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온 가드(김우빈 분)는 로보트 썬더(김대명 분)와 함께 인간의 몸속에 외계행성의 죄수들을 가두고 나오지 못 하도록 관리한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외계행성에서는 죄수들을 지구로 내려보낸 뒤, 인간 머릿속에 가두고 인간의 죽음과 함께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하는 무서운 벌을 내렸다.
가드는 지구에서 사람처럼 살며 외계에서 보낸 죄수들을 순조롭게 진압해왔지만, 죄수 '설계자'가 오면서 질서가 무너지고 사건이 발생한다. 그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인간과 조용히 공생했지만 설계자가 탈옥해 지구와 인간들을 교란시키고자 한 것. 그로 인해 공고히 했던 가드의 관리 체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반란을 주도한 설계자와 죄수 197A는 사람들의 뇌속에 숨겨진 외계인들을 깨우며 신검을 노린다. 그 과정에서 지구는 혼란에 휩싸이고, 2022년과 고려시대를 넘나들 수 있는 포털이 열린다.
한편 1391년 고려 말,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분)과 마법의 물건을 파는 신선 흑설(염정아 분)-청운(조우진 분), 밀본의 리더 자장(김의성 분), 그리고 총을 다루는 여자 이안(김태리 분)은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 가드와 썬더는 고려시대로 자리를 옮겨와 외계인들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최동훈 감독의 7년만의 복귀작 '외계+인'(배급 CJ ENM, 제작 케이퍼필름)은 고려와 현재를 넘나들며 인간과 외계인이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SF 판타지 영화다.


'전우치'(2009)로 한차례 도술과 요괴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그가 이번에는 조선에서 고려로 넘어가 자신만의 한국판 무협물 세계관을 확장했다. 시나리오를 쓰는 데 2년 반을 들였다고 하는데, 쉽게 예상하기 힘든 서사에 목적성을 부여한 그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외계+인'은 시공간을 넘나들지만 오롯이 독특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다. 물 속부터 하늘, 우주까지 옮겨다니며 무한히 배경을 넓혔지만 다양한 캐릭터들의 각양각색 특징이 살아있다.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 등장한 인물 모두가 화합하면서도 따로따로 빛이 난다.


어찌 보면 '외계+인'은 정체불명의 지구 침략자에 맞서 온갖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험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약간의 설명으로 시작한 전반부에서 인물들의 사연과 화려한 액션이 담긴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어릴 때 외계인을 좋아했다는 최동훈 감독의 '덕후력'.
도술과 액션 장르에 친숙한 최 감독이 새롭게 내놓은 '외계+인'은 그만큼의 풍성함으로 이야기를 부풀려 나간다. 2023년 개봉하는 2부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1부는 이달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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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