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 한국만의 재미와 정서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제작발표회가 2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김홍선 감독과 류용재 작가를 비롯해 배우 유지태와 김윤진, 박해수, 전종서, 장윤주, 이현우, 이원종 등 배우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오는 24일 공개되는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지난 해 시즌5로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의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이 원작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뛰어난 이야기가 한국의 재미와 정서를 만나 새롭게 재탄생했다.
드라마 ‘손 the guest’와 ‘보이스’, 영화 ‘역모 - 반란의 시대’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연출을 맡고, 드라마 ‘괴이’,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개와 늑대의 시간’, 넷플릭스 시리즈 ‘나홀로 그대’를 쓴 류용재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종이의 집’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류용재 작가는 “처음 스페인 원작 시즌 1, 2가 방송됐을 때 정말 작품을 인상적으로 봤다. 작품의 팬이 된 입장에서 꼭 리메이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됐다. 넷플릭스 시리즈다 보니까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한국적인 이야기로 어떻게 리메이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원작자에게도 보여주고 넷플릭스와 논의 끝에 만들게 됐다”라고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2018년에 처음 이 작품을 보게 됐다. 원작 작품에 나왔던 무수히 많은 캐릭터들이 매력 있고, 재미있는 캐릭터들이 너무 많았다. 시기나 공간으로 이동을 시켜도 다 해당될 수 있는 캐릭터인 것 같아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해보면 우리만의 캐릭터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리고 있다.
김홍선 감독은 ‘종이의 집’을 한국화하는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 “이 상황을 우리가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받아들이면서 볼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 우리의 남과 북의 상황을 미래로 내다보고 미래에서 설정을 두면 이런 이야기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라는 생각했고, 스트리밍을 통해서 세계에 나가는 거기 때문에 한반도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상의 도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가자고 했다. 남과 북의 상황은 지금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 싶었고, 미래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를 담아보고 싶었다. 우리의 소망과 희망을 담아보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는 유지태(교수), 김윤진(선우진), 박해수(베를린), 전종서(도쿄), 이원종(모스크바), 박명훈(조영민), 김성오(차무혁), 김지훈(덴버), 장윤주(나이로비), 이주빈(윤미선), 이현우(리우), 김지훈(헬싱키), 이규호(오슬로) 등이 출연한다.
유지태는 극 중 교수 캐릭터에 대해서 “남북공동경제구역 조폐국을 상대로 초유의 인질, 범죄극을 벌이는 교수라는 캐릭터다.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피해자가 있으면 안 된다는 가치관과 신념을 가진 신기한 캐릭터다. 빌런 역도 많이 맡았는데 범죄를 저지르면서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진 캐릭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런 설정 자체가 뛰어난 거 아닌가 생각했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유지태는 “아무래도 헤드쿼터에서 전체를 관망하고 지휘하고 만나는 장면에서 설명을 해야 하고, 강도들에게도 설명해야 하지만,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마치 성우 같은 느낌으로 전달하려고 초점을 맞췄다”라고 캐릭터에 대해서 설명했다.
또 김윤진은 “대한민국 경기 경찰청 소속 위기협상팀 팀장 역이다. 남측을 대표하는 협상 담당자로서 뛰어난 능력과 냉철하고 강단 있는 성격이다. 빨리 인질극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선우진과 교수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공통점이 있는데, 누구도 헤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무력 진압이나 힘으로 강제적으로 일을 마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아이디어와 대화로 일을 해결하려는 인물이다. 그런 부분은 교수와 같은 이념이다. 밖에서는 싱글맘이자 양육권 소송 중이고, 제일 힘들게 하는 것은 어머니께서 알츠하이머로 아픈 와중에 큰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복잡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또 박해수는 베를린 캐릭터에 대해서 “베를린은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픔, 분단 국가의 현실을 압축하고 은유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왔다. 베를린 북한 강제수용소에서 오랫동안 갇혀 있다가 탈출하고 인질을 통제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캐릭터”라고 전했다.
예고편만으로도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전종서는 극 중 도쿄 역을 맡았다. 전종서는 “북한에서 평범하게 살던 20대 소녀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면서 남한으로 오게 된다. 그러다가 자본주의의 쓴맛을 보게 되고, 거기서 구해준 게 교수고, 교수의 이념이다. 이후로 교수가 하자고 하면 모든 것을 내던져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념을 믿게 되면서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도박을 하게 된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종서는 “(출연 제안이 왔을 때)당연히 도쿄가 왔을 거라고 생각했다. 리메이크된 도쿄는 원작과는 제일 많이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이 든다. MZ세대이고, 20대들의 현실적은 부분들이 많이 반영돼 있다. 가장 순수하고, 교수의 이념을 너무 믿기 때문에 탈선하지 않고 안정성을 추구한다. 목표만 보고 끌고가려고 노력하고, 사고를 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종이의 집’은 스페인 원작의 팬덤이 워낙 탄탄한 작품. 김홍선 감독은 원작 팬들이 눈여겨 보면 좋을 점에 대해서 케이퍼무비의 한 장르지만 조금 색다른 캐릭터들이 나온다는 것을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원작을 보신 팬 분들은 한국판으로 만들어지면서 어떻게 다르게 설정을 가지고 가고, 캐릭터들이 어떻게 한국적으로 그려지는지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원작이 가지고 있는 케이퍼 장르로서 신박한 설정이나 재미있는 상황이 많은데, 남한과 북한이라는 설정이 더해지면서 강도들끼리도, 경찰들끼리도 서로를 의심하기도 하고 같은 목적을 위해서 힘을 합치기도 해야 하는 또 하나의 레이어가 있는 상황에서 많은 긴박한 상황이 펼쳐진다. 다른 하나의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고, 그 지점을 흥미롭게 지켜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류용재 작가는 원작 ‘종이의 집’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을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냈는지에 대해서 “원작이 가지는 가장 큰 매력 중에 하나가 생동감 넘치고 매력 있는 캐릭터였다. 워낙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다 보니 그걸 그대로 따라가기엔 너무 답습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원작의 좋은 캐릭터를 다르게 가야겠다고 해서 바꾸기보다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한국판만의 이야기 틀 속에서 배치하다 보니 이 이 인물에 대해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서 변주를 준 것 같다. 한국판만의 캐릭터, 강도들로 만들기까지는 대본이 한 번 나오고 나서 배우들과 인터뷰하면서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 어떻게 해석했는지, 어떤 캐릭터로 풀고 싶은지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만의 강도 캐릭터가 완성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류용재 작가는 “오히려 해외 시청자들을 보고 작가들이 썼다기보다 워낙 재미있는 원작을 한국 팬들이 어떻게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처음에 쓴 것 같다. 남북을 다룬 이야기들이 기존에 많았고 익숙하게 보일 수 있지만, 케이퍼 장르에서 남북이 협력해서 돈을 훔치고 강도들을 막는 이야기가 정말 향후 몇 십 년 안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처럼 그려졌다. 그리고 풍경도 자연스럽게 남한과 북한스러움이 섞여 있다. 원작에서 나오는 극적인 사건까지 몰아치는 것들이 한국 팬들에게도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스페인 원작의 인기는 물론, 지난 해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K콘텐츠의 영향력을 보여준 후 공개되는 작품이라 해외에서도 더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 이후 공개되는 대작이기 때문에 비교가 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서 김홍선 감독은 “’오징어 게임’ 때문에 우리가 앉아 있는 것 같다. 한국의 많은 콘텐츠들이 세계에 나가서 좋은 성적들을 거두는 거다. 우리도 그래서 잘 되면 또 뒤에 오시는 분들에게 또 하나의 길을 열어주는 게 될 수 있다.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나도 좋아하고 즐겨본 작품이다. 우리 작품도 거기에 근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서도 활약했던 박해수는 “’종이의 집’이 ‘오징어 게임’보다 더 이슈가 되거나 작품적으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그런 건 배우로서 잘 모르겠다”라며, “’종이의 집’의 큰 장점은 더 다양한 캐릭터가 나와서 원작을 가지고 다른 배경, 우리만의 현실을 가지고 심리적 갈등 요소가 있다는 것. 전 세게적으로도 보시면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박해수는 “경쟁이라기보다 좋은 창작자들과 아티스트들이 갔던 길을 ‘오징어 게임’도 가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종이의 집’도 그럴 것이고 뒤에 올 작품들도 앞으로 계속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적으로 새롭게 태어난 ‘종이의 집’,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이끈 거대한 프랜차이즈가 한국의 재미와 정서를 만나 어떤 이야기로 완성됐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오는 24일 파트1이 공개된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