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박솔미 '핸썸', 국제영화제 휩쓴 'K 컬처' 시대에 온도차 무엇?(종합)[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7.08 07: 42

 세계 3대 영화제 중에서도 가장 성대한 칸 국제영화제에서 우리나라 박찬욱·봉준호 감독이 각각 감독상·황금종려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영화계에서 졸작들 역시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7월 13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핸썸’은 제목만 들으면 어떤 장르의 작품인지 쉽사리 예상하기 어려운데, 막상 뚜껑을 열면 제목처럼 단지 ‘멋짐’ ‘잘생김’에만 집중한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토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형사 노미남(신현준 분)이 같이 사는 여옥(박민지 분)을 두고 다른 여자 아리(박솔미 분)를 마음에 품는다. 일단 사고로 얻은 인지장애 탓에 자신감이 넘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이해해볼 수 있다. 하지만 미남은 건강이 회복된 이후에도 차려입고 아리와 만난다. 보는 사람들은 이내 미남과 아리가 서로를 마음에 품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가 하면 여옥은 동료 남형사에게 잘보이기 위해 미남에게 핑계를 대고 늦은 밤에 예쁘게 차려입고 나가 함께 잠복수사를 벌인다. 
영화를 보면서 미남과 여옥이 부부인 줄 알았으나 남매라고 한다. ‘핸썸’ 측은 미남과 여옥이 부부 관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8일 OSEN에 “(미남과 여옥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헷갈릴 수 있겠다는 의견들이 있긴 했다”라며 “감독님은 두 사람의 나이 설정 자체가 차이가 나는데 부부로 오해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을 냈다. 모호하게 두 사람 관계가 표현이 되어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을 거 같다”고 해명했다. 초반 시나리오부터 미남과 여옥이 남매였다고 한다.
개봉 후 관객들이 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면 지금 설명된 이 짤막한 스토리가 영화 안에서 얼마나 어색하게 자리잡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핸썸’(감독 김동욱, 제작 모그픽처스, 제공배급 더그레이트컴퍼니 박수엔터테인먼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형사 노미남이 어느 날 교통사고로 뇌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자신이 아이돌급 꽃미남이 되었다는 착각에 빠진 자뻑 코미디 영화를 표방한다.
노미남이 사고로 인해 일시적으로 인지장애를 앓게 되면서 자신의 외모가 아주 잘생겼다고 착각해 벌어지는 일을 우스꽝스럽게 그렸다. 로그라인만 읽어보면 관람 욕구와 함께 흥미를 유발한다.
앞서 영화 ‘아이 필 프리티’(2018)에서도 주인공이 머리를 부딪히면서 거울 속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얘기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교훈을 남긴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 ‘럭키’(2015)에서도 주인공이 넘어져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되면서 겪는 일을 역대급의 반전 코미디로 만들어 흥행에 성공했던 바. 비슷한 소재를 차용해 감독이 자신만의 코미디 장르를 개척해보려고 노력한 시도는 충분히 읽힌다.
무엇보다 ‘핸썸’의 러닝타임은 94분으로 장편 상업영화 평균에 달하는 120분에 비해 비교적 길지 않아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허나 오프닝부터 감독의 서툰 솜씨가 느껴진다. 한 시간 반이라는 러닝타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있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김 감독의 전작은 ‘죽이고 싶은 남자’(2008) ‘생날선생’(2006)이다.
노미남 역을 맡은 배우 신현준과 미용사 아리 역의 배우 박솔미는 시나리오에 충실해 열심히 연기했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잘하려고 했다는 게 느껴진다. 판단력과 인지력을 일부 잃게 된 상황을 받아들이는 노미남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말 못 할 비밀을 품은 미용사 아리 캐릭터는 나름대로 코믹하고 잔망스럽게 그려졌지만 전반적으로 흥미를 저하한다. 두 배우의 노력이 빛바랠 정도로 내러티브, 카메라 움직임, 조명, 촬영, 연출, 편집면에서 많은 빈틈이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김동욱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신현준과 박솔미의 장점을 얘기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신현준은 셀카를 잘 보내주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평소 셀카를 찍지 않는다”고 말한 신현준이 자신에게는 셀카를 보내줬기에 이같은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감독은 박솔미의 장점에 대해서는 “음…”이라고 잠시 고민하다가 “장점은 많은데…특히 미인이시다”라고 답변을 마쳤다. 
이날 신현준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건 거의 원맨쇼구나’ 싶었다. 장면 하나하나 고민하고 데드 라인을 정하지 않으면 ‘혼자 생쇼했네’ ‘오버(페이스) 했네’라는 얘기를 들을 거 같았다. 그래서 선을 지키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될까. ‘핸썸’의 개봉 후 판단은 관객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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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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