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특종세상’에서 코미디언 이재훈이 아픈 딸을 위해 귀촌한 일상을 공개했다.
7일 방송된 MBN ‘현장르포 특종세상(약칭 특종세상)’에서는 이재훈이 출연했다.
이재훈은 과거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생활사투리’, ‘도레미 트리오’ 코너에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그는 정형돈, 박준형, 정종철 등 인기 코미디언들과 함께 활동하며 사랑받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 홀연히 자취를 감춰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런 이재훈이 한적한 시골의 산골마을 작은 분교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딸 소은 양이 다니는 학교에 학부모이자 일일 교사로 나타난 것. 이재훈은 ‘개그콘서트’를 하던 연기력을 살려 아이들에게 구연 동화를 읽어줬다. 이에 딸 소은 양도 즐거워 하던 것도 잠시, 이내 소은 양이 “가지 마”라며 아빠 이재훈을 붙잡고 울기 시작했다. 이재훈도 어쩔 줄 모르는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실제 이재훈은 딸을 키우며 어떤 부모 못지않게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이재훈은 “소은이가 좀 느리다 보니까 학교도 1년 늦게 보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여기 살 이유도 없다. 소은이 건강을 위해 임실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임실의 한 카페, 이 곳에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이재훈은 자영업을 시작했다. 평일에는 직원도 없었지만 이재훈은 캠핑장 분위기를 내는 인테리어를 직접 정비하며 바쁘게 하루를 보냈다.

3년의 개그맨 활동에서 단 2개 코너에 출연. 2년 연속 최우수 코너상을 받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재훈은 당시에 대해 “CF 들어오고 행사 들어오고, 하루에 5000만원씩 번 적도 있다. 자고 일어나니까 그렇게 된 것 같다”라며 당시 얼떨떨했던 기분을 회상했다.
그랬던 이재훈이 현재 운영 중인 카페는 개그맨이 운영하는 맛집으로 소문나 SNS를 탔다. 그러나 정작 이재훈은 미련 없이 정행진 운영 시간만 운영한 뒤 카페를 닫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는 딸 소은이 아빠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은이는 한여름에도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어릴 때 받은 수술 자국이 아직도 남아있던 것. 이재훈은 “조산을 해서 기관 절개 수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재훈은 “소은이는 정확하게 890g으로 7개월 만에 태어났다”라고 밝혔다. 너무 작아 폐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채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는 것. 심지어 폐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기관절개까지 해야 했다. 이재훈은 “저는 기관절개 정말 하기 싫었다. 그런데 그렇게 안하면 죽는다고 하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진 3년 간의 병원 생활. 온 가족이 병원에서 먹고 자는 시간이 이어졌다.

아내 허문정 씨는 “가장 힘들었을 때가 그때 같다. 그때 처음 봤다. 남편 우는 모습도. 이제 아이 폐가 성숙했는데도 처음에 안 좋았던 건 그대로 갖고 크는 거다”라며 울먹였다. 이에 이재훈은 딸 건강을 위해 매일 줄넘기 등 운동을 시키며 딸의 폐활량과 폐 성숙을 늘리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지극정성으로 딸을 살폈다.
경쟁이 치열한 도시보다 나을 거라 생각해 선택한 귀촌 생활. 이재훈은 매일 아침 직접 딸의 목 상처를 소독하고 스카프를 매줬다. 그는 힘든 상황에도 늘 가족들을 웃게 하기 위해 애썼다. 긴 병원생활로 어린이집, 유치원 모두 제대로 다니지 못한 소은이는 이곳에 와서야 평범한 학교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소은이는 할머니가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며 경연대회를 준비하기도 했다. 다만 이재훈은 여전히 “소은이가 빨리 크긴 했다. 그런데 다른 애들도 같이 올라가니까 그 차이가 걸린다”라고 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살얼음판 걷는 기분”이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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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N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