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홍현석(23, LASK 린츠)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아직 한 경기 뛰었지만 호평 일색이다.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뛰고 있는 홍현석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지난 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다. 대회는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홍현석은 2일 열린 말레이시아와 1차전에 선발로 나서 74분을 소화, 팀의 4-1 대승에 힘을 보탰다.

활약이 실로 대단했다. 그는 이강인(21, 마요르카)과 함께 중원을 지키면서 간결한 패스로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해 시선은 확 끌었다. 한 템포 빠르게 공을 처리하는 능력이 크게 돋보였다.
홍현석은 그동안 베일에 싸인 존재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 한국 팬들에게 친근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2018년 울산에 입단한 홍현석은 바로 유럽으로 향했다. 독일의 운터하힝을 거쳐 오스트리아의 유니오즈에 임대됐다. 이후 2021-2022시즌 오스트리아 1부 LASK 린츠로 완전 이적해 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 40경기 1골 8도움 호성적을 작성하며 황선홍 감독 눈에 든 홍현석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연령별 대표팀에 승선했다.
첫 경기부터 호평을 자아낸 홍현석은 4일 OSEN과 인터뷰에서 “선수들끼리 호흡 맞춘 지 얼마 안 돼서 걱정했는데, 잘 뭉쳐 첫 경기를 좋게 마무리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선 “60% 만족한다"며 "공격적인 지역에서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슈팅 능력을 보완하고 싶다”며 아쉬웠던 부분을 곁들였다.
홍현석은 피지컬이 좋은 편은 아니다. 키 175cm, 65kg로 몸싸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홍현석은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일찍 나가 몸싸움에 익숙하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해봤다. 몸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좀 더 빨리 움직이는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템포 빠른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킥 욕심은 없을까. 그는 “있다. 하지만 (이)강인이가 있는 한 전담 키커는 힘들지 않을까”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홍현석은 6년 만에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는 2019년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또래 선수들이 준우승하는 것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다.
“친구들을 보면서 많이 조급했다"고 말한 홍현석은 "솔직히 힘들기도 했다. 에이전트 형이 옆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에게 이번 대회는 기회다. 홍현석은 “많은 활동량과 탈압박 능력을 U23 아시안컵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인터뷰 질문에 답하는 그의 어투에서 내향적인 분위기가 풍겼다. “친해지면 조금은 외향적이긴 한데 내향적인 편”이라고 쑥스럽게 말한 그는 “더 잘해서 좋은 리그 가고 싶다. 목표는 분데스리가”라며 꿈은 확실하게 말했다.
‘첫 경기 후 반응이 좋았는데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조금은 찾아봤다. 좋긴 좋다”라며 옅은 미소를 띠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홍현석의 별명은 무엇일까. 그는 “‘짱구’가 어렸을 적 별명이었다. 삭발하면 ‘짱구’ 닮아서 그렇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삭발을 많이 했다”고 들려줬다.
마지막으로 그는 “직전 대회에서 형들이 처음으로 우승했다. 2연패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