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방송되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연출 김군래/작가 장주연, 이하 ‘이만갑’)에서는 유럽에서 194명의 엘리트가 간첩으로 내몰렸던 동백림 사건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K-문화는 북한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한류 열풍을 의식하기라도 한 듯 북한도 젊은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데. 지난 4월 북한이 6년 만에 예술 영화 ‘하루 낮 하루 밤’을 선보인 것.
영화 속 세련된 연출과 감각적인 편집은 한류를 인식한 북한 영화계의 새로운 시도로 보여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영화에서 리설주를 닮은 신인 여배우의 등장이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 ‘이만갑’에서는 북한 영화계의 세대교체 조짐을 보인 북한 영화의 새로운 변화를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이어 한 시대의 문화·예술을 이끈 유명 엘리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우리에게 시 ‘귀천’으로 유명한 천상병 시인과 세계 현대음악의 5대 거장이라고 불리는 윤이상, 그리고 유럽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던 화가 이응노를 비롯한 예술인과 저명한 교수, 유학생 등 무려 194명의 지식인들이 어느 날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는데. 한순간에 증발한 194명의 대규모 인원은 실종 한 달 뒤에 이름 앞에 ‘간첩’이라는 타이틀을 단 채 신문 헤드라인에서 발견되는데, 이들이 바로 1967년 동백림 간첩단 사건의 용의자들이었던 것.
1960년대 독일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나누어진 분단국이었지만, 유학생들은 동독과 서독을 비교적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는데. 이때 중앙정보부는 동백림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북한대사관과 평양을 드나들며 간첩 활동을 했다고 보고 이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비밀 작전인 이른바 G.K 공작까지 추진한다. 그러나 유럽의 국가와 협조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로 이들을 체포하는 것은 엄연한 외교법 위반이었기에, 결국 외교적 문제로까지 불거지게 되는데. 또한 당시 간첩으로 지목된 194명 중 진짜 간첩죄로 처벌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 이에 이번 방송에서는 왜 중앙정보부는 외교법까지 위반하며 그들을 간첩으로 몰고자 했는지, 간첩으로 몰려 다시는 고국 땅을 밟지 못한 194명의 지식인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날 오후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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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만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