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첫사랑 수지가 '안나'에서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극과 극의 두 인물을 연기하며 배우 인생에 가장 큰 도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수지, 정은채, 김준한, 박예영이 참석했고, 이주영 감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안나'(각본감독 이주영, 제공 쿠팡플레이, 제작 컨텐츠맵)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정한아 작가의 장편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했으며, 2017년 영화 '싱글라이더'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긴장감과 공감을 동시에 선사하면서 몰입도 높은 스토리를 담아냈다.
2012년 '건축학개론'부터 '백두산'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배가본드' 2020년 '스타트업' 등 흥행배우로 자리매김한 글로벌 스타 수지가 거짓으로 점철된 위태로운 삶을 사는 주인공 안나로 분했다. 첫 단독 주연을 맡아 지금껏 본 적 없는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수지는 극 중 유미와 안나,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여자 안나의 극명하게 대비되는 삶을 보여준다. 고시원 방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고단한 삶에 지친 유미와 화려한 결혼식을 시작으로 사교계 사람들과의 만찬,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행사와 인터뷰를 하는 안나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된 여자의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가 강렬하게 펼쳐진다.


수지는 "안나의 원래 이름은 유미인데, 유미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이 큰 아이"라며 "결핍이 아주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잘하는 것도 많다. 원래 관심 속에서, 칭찬 속에서 자라오는데 사소한 거짓말로 유미의 인생이 뒤바뀐다. 안나가 되고 부터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예측불가 인생으로 살게 된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표현한 수지는 "유미에서 안나가 되어가는 심리 변화가 잘 보이길 바라서 그 부분에 신경 썼다"며 "학창시절에 밝았던 유미와 위축된 유미, 안나가 된 이후에는 목표가 확실해져서 눈빛과 목표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 부분에도 신경 썼다"고 밝혔다. MC 박경림은 "(10대 시절) 수지가 입은 교복도 기대된다"고 했고, 수지는 "그 점도 기대해주시길 바란다"며 미소를 보였다.
수지는 "일단 대본이 너무 재밌었고, 대본을 보면서 미묘한 기분들이 많이 들었다. 유미가 굉장히 안쓰럽고 유미에게 묘하게 공감이 가고 잘한 거 하나 없는 유미지만 굉장히 응원하게 됐다. 저 거짓말들이 안 들켰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면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봤다. 그런것보단 제일 컸던 건 이 인물이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다. 욕심이 많이 났고, 배우로서 한 번쯤은 도전해볼만한 매력적인 캐릭터라서 도전하게 됐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공개했다.
첫 단독 주연에 대해 "지금까지 보여드린 모습과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설레기도 했지만 부담감도 컸다"며 "10대부터 30대 후반까지 '이걸 잘해낼 수 있을까? 이 인물을 잘 연기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공감이 갈까?' 이런 고민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도 유미의 '마음 먹은 건 다 한다'는 대사처럼 뭔가 모를 자신감이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묘한 자신감도 들었다. 유미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건 내가 해야한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작품에 애정을 내비쳤다.

안나 캐릭터를 위해 수어를 배운 수지는 "드라마 속 어머니와의 대화 수단이라서 배웠다. 실제로 어렵기도 했고 재밌기도 했다"며 "지금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나고, 다 까먹었다.(웃음) 그래도 정말 의미있는 배움이었다. 수어가 많이 나오진 않지만 그래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지점들이 있어서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연기보단 정말 출근을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을 하고, 열심히 청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수지는 유미와 안나를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심리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아주 많은 도움이 됐다. 어쨌든 안나가 되어가면서 이 인물이 겪는 불안감이나 이런 것들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디테일하게 상황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안나로 살아본 수지는 "너무 힘들었다. 극도로 불안에 시달리는데 난 그런 걸 못 견딜 것 같다"며 "안나가 안쓰럽기도 하고, 연기를 하면서 부질없게 느껴지는 순간이 왔다. 나도 한 번씩 그런게 왔다"고 고백했다.
"수지로 사는 기분은 어떠냐? 매일 거울을 볼 때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 "좋다. 아주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박경림이 "수지가 아니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냐?"고 묻자 "난 내가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안나'는 수지를 비롯해 '안시성' '더 킹: 영원의 군주' '파친코'까지 영화, 드라마, OTT를 오가며 대체불가 매력을 보여준 정은채, '박열' '허스토리' '봄밤'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차세대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고 있는 김준한, 독립영화계 스타에서 인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신예 박예영이 합류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은채는 안나의 전 직장 상사이자 배려도 악의도 없이 오직 자신의 우월한 인생을 즐기는 갤러리 대표 현주를, 김준한은 남다른 야망을 품고 목표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안나의 남편 지훈을, 박예영은 안나가 유일하게 믿고 곁을 내어주는 대학교 교지편집부 선배 지원을 각각 연기했다.
정은채는 "안나와는 굉장히 상반되는 캐릭터다. 태생부터 많은 것들을 가지고 태어난, 소위 말해서 우월한 삶을 살고 있다. 아주 편안하고 즐겁고, 많은 것들이 재밌고 신나는 인물이다. 초반에는 해맑고 티가 없다. 안나가 내가 일하는 갤러리에 취직하게 되면서 관계가 시작되는데, 안나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정은채는 "글이 굉장히 재밌었고 한 여성의 10대부터 30대까지 긴 스토리가 이어지고, 긴 호흡이 짜릿했다. 그런 점이 매력적이었다. 안나뿐만 아니라 지원이나 현주 등 입체적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런 모습을 연기해보고 싶었고,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출연 이유를 언급했다.
수지와 처음 작업한 소감에 대해 "안나를 연기할 수지 씨가 너무 기대됐다. 수지 씨는 컬러풀하고 밝은 느낌이었는데 잿빛의 흑화된 수지는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현장에서 본 수지는 안나 그 자체였다"고 칭찬했다.
김준한은 "여성들의 이야기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안나에게는 일종의 거울과도 같은 여러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들이 보여진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저 여러모습 중에 나도 어딘가에 속해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보시는 분들도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될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수지와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준한은 "주변에서 굉장히 많은 질타를 받았고 그렇게 많은 문자를 받아본 건 오랜만이었다. 수지 씨와는 하면서 호흡이 잘 맞았고, 수지 씨도 말했지만 현장에선 웃으면서 촬영했다. 고민도 나누고,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촬영하면서 좋은 장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수지는 "촬영을 정말 행복하게 했고, 드라마 설정상 사이가 안 좋은 캐릭터도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고민도 많이 나누면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예영 언니와도 실제로 많이 친해져서 '꺄르륵 꺄르륵' 거렸다. 카메라에도 진정성 있게 잘 담길 것 같다"며 "안나를 열심히 찍었는데 노력들이 잘 담긴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나'는 오는 24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첫 공개되며, 매주 금요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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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