기가 못 믿는다. 내가 사기를 치는 것 같더라. 사람들이 나의 진짜 모습을 몰라서 저래. 난 곧 들통날 거야”라면서 불안했던 그때를 떠올렸다.
이어 김영하 작가는 “출연 제의 밀려오는데 갑자기 못 하겠다고 다른 걸 한다든지. 저도 작가로 엄청난 성공은 아니지만,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작가가 된 게 아니라서 내가 잘한 게 맞나, 내게 왜 거창한 얘기를 하지? 싶었다. 그런데 ‘검은꽃’ 등 큰 이야기를 쓰고 나니 슬럼프가 극복됐다. 내가 이런 걸 쓸 수 있는 사람이고, 스스로 떳떳할 때가 있지 않냐”라면서 슬럼프 극복 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김영하 작가는 초고를 아내에게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하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쓰고, 그 원고를 아내에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종국은 "중간에 안 보여주냐"라고 물었으나 김영하 작가는 “중간에는 보여주지 않는다. 옛날에는 중간에 잘 보여줬는데, 중간에 비판을 받으면 못 쓰겠더라. 그래서 다 쓰고 끝나고 읽고 올 때의 표정이 있다. 잘 된 건 상기된 표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하 작가는 “그러나 못한 건 친구가 돈 빌려달라고 했을 때 거절할 때의 표정”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KBS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