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52)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도 브라질의 공세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치치(61)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 대표팀과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러 1-5로 패배했다.
전반 7분 히샬리송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 전반 31분 황의조가 동점 골을 뽑아냈지만, 네이마르의 멀티 골과 필리페 쿠티뉴, 가브리엘 제주스의 추가 골에 당하며 1-5로 패배했다.

벤투 감독은 역대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을 통틀어 단일 재임 기간 최다승(28승) 기록을 썼고, 홈 연속 무패 행진도 20경기(16승4무)로 늘렸다. 2018년 8월 부임 이후 써내려가고 있는 최장기 재임 기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벤투 감독은 '평정심 유지의 달인'이었다. 대표팀이 경기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벤치에 앉아 자신의 플랜A를 믿었고 선수들은 끝내 득점을 만들어내며 감독의 믿음에 승점으로 답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최정예 멤버로 나선 브라질은 경기 시작부터 기세를 가져갔고 전반 7분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알렉스 산드루는 거침없이 대한민국의 측면을 파고든 뒤 크로스를 연결, 히샬리송의 득점이 터졌다.
이후 이례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자리에 앉아있던 벤투 감독은 번쩍 일어나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걸어 나갔다. 이후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황인범을 불러 전술 변화를 지시했다. 이후에도 벤투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서 코칭 스탭들과 전술 회의를 주고받는 장면은 한동안 유지됐다.
효과는 있었다. 전반 31분 황희찬이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돌파에 이어 황의조에게 패스했다. 황의조는 티아고 실바(37, 첼시)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1-1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FIFA랭킹 1위 팀답게 능숙하게 페널티 킥을 얻어냈고 전반 42분 네이마르가 키커로 나서 득점을 성공시켜 다시 1-2로 앞서 나갔다.
대표팀은 후반전 3골을 내리 더 실점해 1-5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패에 흔들릴법도 했지만, 벤투 감독의 '뚝심'은 유지됐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을 진행한 벤투 감독은 "전반 30분 황희찬이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돌파에 이어 황의조에게 패스를 했다. 황의조는 티아고 실바(37, 첼시)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라며 빌드업 축구를 밀고 나갈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빌드업 플레이를 수정할 시간 자체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을 유지하되,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