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시장' 작가 김홍신 "아프게 시대를 통과했지만 행복" ('마이웨이') [종합]
OSEN 최지연 기자
발행 2022.07.04 08: 58

'마이웨이' 김홍신 작가가 지난 날을 추억하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3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김홍신 작가가 출연해 일대기를 훑었다. 이날 김홍신은 코로나19 때문에 근 2년 만에 열린 '우리들 모임'에 참석했다. 이 모임은 친목을 위한 모임으로 국회의원 정동영, 가수 김세환, 조영남 등이 소속되어 있었다.
정동영과 유인경은 국회의원 당시 김홍신이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화법을 구사했다", "당이 달랐는데 의정 활동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느끼게 만들었다"며 칭찬했다. 조금 뒤 나타난 가수 겸 화가 조영남은 김홍신의 "형"이란 부름에 "창피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조영남은 "사람들 많을 때 형이라고 하지 말라고 한다. 본인 주장으로는 2살 어리단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홍신은 "형을 형이라 부르지도 못하냐"고 투정했다. 하지만 조영남은 까칠한 말과 달리 "김홍신은 친동생보다 더 친동생 같다. 이 동생은 대작 재판할 동안 제일 전화 많이 한 동생이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대답해 감탄을 자아냈다. 
'마이웨이' 방송화면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인 김홍신의 '인간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홍신은 "젊은 시절부터 사회 부조리에 대한 울분이 있었다"며 '인간시장'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인간시장'은 80년대 사회 모순을 폭로한 소설로 출간 1달 만에 10만권, 3년 만에 100만권을 돌파하며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김홍신은 ""인간시장이 읽히지 않는 시대가 좋은 세상이다.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그런 시대를 통과할 수 있었다는 게 영광이다. 왜냐면 거기서 굴복하지 않고 그걸 뛰어넘고 시대를 아프게 통과했다는 거. 아프고 고통스럽고 가족도 피해를 많이 입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홍신을 찾아온 건 민요 히트 메이커 가수 김세레나. 김세레나는 "보고 싶었어요"라고 인사했고 김홍신은 "여보"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김세레나는 "우리는 남남이지만 부부다. 왜 부부냐, 항상 만나면 여보, 당신이라고 하고 옆자리에 늘 앉아서 사람들이 우리를 부부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마이웨이' 방송화면
김홍신은 "장난으로 모임에서 부부 같다고 하니 잘못 알아듣는 사람이 생기더라"며 설명했다. 그러자 제작진은 김세레나에게 "이런 남편 어떠냐"고 물었다. 김세레나는 바로 "땡큐지. 1등 남편감이다. 자상하고 진심이 있고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카리스마도 있고 유머도 있다. 너무 늦게 만나서 마음의 연인, 남편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세레나는 김홍신을 보며 "여보, 당신 하는 게 방송에 나가니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 같다"고 웃었고, 김홍신은 "나도 그렇고 이 사람도 그렇고 사람들이 어려워한다. 그걸 풀어주려고 일부러 더 장난을 친다. 그럼 사람들이 참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세레나는 이어 "내가 옆에서 봤지만 정의롭게 산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내가 더 좋아하고 존경하는지 모르지만 정말 정석으로 제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걸 존경한다"고 칭찬했다. 김세레나와 김홍신이 돌아본 곳은 '인간시장'이 전시된 역사 박물관이었다. 김홍신은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잠임취재를 했다고 고백했다.
'마이웨이' 방송화면
'인간시장'의 사실적인 묘사 때문에 진짜 조직원 출신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던 김홍신 작가는 "실제로 조직에서 많이 도와줬다"고 알렸다. 김홍신은 "취재에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역 뒤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소녀들을 팔아 넘기는 인신매매 조직에게 걸렸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홍신이 이처럼 문학에 목숨을 건 이유는 절박함에 있었다고. 김홍신은 “무엇인가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해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를 꼭 따라다니는 게 '인간시장'이다. 세월 가며 그리움이 있다. 배우들, 그 장면들, '인간시장'과 연관된 사람들, 무대, 인간시장 할 대 도와주셨던 사람들, 취재했던 이야기들 모두 나한테는 꼭 필요한 추억들이다. 추억의 한 장면을 오늘 만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김홍신은 "내가 죽을 때 만년필을 쥐고 죽게 해달라"는 바람을 밝히며 꺼지지 않는 예술혼을 전했다. 이어 김홍신은 “영혼의 상처를 향기로 만드는 작업이다. 영혼의 상처가 없는 사람이 없다. 누구나 다. 그 영혼의 상처를 향기로 만드는 작업이다”라며 “만년필과 원고지와 내가 아끼던 책을 놔주고 내 손에 만년필을 쥐어서 죽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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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이웨이'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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