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선이 30년 연기 경력 발언에 발끈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크레스트72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블랙의 신부'(극본 이근영, 연출 김정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희선, 이현욱, 정유진, 박훈, 차지연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블랙의 신부'는 사랑이 아닌 조건을 거래하는 상류층 결혼정보회사 '렉스'에서 펼쳐지는 복수와 욕망의 스캔들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김희선이 남편의 불륜과 죽음을 겪은 뒤 복수를 위해 블랙의 신부가 되기로 결심하는 서혜승 역을 맡아 타이틀 롤로 활약한다.

1993년 CF로 데뷔한 그는 다양한 작품에서 변신을 거듭하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어느새 연기를 시작한 지 30년, 한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배우 자리에 올랐다.
김희선은 이 같은 질문이 나오자 민망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연신 손을 저으며 어쩔 줄 몰라 하니 진행을 맡은 박경림이 “그냥 오랜 시간 함께 하셨을 정도로 (하자)”고 상황을 정리했다.


그는 “20번째 재발견되는 비결은 뭐냐”는 질문에 “스물 몇 번째 재발견이 됐다. 처음에 '재발견'이라는 기사를 봤을 때는 기분이 나빴다. '이렇게까지 존재감이 없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20년 넘게 '재발견'이라는 말을 들어보니 제가 한국의 최다 '재발견' 배우 같다. 전에 했던 작품과 많이 달랐으면 하는 배우들의 욕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많이 감사하다"라고 했다.

첫 OTT 시리즈 도전에 대해선 "넷플릭스 시리즈라고 해서 작업 환경이 딱이 많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넷플릭스와 작업하니 시간에 쫓기지 않는 게 좋았다. 사실 방송 시간이 있으면 제한된 시간에서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파티 장면도 열흘 동안 촬영해야 했는데 배우들끼리 호흡을 맞추다 보니 하루를 촬영을 못했다. 보통의 여건이면 힘든 상황인데 감독님과 제작사, 넷플릭스의 배려로 인해 배우들이 하루에 동선과 소품을 맞출 시간이 있어서 나머지 9일을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런 게 아무래도 배우들한테는 촉박하지 않은 시간에서 많이 상의하면서 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았던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의 새로운 장르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다루는 소재가 결혼이지만 그걸 떠나서 사람들의 마음, 욕망을 조명한다. 한국의 이런 문화로 인해 전 세계에 이런 비슷한 문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부했다.


김희선은 "(서혜승이) 아마 제가 제일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 김희선이 가진 욕망도 서혜승에도 대봤는데 저는 서혜승처럼 살기는 어려울 것 같더라. 정말 순수한 여자다. 제 상황에서 서혜승의 상황도 비교해보면서 멋있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공감했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는 비슷한 환경의 엄마의 마음으로서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반대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소화하며 다시 한번 '재발견'을 거듭할 김희선의 도전, 기대해봐도 좋을 듯싶다. /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