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치기 도사 맘에 들어"…'외계+인' 류준열 밝힌 #김태리 #무협액션[인터뷰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7.15 13: 16

“최동훈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부담을 주는 분이 아니라서 자유롭게 소통이 됐다. 이야기꾼이다. 개인적으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준열~’이라고 다정하게 불러주시는데, 저는 그럴때마다 제 안에 있는 것을 꺼낼 수 있었다.”
배우 류준열(37)이 최동훈(52) 감독의 신작 ‘외계+인’에서 주인공 도사 무륵으로 분했다.
무륵의 이름 앞에는 ‘얼치기’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이도저도 아닌 중간치라는 점이 류준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류준열은 15일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최동훈 감독님은 저를 캐릭터명인 ‘무륵’으로 부르기보다 ‘준열’이라고 다정하게 불러주셨다”며 “보통 감독님들은 캐릭터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최 감독님은 제 이름으로 불려주셔서 좀 더 저로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이번에 영화 작업이 얼마나 행복한지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외계+인’(감독 최동훈, 제공배급 CJ ENM, 제작 케이퍼필름)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류준열은 얼치기 도사 무륵으로 분해 무협물에 나올 법한 각종 액션을 소화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던 순간을 되짚은 류준열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는 이야기가 신기했고 재미있었다. ‘이걸 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2부를 읽고 나서 ‘아 이런 얘기구나’ 싶더라. 어떤 부분에서 짜릿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했다”고 시나리오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신의 캐릭터 무륵에 대해 “감독님과 얘기할 때 얼치기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대충 느낌은 알고 있었지만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중간의 어딘가라는 의미더라. 그게 참 마음에 들었다. 사람이 완벽할 수 없지만 한없이 부족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모자란 모습이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저는 어딘가 부족하고 채워주고 싶은 캐릭터를 좋아한다. 그래서 무륵이란 이름 또한 일반적이지 않고 그 시대에 있을 거 같은 이름이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캐릭터가 자유분방하고 유쾌해서 좋다.(웃음) 촬영장도 이 영화의 분위기와 유사했다. 현장에도 유쾌함이 그대로 묻어나 좋았다.(웃음)”
무륵은 두 마리의 고양이를 부리는 고려시대 도사인데, 2022년 현재에서 시간의 문을 넘고 건너온 외계인 무리와 신검을 놓고 싸운다. “과거에도 외계인이 있었을 거라고 상상했다”는 류준열은 “관객들이 외계인 영화에 한번쯤 빠지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의 문이 열리고 왔다갔다 한다는 내용은 너무 재미있게 들렸다. 시나리오를 읽기 전부터 호기심이 확 생겼었다. 그래서 아마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관객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줬다.
‘외계+인’은 1부와 2부를 동시에 촬영했고, 13개월간의 촬영을 거쳐 지난 2021년 4월 크랭크업했다. 이에 류준열은 “1년 정도 되는 촬영기간 동안 제가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며 “(다른 작품들은) 짧은 시간 동안 촬영하면서 스태프의 이름도 모르고 지나간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엔 긴 시간 동안 영화를 촬영하면서 저 스스로 주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거 같다. ‘그때 얘기를 좀 더 많이 나눴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회식도 많이 했었는데 촬영 기간에 인원 제한이 있을 때라 다같이 회식을 못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스태프와 영화 얘기, 사는 얘기도 하고 싶었다”고 촬영장과 스태프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김태리(33)와 재회했다. “김태리는 격하게 애정하고 있다. 서로 동료라는 느낌이 드는 친구”라고 말했다. “예전에 영화 ‘돈’을 찍으면서 유지태 선배님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었다. 선배님이 ‘주변에 배우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라. 그러면 너에게 도움이 많이 될 거다’라는 얘기를 하셨다. 배우가 배우 친구를 두면 서로 각자의 작품을 모니터 하며 해주는 얘기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선배님의 말에 저는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김태리와 평소 얘기를 나누며 지내던 와중에 이번에 또 같이 작품을 하니까 서로 의지하며 도움을 받았다. (배우로서보다) 인간적으로 의지가 됐던 거다. 인간이 갖고 있는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의지다. ‘리틀 포레스트’ 때는 둘 다 신인이라 적응하기 바빴고,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니까 지금처럼 그렇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서로 알아서 착착 같이 하게 됐다”고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홍콩 무협물을 두루 섭렵하며 오랜 기간 공들여 액션을 준비해 온 그에게 무륵의 얼굴이 보였다. 이날 ‘특별히 참고한 영화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무협영화는 거의 다 봤다. 수많은 영화를 찾아보면서 고민했다. 감독님이 ‘이런 영화로 가야할 거 같다’고 하시다가 어떤 날은 ‘그걸 잊고 이대로 가자’고 하시기도 했다”고 다양한 무협 액션 영화를 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액션 촬영기를 떠올리며 “출근하면 와이어부터 맸다. 제가 하는 것 말고도 스태프가 줄을 당겨주셔서 함께 하는 호흡과 리듬감이 필요하다. 이심전심이 돼 출발부터 착지까지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와이어액션은 영화 작업과 비슷하다고 본다.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야 무사히 마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와이어는 제가 점프를 뛴다고 해서 높이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스태프와 힘을 합쳐) 중간 어딘가를 찾아야 한다. 제가 워낙 운동을 좋아해서 그냥 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관객들이 보실 최종 장면은 와이어 액션의 마지막 시도가 담긴 것일 거다. 그만큼 호흡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액션을 위해 기계체조까지 배웠다는 그는 “입시생들과 연습을 했다. 그 친구들과 준비하면서 에너지를 받았다. 체조를 하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많은 힘을 받았다. ‘외계+인’은 약 1년 정도 준비했는데 그 시간 동안 머리도 길렀고 날 것의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어 기계체조를 배웠다. 백덤블링, 앞돌기 정도는 가볍게 할 수 있는 정도가 돼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김태리에게 기계체조를 소개했다는 류준열. “당시 김태리가 요즘 뭐하냐고 묻길래 ‘기계체조한다’고 하니 ‘나도 갈래’라고 하더라. 나중에는 기계체조를 배우는 체육관에서 만난 적도 있다. 어느 순간엔 김태리도 늘 체육관에 있었다. 나중엔 체육관 매트에 누워서 책을 보고 있더라.(웃음)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준비를 했다”고 흐뭇한 촬영기를 전했다.
그는 무륵 캐릭터를 위해 약 13개월간 장발을 유지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머리 기를 때 정말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발을 해봤다는 것은) 배우로서 행복한 순간이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유없이 머리카락을 기르면 사람들에게 왜 기른 것인지 설명하기 힘들다. (머리가 길었던 시절) 제가 사진을 보면서 놀랄 정도였다. ‘내 머리가 이렇게 길어?’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 만약에 ‘외계+인’ 3~4부가 나온다면 또 다시 머리를 길러야 하는데 (팬들과 주변 사람들, 기자들이) 저의 기른 머리스타일을 만날 준비가 되셨는지 여쭤보고 싶다.(웃음)”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2019) 이후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외계+인’은 이달 20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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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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