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75) 감독의 눈은 남달랐다. 한국 프리미어리거 역사를 연 박지성(41)과 이영표(45)의 남다른 잠재력을 일찍이 알아봤다.
‘2022 KFA 아카데미 지도자 컨퍼런스’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개최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히딩크 감독은 함께 자리한 박지성과 이영표를 '현대 축구에 더 잘 맞는 새로운 유형의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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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는 "2000년에 대한민국 대표팀에 처음 부임했을 때 한국은 현대 축구에 뒤쳐져 있었고 수비 중심이었다. 많은 것을 바꾸고 싶었다. 특히 모험을 즐기고 해결할 수 있는 선수를 뽑으려 했다"라며 "그래서 박지성과 이영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두 선수는 당시 현대 축구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역량을 발휘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06/04/202206041112770118_629ac5e3d08a7.jpg)
그러면서 "둘은 현대 축구에 적합한 새로운 유형의 선수들이었다. 수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박지성을 대표팀에 뽑았고 이후 유럽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커리어는 아주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자리에 함께한 박지성은 "처음 외국인 감독님 밑에서 훈련을 하면서 가장 큰 차이는 사람 대 사람으로서 커뮤니케이션 교류가 있었던 것이 가장 달랐다. '나를 지도하는 사람이 어느 정도 날 이끌어낼까' 기대감이 생겼다"라며 자신의 능력을 일찍이 알아봐 준 히딩크 감독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다른 주문을 한 것보다는 확실하게 선수가 해야 할 것에 정확하게 알려줬다. 또한 기술적 실수보다 전술적 실수를 강조하셨다. '개인 실수 있을 수 있지만 전술적 실수는 있으면 안 된다'라고 하셨던 부분이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표는 어땠을까. 그는 "저를 완전히 지배했던 감독님"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아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잘해야겠다, 이겨야겠다'라는 마음을 먹는데 히딩크 감독님은 제 마음속에서 '경기장에서 감독을 위해서 죽어야겠다'라는 마음을 심어줬다"라고 전했다.
이영표는 "훈련장에서 어떻게 하면 개인적으로 더 성장하고 발전할지 말씀해주셨다. 그것이 결국 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목표를 갖고 매일 훈련할지가 매우 명확했다"라고 말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이 끝나고도 히딩크는 박지성, 이영표와 함께했다. 그는 PSV 아인트호벤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두 선수를 영입했고 둘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키며 두 선수를 향한 자신의 평가가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 결과 박지성과 이영표는 각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까지 진출했고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꿨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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