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최전방 공격수’ 박정인(22, 부산아이파크)이 ‘국가대표’ 무게를 알아가고 있다.
박정인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지난 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올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임하고 있다. 대회는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베트남, 태국과 조별리그 C조에서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조기 탈락을 확정했다.

한국은 오는 8일 오후 10시 태국과 조별리그 3차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1승 1무를 거둔 한국은 태국(1승 1무)을 상대로 최소 무승부를 거둬야 8강행을 타진할 수 있다.
앞서 황선홍호는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4-1로 대파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베트남과 1-1로 비기며 8강 '조기 확정' 기회를 날렸다. 공격을 쏟아냈지만 원하는 승리는 가져오지 못했다.
베트남전 후 잠을 못 이룬 선수가 있다. 바로 박정인이다. 그는 1,2차전서 모두 90분 이상을 소화했지만, 골 소식을 들려주진 못했다.
예상했던 그림이 아니다. 박정인은 지난해 9월 꾸려진 황선홍 체제에서 ‘복덩이’로 불렸다. 그해 열린 U23 아시안컵 예선전(3전 전승)에서 5골을 폭발했기 때문. 3경기에 모두 나섰다. 특히 동티모르와 예선 2차전에선 해트트릭을 작렬했다.
그의 활약 덕분에 황선홍호는 어렵지 않게 본선이 열리는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할 수 있었다.

박정인은 6일 OSEN과 현지 인터뷰에서 “베트남전 후 잠을 못 잤다”며 "지금까지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무겁게 입을 뗐다.
그는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었다. 박정인은 “출전 시간도 많고 감독님의 기대도 컸을 텐데 부응하지 못했다. 골 찬스도 많았는데 결과를 내지 못해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격수라면 당연히 골을 넣어야 한다. 힘든 부분이 있지만 비난을 이해한다. 베트남전 무승부도 공격수가 골을 넣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착잡한 마음을 뒤로하고 말을 이어갔다.
팬들만큼이나 그도 골을 원하고 있다. 박정인은 “계속 찬스가 왔는데 놓치니까 ‘이거 못 넣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점점 들었다. 그래서 베트남전에서 조급했다. 공격수라면 그런 생각이 들면 안 되는데….”라며 반성했다.
그는 1,2차전 골 침묵 후 팬들로부터 좋지 않은 말이 담긴 메시지를 받았다. 박정인은 “막상 받아보니, 심적으로 힘들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그런지 더 그랬다. 그래도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괜찮다. 팬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답했다.
최전방에서 2선과 호흡을 잘 맞춰가야 하는 박정인은 “아직은 알아가는 단계다. 선수들끼리 원하는 플레이가 다 달라 최대한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같이 함께 한 시간이 적어 어느 타이밍에 어디로 패스해야 하는지 찾는 중”이라며 태국과 경기 전 적극적으로 합을 찾겠다고 각오했다.
박정인은 또 “K리그에 시선을 두고 앞선 두 경기를 치른 것 같다”면서 “K리그에서 슈팅할 땐 태클이 없는 편인데 동남아 국가는 무조건 태클한다는 것을 느꼈다. 접어서 슈팅했더라면 좋은 찬스가 많았을 텐데 아쉽다.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태국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박정인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솔직하게 골 욕심보단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조별리그 탈락은 절대 안 된다. 팀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정인은 인터뷰 내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기다려 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3차전 때 열심히 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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