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즐겼고 제대로 뛰었다.. 브라질, '세계 최강' 위용에 팬들도 열광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2.06.03 05: 30

그야말로 실컷 즐겼다. 그리고 '세계 최강'이 어떤 축구를 하는지도 제대로 보여주고 떠났다. 
치치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과 가진 평가전에서 5-1로 대승을 거뒀다. 황의조(보르도)에게 동점골을 내주긴 했지만 히샬리송(에버튼),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필리페 쿠티뉴(아스톤 빌라),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가 득점에 성공했다.
단순히 스코어가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일방적이었다. 60%의 점유율을 보인 브라질은 슈팅 25개(유효슈팅 9개)를 날리며 한국을 압도했다. 부상 선수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 선수들이 대거 투입돼 마지막까지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경기 앞서 브라질 베스트 일레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6.02/ soul1014@osen.co.kr

브라질은 경기 전까지 제대로 한국 문화를 즐겼다. 입국 후 서울 남산 타워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놀이동산, 강남 클럽을 방문하면서 서울 시내를 활보했다. 물론 훈련 후 여가시간을 이용한 것이었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히샬리송은 여권까지 분실해 주한 브라질 대사관에서 여권을 재발급하는 해프닝까지 보였다. 
아무리 세계 최강이지만 과연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국이 거금을 들여 초청한 보람이 있을까. 정작 경기장에서 태업하는 것은 아닐까. 특히 네이마르는 경기 전날 훈련 중 발등까지 다쳐 선발 출장 여부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유벤투스에 실망했던 일부 한국팬들은 브라질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잡기도 했다. 혹여 한국과 팽팽한 경기력을 보였다면 '놀러왔냐'라는 질타가 브라질에 가해질 수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대한민국이 선전을 펼쳤지만 완패했다. 대한민국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 경기서 1-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브라질과 역대 전적서 1승 6패가 됐다.한국은 전반 31분 황의조가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네이마르에 페널티킥으로 2골을 내주며 완패했다.경기에 앞서 대한민국 손흥민이 브라질 네이마르와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6.02 /sunday@osen.co.kr
하지만 브라질은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 네이마르가 선발로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부상자를 제외하고 사실상 최정예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히샬리송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 FIFA랭킹 1위 축구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동점골을 허용한 뒤에는 더욱 거센 공격으로 한국 수비의 실수와 빈틈을 쉴 새 없이 공략해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경기장을 찾은 6만 4천여 관중들은 열광했다. 한순간도 조용하지 않고 공이 움직일 때마다 긴장감을 불어넣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이 대패했음에도 브라질 선수단에 박수와 환호를 보낸 이유는 결국 만족감이었다. 최강 브라질이 보여준 축구를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에는 큰 수확이었다.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뻥 뚫린 수비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격에서도 이렇다 할 전술이 보이지 않으면서 강팀과 격차가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홈구장이었지만 오히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해줬다. 빌드업이 얼마나 정교해야 하는지도 깨닫게 했다.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은 셈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상대로 대한민국이 선전을 펼쳤지만 완패했다. 대한민국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 경기서 1-5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브라질과 역대 전적서 1승 6패가 됐다.한국은 전반 31분 황의조가 동점골을 터트렸지만 네이마르에 페널티킥으로 2골을 내주며 완패했다.후반 브라질 히샬리송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2022.06.02 /sunday@osen.co.kr
손흥민도 경기 후 "세계적인 높은 벽을 느꼈다. 실망할 수 있지만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발전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워낙 세계적인 선수들이기 때문에 작은 실수와 틈을 보이면 그 부분을 공격한다. 5골을 내줬지만 모두 우리가 한 실수였다. 개선해야 한다. 강팀을 상대로 공격적인 찬스를 만든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세계적인 강팀에게 배울 수 있어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브라질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상당한 혹평을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한국, 일본과 평가전을 잡은 브라질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이었다. 브라질 '에스타당'은 경기 후 "한국과 같은 라이벌이 30팀이 더 있어도 브라질은 카타르월드컵에서 6위를 할 것이다. 해선 안된다"면서 "경기는 아름답고 보기에도 좋았지만 팀 향상에는 거의 쓸모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치치 감독은 지난 4월 한국, 일본과 평가전 일정이 정해진 것과 관련해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브라질은 월드컵 본선에 세르비아, 스위스, 카메룬과 묶여 아시아팀 없이 조별리그를 치른다. 
전반 알베스가 황희찬을 수비하고 있다 . 2022.06.02/ soul1014@osen.co.kr
브라질 '우 글로부' 역시 "상대는 한국이었지만 칠레나 페루 같았다"면서 "치치 감독이 아시아 팀과 평가전은 브라질의 월드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처럼 편안하고 쉽게 이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매체는 "치치 감독은 마지막 몇 분을 테스트로 활용, 포지션 변화를 통해 공격을 증가시켰다"고 덧붙였다. 
칠레는 남미예선에서 7위, 페루는 5위에 머물렀다. 브라질은 가장 최근 칠레를 4-0으로 꺾었고 페루를 코파 아메리카에서 4-0으로 이긴 바 있다. 브라질이 한국을 상대로 보여준 압도적인 경기력을 빗댄 것이다. 브라질은 오는 6일 오후 7시 20분 일본 도쿄에서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에 나선다.  /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