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최다 '재발견' 배우 같아요". 배우 김희선이 넷플릭스 '블랙의 신부'를 통해 또 한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13일 오전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72에서 새 드라마 '블랙의 신부'(극본 이근영, 연출 김정민)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박훈, 차지연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김희선이 남편의 불륜과 죽음을 겪은 뒤 복수를 위해 블랙의 신부가 되기로 결심하는 서혜승 역을 맡아 타이틀 롤로 활약한다. 여기에 렉스의 블랙 신랑감 이형주 역으로 이현욱, 서혜승의 가정을 파탄낸 우너수 진유희 역에 정유진, 서혜승의 과거 첫사랑 차석진 역에 박훈, 렉스 대표 최유선 역에 차지연이 출연한다.
김희선의 타이틀 롤 활약이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대본을 받은 당시 소감에 대해 김희선은 "오늘 제일 많이 나올 단어가 사랑과 욕망이 아닐까 한다. 사실 결혼정보회사가 많은 나라에 있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만 있는데 사람을 등급을 메긴다는 게 좀 그렇지만 어찌 보면 욕망은 누구나 똑같지 않을까 싶었다. 결혼정보회사라는 게 우리나라에 있다고 알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 소재가 너무 재미있었다. 욕망을 파고드는.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이런 장르는 처음 본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 이걸 봤을 때 시청자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소재나 이런 문화를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캐릭터에 대해 "과거엔 모르고 지나갔던 남편의 억울함을 복수하기 위해 다시 이 악물고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제 성격과 캐릭터가 정반대"라며 "빨리 통쾌한 복수를 하고 싶은데 하나하나 꾸며진 복수가 재미있더라. 차근차근 보여주는 복수가 있다"라고 했다.
실제 김희선은 김정민 감독에게 캐릭터에 대해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라고 새벽에 문자를 보냈을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이에 김정민 감독은 "촬영이 얼마 안 남은 후반부였는데 촬영이 얼마 안 남아서 센치해진 시간이었다. 그때 새벽에 문자를 받고 창밖을 바라보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달려온 것에 대한 고마움, 김희선 씨가 현장에서 배우들의 중심이기도 했지만 스태프들 안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았던 배우 중에 한 명이었다. 저도 그 시간에 피곤했지만 무자를 보고 감동을 받아서 힘도 됐다"라고 밝혔다.

극 중 원수인 것과 달리 실제 배우들의 케미도 돈독했다. 촬영 도중 김희선의 목 건강이 안 좋다. 정유진과 차지연이 약을 먼저 챙겨줄 정도였다고. 이에 정유진은 "저희 촬영할 때 선배님이 목이 안 좋으셨다. 저도 대사를 할 때 목이 아프면 안 좋아서 마침 약이 있었다. 마침 있는 날 드렸다"라고 했다. 차지연은 "노래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 제가 도움을 받은 약이나 사탕 같은 걸 혹시나 도움이 되실까 해서 드렸다"라고 거들었다.
이와 관련 김희선은 "약을 먹으면서 고쳐야 하는 나이가 되다 보니까 후배들이 몸에 좋다는 걸 현욱 씨도 그렇고 다 매일 만날 때마다 약을 주시더라. 정유진은 "너무 잘 챙겨주셨다. 밥도 잘 사주셨다. 저희의 중심이다"라고 김희선을 치켜세웠다.
선굵은 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박훈은 첫사랑 캐릭터를 연기하는 부담감에 대해 "존재 자체가 첫사랑인 김희선 선배님이 계셔서 나쁘지 않게 된 것 같다"라고 평하기도. 또한 차지연은 “제가 카메라 앞에서 너무 긴장해서 옷이 다 젖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김희선 선배님이 워낙 잘 챙겨주셨다. 저한테는 정말 ‘대스타’고 ‘연예인’인데 화면 속에서 보던 분이 너무 잘 챙겨주시고 메시지도 보내주셨다”라며 감격했다.

이렇듯 후배들의 선망이 두터울 만큼 김희선은 1993년 CF로 데뷔한 이래 다양한 작품에서 변신을 거듭하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그런 김희선이 첫 OTT 작품으로 '블랙의 신부'를 선택했다. 이에 김희선은 "넷플릭스 시리즈라고 해서 작업 환경이 딱이 많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넷플릭스와 작업하니 시간에 쫓기지 않는 게 좋았다. 사실 방송 시간이 있으면 제한된 시간에서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파티 장면도 열흘 동안 촬영해야 했는데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추다 보니 하루를 촬영을 못했다. 보통의 여건이면 힘든 상황인데 감독님과 제작사, 넷플릭스의 배려로 인해 배우들이 하루에 동선과 소품을 맞출 시간이 있어서 나머지 9일을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런 게 아무래도 배우들한테는 촉박하지 않은 시간에서 많이 상의하면서 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았던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김희선은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의 새로운 장르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다루는 소재가 결혼이지만 그걸 떠나서 사람들의 마음, 욕망을 조명한다. 한국의 이런 문화로 인해 전 세계에 이런 비슷한 문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부했다.

더불어 "한 24번째 재발견 같다"라고 너스레를 떠는 김희선은 "처음에 '재발견'이라는 기사를 봤을 때는 기분이 나빴다. '이렇게까지 존재감이 없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20년 넘게 '재발견'이라는 말을 들어보니 스물 몇 번째 '재발견' 되다 보니 제가 한국의 최다 '재발견' 배우 같다. 전에 했던 작품과 많이 달랐으면 하는 배우들의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많이 감사하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서혜승이) 아마 제가 제일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 김희선이 가진 욕망도 서혜승에도 대봤는데 저는 서혜승처럼 살기는 어려울 것 같더라. 정말 순수한 여자다. 제 상황에서 서혜승의 상황도 비교해보면서 멋있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공감했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는 비슷한 환경의 엄마의 마음으로서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반대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소화하며 다시 한번 '재발견'을 거듭할 김희선의 변화에 기대감이 쏠린다.
'블랙의 신부'는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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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 /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