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발견한 하루’, ‘펜트하우스’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김영대가 데뷔 첫 ‘로코’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지난 11일 종영한 tvN 드라마 ‘별똥별’에서 스타포스엔터 간판 배우 공태성 역을 맡았던 김영대가 종영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
1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영대는 “엊그제 마지막 방송이 나갔다. 촬영은 오늘 기준으로 세달 전에 끝났다. 그 때는 끝났다는 실감을 못 했는데, 마지막 방송이 끝나고 나니 실감이 나더라. 아쉽다. 촬영 시작했을 땐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냐’ 했는데 그게 엊그제더라”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중 공태성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계속 스타포스의 간판으로 활약 중인 톱배우. 김영대는 톱스타 역할을 연기한 것이 “처음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며 “톱스타로서 뻔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처음엔 어색하고 접근하기 어려웠던 건 사실이다. 현장에서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배우들끼리 나오는 시너지가 좋았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만 어려웠지 점점 편한 사람들 앞이라 그런지 성장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태성은 저랑 거리가 있는 캐릭터다. 저는 스타로서 대외적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걸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워낙 로코 주인공의 클리셰 적인 부분이 많아서 이걸 제 스타일대로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지 초반에는 어려웠다. 그래서 ‘최고의 사랑’, ‘별에서 온 그대’, ‘안투라지’처럼 연예계를 그린 작품들을 챙겨보면서 배워보려고 했다. 이것만으론 부족할 것 같은 느낌이 커서 옆에 계신 (이)성경 누나나 (이)정신이 형처럼 스타로서 자질을 갖추신 분들을 보면서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톱스타 공태성’은 오히려 공부를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지만, 반대로 공감됐던 부분도 있었다. 김영대는 “인간적인 공태성의 면모로 매니지먼트 직원을 대할 때는 오히려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매니저분들과 친하면 친한 형같이 대할 때도 있고 고민을 털어놓거나 장난 칠 때도 있지 않나. 저도 매니저 형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기도 하니까 ‘공감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에서의 공태성, 오프된 공태성은 인간적으로 저랑 너무 비슷해서 접근하기 쉬웠다. 집에 있을 때, 좋아하는 사람을 대할 때, 친한 사람을 대할 때, 일을 준비할 때는 비슷한 부분 많았다.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 중점으로 뒀던 부분 중 하나가 ‘비슷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잘 연기해서 보는 분들이 재밌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드라마에 임했다. 그래서 자신 있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별똥별’은 김영대에게 있어 처음으로 메인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갔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에는 부담도 많고 걱정 많았는데 이번 작품이 저에게 있어 적정 시기에 가장 적합했던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뜻깊은 의미를 전했다.
김영대는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 요소들도 많았고 그중에서도 현장에서 배우들끼리 호흡도 좋았고, 스태프분들도 모난 분들이 하나도 안 계신 느낌이었다. 다들 너무 착하고 배려 많이 해주시고. 정말 현장이 재밌었다”며 “밝은 드라마다 보니 그 에너지를 그대로 받고 연기로 편하게 나온 것 같아서 초반에는 부담스러웠지만 갈수록 재밌고 행복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찾아보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안 좋은 글부터 보이기 쉽다”면서도 “이번에 감사한 게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라. 사실 전작들에서 저에 대한 글들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안 좋은 게 조금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감사하고 뿌듯했던 것 중 하나가 봐주시는 분들은 재밌게 잘 봐주시더라. 감사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지난 2017년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특별판’을 통해 배우로 데뷔한 김영대는 이후 KBS 드라마 스페셜 ‘너와 나의 유효기간’을 시작으로 ‘어쩌다 발견한 하루’,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펜트하우스’, ‘바람피면 죽는다’ 등 꾸준히 TV드라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어쩌다 발견한 하루’ 오남주나 ‘펜트하우스’ 주석훈처럼 ‘별똥별’ 이전에는 제가 갖추고 있는 경쟁력으로 연기해왔던 것 같다. 그전에는 저의 성격과는 반대되는 캐릭터들을 많이 했다. 조용하고, 무뚝뚝하고, 완벽하고, 차가워 보이는 캐릭터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초반에 연기를 시작할 때는 어느 정도 감독님이 수요로 하는 이미지상의 캐스팅을 많이 당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연기하기 어렵고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연기 전공도 아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남모를 고충을 토로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었기 때문인지 연기에 대한 혹평도 많이 받았다. 이에 김영대는 “‘별똥별’이 중요한 게, 처음으로 저랑 비슷해 보이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연기하면서 편하게, 자연스럽게 연기한다는 게 뭔지 배웠다. 이 시점 이후로는 어떤 캐릭터를 맡던 제 색깔이 보여질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게 목표”라며 “그전에는 학교 짱, 재벌 같은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이번 캐릭터도 톱스타고 다음 캐릭터는 왕이다. 그전에는 정제돼있고 딱딱해 보이고 제가 봐도 부족한 게 많이 보였는데, 이제는 그런 캐릭터들을 맡더라도 이번에 배운걸 빼와서 다음 작품에는 더 잘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영대는 스스로에 대해 “부족한 게 많았다”고 언급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데뷔 이래 끊이지 않고 매 해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 왔다. 이와 관련해 그는 “돌이켜보면 절대 운이 좋다고는 말 못 할 것 같다. 처음에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건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캐스팅 이유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특히 김영대는 “매 캐릭터마다 남들 눈엔 부족하고, 지금의 저도 아쉬움이 많지만 후회는 없다. 그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선 최선을 다했다. 제가 가진 상황, 능력들로 할 수 있는 최선 다해 왔다. 그런데도 아쉬움과 부족함이 있는 건 어떻게 해도 바뀌지 않는 거니까. 그래도 계속 해왔던 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물론 아쉬움이 많지만, 돌이켜 보면 아쉬움이 있으니 앞으로 성장할 게 많이 남았다는 의미니까 늘 최선 다해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고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별똥별’을 끝마친 김영대는 일찍이 차기작 출연을 확정지었다.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MBC 드라마 ‘금혼령, 조선혼인금지령’에서 사랑꾼 왕 이헌 역을 맡은 것. ‘금혼령’은 7년 전 세자빈을 잃고 금혼령을 내린 왕 이헌 앞에 죽은 세자빈으로 빙의할 수 있다는 혼인 사기꾼 소랑(박주현 분)이 나타나 벌이는 궁궐 사기극이다.

‘금혼령’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게 된 김영대는 “사극은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였다. 또 왕으로 분할 때 제 색깔을 잘 녹여서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도 병약해 보이는 것 같지만 냉철한 것 같기도 한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현재 촬영을 앞두고 승마 연습에 한창이라고 밝힌 그는 “테스트 촬영을 했는데 여름에 찍을 걸 생각하니까 걱정된다. 그렇게 상투 트는 게 힘든 줄 몰랐다”면서도 “테스트 촬영을 해보니 기대치가 커졌다.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설렘을 표했다.
다만 재벌, 톱스타에 이어 이번에는 왕까지 맡게 된 만큼 그는 “다음에는 계층을 하향 시켜서 소시민, 평범한 생활연기가 가능한 캐릭터를 소화해보고 싶다. 조금 더 친근한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다”고 작은 바람을 전했다. 김영대는 “지금까진 같은 계열이었던 것 같다. 특수 직업 같은 전문가 역할 좋을 것 같고,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김영대는 자신만의 신조를 묻자 “자존감이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계속 일하다 보면 주변 상황이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흔들릴 때도 많고, 변할 수 있는 요소들도 많다. 좋게 바뀌든 안 좋게 바뀌든 자기만의 건강한 자존감이라는 잣대가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계속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자신감도 자만감도 아닌, 자존감을 잃지 않고 계속 찾아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김영대. 그는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묻는 질문에 “배우로서 정말 크고 원대한 목표는 없다.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는 과정에 늘 최선 다할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청자, 대중분들이 보셨을 때 ‘저 친구 그때 봤는데 괜찮네. 다음은 어떨까?’ 하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드라마틱하게 연기력이 출중해져서 연기파 배우로서 자리매김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건 욕심 같다. 그저 하고 있는 일에 착실하게 한 단계씩 밟는다면 돌이켜 봤을 때 지금처럼 성장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대중들이 친근하게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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