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국민 MC' 고(故) 송해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후배 유재석, 강호동, 이수근, 조세호 등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10일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방송인 고 송해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유족과 지인을 비롯해 평소 그를 존경하고 따랐던 연예계 후배들 80여명이 함께 했다.
앞서 송해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향년 95세.
황해도 재령군 출신인 송해는 한국전쟁 때 월남한 뒤 1955년 창공악극단으로 데뷔했다. 가수이자 희극인으로 활동한 송해는 1988년 5월부터 KBS1 대표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약 34년간 자리를 지켰다. 두 달 전에는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됐다.
그러나 송해는 올해 1월과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지인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3월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고생했으며,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34년간 MC를 맡아온 '전국노래자랑' 하차설이 돌기도 했다.
방송가에 송해의 건강악화설이 자주 거론되면서 대중들도 크게 걱정했는데, 결국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인의 장례는 유족과 상의 끝에 코미디언협회 희극인장으로 치러졌고, 윤석열 대통령은 송해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조문 첫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의 조전과 함께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금관은 1등급 훈장에 해당한다. 이로써 송해는 희극인 중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방송인이 됐다.
이날 영결식 사회는 코미디언 김학래, 코미디언협회장 엄영수는 조사를, 개그맨 이용식은 추도사를 각각 했다.
이용식은 "이곳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많은 사람과 힘차게 외쳤지만, 이제는 수많은 별 앞에서 '천국 노래자랑'을 외쳐달라"며 "선생님이 다니시던 국밥집, 언제나 앉으시던 의자가 이제 우리 모두의 의자가 됐다. 안녕히 가시라"며 눈물의 추도사를 읽었다.




영결식장에는 지난해 11월 개봉한 다큐 영화 '송해 1927' 속 고인의 생전 육성이 등장해 먹먹함을 안겼다. 이때 고인을 대표하는 멘트 "전국"이라는 소리가 나오자, 영결식에 모인 사람들은 "노래자랑"이라고 답했고, 유족들과 후배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장례위원 최양락, 유재석, 강호동, 이수근, 조세호 등은 영결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운구 행렬에 동참했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발인을 끝내고 빈소를 떠난 운구차는 고 송해가 생전 자주 이용한 이발소, 국밥집, 사우나 등이 있는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을 거쳐 서울 여의도 KBS 본관으로 향했다. 고인의 유해는 생전에 '제2고향'이라고 여기던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씨 곁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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