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는 잘됐으면 좋겠다, 지난 영화가 망해서.(웃음)”
강동헌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뒤틀린 집’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전작 ‘기도하는 남자’(2020)를 언급하며 “이 작품은 잘돼야 한다. 잘 부탁드린다”라고 간곡한 마음을 담았다.
이날 강동헌 감독을 포함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가수 겸 제작자 윤상, 서영희와 김보민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올 여름을 겨냥한 공포영화 ‘뒤틀린 집’(제작 테이크원 스튜디오 스토리위즈,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은 원치 않게 외딴 곳으로 이사 온 가족들이 열지 말아야 할 금단의 문을 열게 되면서 맞이한 섬뜩한 비극을 다룬 미스터리 하우스 호러.

전건우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시나리오의 기반으로 삼았지만, 강 감독은 자신만의 색깔을 반영해 전면 각색했다. 이날 감독은 “저는 원작 소설과 달리 가족으로 시작해 가족으로 끝맺고 싶었다”고 연출 방향을 소개했다.
강 감독은 이어 “영화는 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는 특별한 장면들에 집중을 했다기보다 물리적인 체험을 주고 싶었다”며 “영화 초반에 물리적인 연출을 한다면, 후반부에 가서 관객들이 감정적인 느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기획의도에 대한 설명을 더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촬영감독으로 활동했던 강동헌은 ‘기도하는 남자’를 통해 감독으로 전격 데뷔했다. 2년 만에 공포영화로 여름 시장을 공략하면서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고 싶다고 바랐다.

한편 작곡가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가수 윤상이 처음으로 영화 음악에 도전했다. 이날 언론배급시사회에 참석한 윤상은 “강동헌 감독님의 전작 ‘기도하는 남자’를 보고 정말 좋았다. 마치 저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 영화를 보고 감독님에게 연락을 드렸었다. 제가 조심스럽게 ‘차기작을 하면 저와 함께 작업을 해보면 어떻겠습니까?’라고 여쭤봤다. 그 자리에 영화 프로듀서도 같이 나오셨는데 ‘지금 바로 크랭크인 할 영화가 있다’고 하시더라. 그 작품이 바로 이 영화였다”고 ‘뒤틀린 집’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처음부터 공포영화인지 모르고 임했다. 제가 선택할 권한이 없었다.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무엇보다 주연이 서영희 배우라고 해서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시작했다. 이 작품은 공포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이 있는데 저는 당시 마음의 준비가 안 됐었다. ‘더 테러 라이브’의 음악을 맡았던 이준오 감독에게 연락해 사운드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와 함께 ‘뒤틀린 집’에 쓰일 음악을 함께 작업했다고.

윤상 음악감독은 그러면서 “저는 음악이 영화의 이야기에 방해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봤다. 영화보다 음악이 너무 기억에 남으면 최근에는 올드 스쿨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저는 음악을 앞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을 설명했다.
다만 윤상은 “만약에 이 영화가 19금 공포영화였다면 조금 더 잔혹하게, 제 취향으로 갈 수도 있었는데.(웃음) 강동헌 감독님의 ‘뒤틀린 집’은 멀쩡한 척하는 부모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보이지 않았던 면을 들추는 게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보시는 분들이 적절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강동헌 감독은 “원작 소설은 퇴마에 대한 소재가 강했다. 근데 저는 가족 안에서 이야기가 끝났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바꾸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각색을 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윤상은 “(극중 엄마와 딸의) 감정선은 피아노 선율로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추격자’(2008) 등을 통해 충무로를 대표하는 호러퀸으로 자리매김한 서영희가 신경쇠약에 걸린 여자 명혜 역을 맡았다. “저도 윤상 감독님과 같은 이유에서 출연하게 됐다”며 “강 감독님의 ‘기도하는 남자’를 보고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나의 착함도 한 번 던져 버릴까’ 싶었다”고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전했다.
이어 서영희는 “현재 제가 엄마로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느끼는 감정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명혜가 아팠을 때는, 완벽하게 만들고 싶었던 가정이 어긋났을 때 놓아버리게 된 감정을 표현했다. 오히려 자신에게만 집중을 해서 솔직해진 점이 부러웠다”고 캐릭터 분석 과정을 밝혔다.

서영희는 “제가 예전에 엄마에게 짜증을 부렸을 때 저만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엄마가 아침밥을 먹으라’고 할 때인데.(웃음) 그때의 심정을 생각해서 연기했다”며 “달라진 명혜는 정말 통쾌하고 시원했다. 연기를 끝내고 나서 아쉬웠던 건 보민이를 안는 장면이 없었다는 거다. 그 감정이 제일 힘들었다. 캐릭터의 다른 감정들은 일상에서 느낀 것을 토대로 표현했는데, (영화상)보민이에 대한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던 게 제일 아쉬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영화 ‘담쟁이’(2020)에서 안정적인 연기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아역 김보민이 명혜의 딸 희우 역을 맡았다. 서영희는 “보민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저 역시 정신을 차려야겠다 싶었다”고 칭찬했다. 이에 김보민은 “영희 엄마가 현장에서 너무 잘해주셔서 저 역시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한편 김민재가 명혜의 남편 현민으로 분해 연기 앙상블을 이뤘다.
개봉은 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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