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아닌 레전드"..송골매⋅수호⋅최정훈, 40년 공백기 무색한 '열망'(종합)[Oh!쎈 현장]
OSEN 이승훈 기자
발행 2022.07.06 15: 37

 송골매 배철수와 구창모, 엑소 수호, 잔나비 최정훈이 '전설'이 아닌 '레전드' 공연을 예고했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신한pLay 스퀘어 라이브홀에서 송골매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 기자 간담회가 개최된 가운데, 송골매의 주축인 배철수와 구창모, 엑소 수호, 잔나비 최정훈이 참석했다. 
이날 송골매 구창모는 "굉장히 설레고 긴장도 된다. 그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과연 무대에서 그때 그 기분을 팬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며 40년 만에 뭉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송골매 배철수와 구창모, 잔나비 최정훈, 엑소 수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7.06 / soul1014@osen.co.kr

송골매 배철수는 "설렘도 있지만, 걱정이 더 많이 된다. 예전에 송골매를 정말 좋아하셨던 팬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 혹시라도 실망하시면 어떡할까 걱정됐다. 젊은 시절에 우리들을 오빠라고 불렀던 중년의 여성분들이 우리들을 실제로 보시고 '창모 오빠도 많이 늙었네'라고 걱정하실 것 같다"라며 웃었다. 
송골매 배철수와 구창모가 포즈를 취하고있다.  2022.07.06 / soul1014@osen.co.kr
1980년대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모두 다 사랑하리', '처음 본 순간' 등 명곡을 발표하며 록 음악을 대한민국 대중음악 신의 주류로 끌어 올린 송골매가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을 통해 한 무대에 오르는 건 약 40년 만이다. 송골매의 역대급 히트곡을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송골매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세대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엑소 수호, 잔나비 최정훈이 송골매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원곡을 기억하는 송골매의 동세대에게는 추억을, 지금 세대에게는 신선한 음악으로 세대간 장벽을 허물겠다고. 엑소 수호는 불후의 히트곡 '모두 다 사랑하리', 잔나비 최정훈은 송골매 1집 타이틀곡 '세상만사'를 리메이크했다. 
이날 엑소 수호는 송골매의 불후의 히트곡 '모두 다 사랑하리'를 리메이크하며 그때 그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모두 다 사랑하리'를 부르기 위해 무대에 오른 엑소 수호는 "오늘은 정말 특별한 무대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함께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리 부모님께서 송골매 선생님들의 팬이시기 때문에 내가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가문의 영광이라 생각하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엑소 수호는 송골매의 '모두 다 사랑하리'를 선곡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서정적인 감성이 나와 맞는 것도 있지만, 엑소 팀 구호가 '사랑하자'이지 않나. 사랑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정말 모두를 사랑한다는, 박애주의식 표현들이 너무 좋아서, 나한테 꽂혔기 때문에 선곡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특히 엑소 수호는 '명곡은 수십 년이 지나도 명곡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수호는 "어떻게 리메이크할지 깊은 고민을 하고 오래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 음악을 만들고 잘 불러봤다. 송골매 선생님들의 명성에 누가 끼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불렀으니까 많이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선생님들께서 내 무대를 실제로 보고 계셔서 더 떨린다. 팬분들한테 불러드리는 게 아닌 송골매 선생님들에게 내가 선물해 드린다는 마음으로 '모두 다 사랑하리' 불러드리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엑소 수호가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2022.07.06 / soul1014@osen.co.kr
잔나비 최정훈이 멋진 무대를 펼치고 있다.  2022.07.06 / soul1014@osen.co.kr
이어 송골매 히트곡 두 번째 리메이크 주자로 나선 아티스트는 바로 잔나비 최정훈. 그는 "나는 옛날 음악을 특히 좋아해서 나에게 송골매 선배님은 전설이시다. 특히 우리는 밴드를 하기 때문에, 송골매는 밴드 음악의 전설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그룹을 말해보라면 송골매를 이야기했었다. 송골매의 무대를 내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벅차오른다"라며 송골매를 향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송골매 리메이크에 참여하게 돼서 정말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잔나비 최정훈은 "내가 부를 노래는 '세상만사'다. 어렸을 때부터 이 노래를 항상 달고 살았다. 입이 잘 안 풀릴 때면 혼자 콧노래로 부르며 웃으면서 뭐든 넘어갔던 기억이 있는데 각잡고 리메이크를 하게 되니까 가사 한 줄 한 줄이 내가 힘들거나 잘 안 풀리는 일이 있을 때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나서 리메이크하게 됐다. 한국 록 사운드의 기틀을 잡아주신 송골매 선배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의 무대를 본 송골매 구창모는 "감각이 송골매 때 했던 감과 완전히 다른 것 같다. 새롭고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 배철수는 "두 친구가 노래하고 있는데 부럽더라. '참 좋을 때다',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젊고 반짝반짝할 때가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했다. 두 친구들이 나를 보면 아버님 보듯이 보니까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생각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엑소 수호는 "어머니께서 송골매 팬이시다. 나도 당연히 덩달아서 송골매 음악을 많이 들었다. 회사에서 먼저 송골매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있다고 관심있냐고 해서 가문의 영광이라 생각했다. '내가 해야돼'라고 생각해서 덥석 한다고 했다", 최정훈은 "밴드를 하다 보니까 당연하게 이런 일들은 굉장히 영광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 내가 알기론 배철수 선배님께서 우리를 직접 선택하셨다고 했다. '이런 영광이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떤 곡을 하지'라는 생각보다 마냥 좋았던 것 같다"라며 송골매 배철수, 구창모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송골매 배철수와 구창모, 잔나비 최정훈, 엑소 수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7.06 / soul1014@osen.co.kr
그렇다면 송골매의 재결합이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구창모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해외에서 20년을 넘게 생활했다. 때문에 국내에서 음악을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 사이에 배철수와 연락하면서 계속 만나긴 했지만, 송골매 재결합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했어서 기대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배철수는 "1990년에 송골매 9집을 끝으로 라디오 DJ로만 33년째 일하고 있다. 처음 90년에 DJ가 됐을 때는 음악계에서 은퇴했다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5년 정도 방송 진행하면서 '나는 음악에 대한 재능이 부족하구나'를 깨달았다. 음악을 직접 하는 것보다 소개하는 게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는 생각은 못했었다. 그러다 10여년 전부터 구창모와 계속 만나면서 구창모가 노래를 아직도 안 하고 있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재능이 있고 노래도 잘하고 히트곡도 10곡 이상인데 '왜 저렇게 힘든 사업을 하고 있을까' 싶었다. 노래는 마이크만 있으면 되지 않나. 몸만 건강하면 된다. 구창모가 다시 노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본인은 다시 무대로 돌아오는 걸 어려워하더라. 그렇다면 우리가 더 나이 들기 전에 송골매 공연을 하고 계속해서 노래를 하면 어떻겠냐고 10년 전부터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이렇게 빨리 실현될 줄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송골매 배철수와 구창모, 잔나비 최정훈, 엑소 수호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06 / soul1014@osen.co.kr
엑소 수호와 잔나비 최정훈은 송골매 히트곡 리메이크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도 고백했다. 수호는 "가사가 굉장히 시 같다고 생각했다. 가사를 하나하나씩 읊어보면 재밌기도 하더라. 이 노래를 다른 발라드 부르듯이 아니라 창을 하는 것처럼 시를 읊듯이 서정적인 감성을 담았다. 편곡할 때도 몽환적으로 사운드를 썼다. 보라색, 붉은색을 생각하면서 하늘에 붕 떠있는 듯한 느낌으로 불렀다"라고 말했고, 구창모는 "몽환적인 느낌이 맞는 것 같다. 공간에서 붕 떠있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잔나비 최정훈은 "우리 자체가 리메이크할 때 원곡을 조금 바꾸는 걸 잘 못한다. 원곡에 기반한 노래를 리메이크 해봤는데 가사도, 리프도, 주문을 외우는 것 같았다. 내가 힘들거나 일이 잘 안 될 때 주문을 외우는 느낌이 들었다. 메이저와 마이너를 넘나드는 재밌는 음을 쓰셨더라. 밝은 메이저 음을 추가해서 화음을 쌓았다. 아리송한 느낌이 나더라. 재밌게 편곡해봤다"라고 했다. 
특히 잔나비 최정훈과 엑소 수호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통해 송골매 노래를 들었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점점 자라면서 송골매는 우리나라 밴드 음악에 조상님이시지 않나. 우리를 낳아주신 분들이다. 계속 듣다보면 노래 가사에서 오는 게 큰 것 같았다", "나도 가사를 쓰는 입장에서 리메이크를 한다고 해서 거의 모든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읊었을 때 '시 같다'고 말한 게 사랑, 꿈, 우정, 청춘, 인생 등 왜 송골매가 전설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하는 음악과 메시지가 아닌가 싶었다. 최고의 전설 아닌 레전드 선생님들이신 것 같다"라며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낸 소회를 전했다.
송골매 배철수가 잔나비 최정훈과 엑소 수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2.07.06 / soul1014@osen.co.kr
한편 송골매의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은 오는 9월 11일~12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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