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8강서 볼수도' 日 18세 유망주, 공중볼 강점?... 실제 어땠나[오!쎈 우즈벡]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06.04 04: 39

일본인 18세 유망주 수비수의 경기력은 어땠을까.
일본 21세 이하(U21) 축구대표팀은 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아랍 에미리트(UAE)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치러 2-1로 승리했다.
2024년 파리올림픽을 최종 목적지로 설정한 일본은 야심차게 U21 대표팀을 이끌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최고참이 23세인 다른 참가국과 달리 일본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는 21살이란 뜻이다.

[사진] AFC.

나이가 경험과 비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은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UAE를 상대로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이날 일본은 21세 7명, 20세 3명, ‘수비 유망주’ 18세 안리 체이스(18, 독일 VfB 슈투트가르트 2군)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체이스는 일본 내에서 미래가 기대되는 자원이다. 187cm 장신인 그는 점프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때 농구를 배워 공중볼 접근성에서 남들보다 두각을 나타낸단 평가다.
이날 경기장 기자석에 앉은 일본인 기자 3명은 “공중볼을 잘 처리하는 것이 체이스의 강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체이스에 대한 설명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인 기자 1명은 자신을 10년 이상 스포츠 기자로 일했다고 소개하면서 “체이스가 대회를 앞두고 롱킥 연습을 많이 했다. 그 점을 생각하고 그를 자세히 지켜봤는데 최근 정말 롱킥이 많이 늘었다”고 들려줬다.
이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일본 A대표팀 훈련 파트너를 했을 정도”라고 혼자 신나서 말했다.
 3일 오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일본과 아랍 에미리트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일본이 아랍 에메리트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경기 종료 후 일본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6.03 /cej@osen.co.kr
그의 말처럼 고속 성장을 한 것은 맞다. 미국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체이스는 일본 요코스카시에서 출생해 3살까지 살았다. 이후 미국 텍사스로 건너가 초등학교를 마쳤다. 그 뒤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중학교를 다녔고, 지난달 3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체이스가 축구를 시작한 시점은 일본으로 다시 건너간 12살부터다. 그전에는 미국에서 농구를 배웠다. 진지하게 선수생활을 생각했지만 일본으로 넘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축구 선수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17세가 되자마자 17세 이하 연령별 대표팀에 뽑힐 정도로 LTE급 성장을 했다.
그는 곧 독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다. 고등학교 졸업 한 달 후인 지난 4월 체이스는 독일 VfB 슈투트가르트 2군과 오는 7월 합류하는 내용으로 입단 계약서를 작성했다. ‘유망주’ 수식어가 달릴 수밖에 없는 길을 밟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날 UAE전에서 체이스는 ‘유망주’와 거리가 멀어 보였다. 왼쪽 후방에 위치한 그는 전반전 한 차례 반대편으로 길게 정확한 패스를 보내는 것 외엔 눈에 띄는 롱킥은 없었다. 큰 키가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일본이 위기를 맞을 때 문전에서 그의 키는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3일 오후(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일본과 아랍 에미리트의 경기가 열렸다.후반 일본 앙리 체이스가 핸드볼 파울로 아랍 에미리트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있다. 2022.06.03 /cej@osen.co.kr
특히 일본이 1-0으로 앞서가다가 후반 18분 동점골을 허용할 때 체이스의 키는 쓰임새가 없었다. 좌측 다소 먼 곳에서 세트피스를 얻은 UAE는 반대쪽 문전 깊숙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슈팅 한방으로 골을 뽑아냈다. 체이스가 크로스를 확인하고 따라붙었지만 제대로 된 공중볼 싸움을 해보지도 못하고 골이 터지는 걸 보고만 있어야 했다.
앞서 체이스는 핸드볼 파울로 팀에 페널티킥 위기를 안겨주기도 했다. 일본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유망주’는 기대감을 사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경기 후 일본 오이와 고 감독은 “어린 나이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 그에게 경험이 더 필요하다. 이번 대회가 경험 쌓기 좋을 것”이라면서 “전경기 그가 출전했으면 좋겠지만 글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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