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팔아 흥행? 욕 먹어"..'한산' 김한민 감독→박해일, 국뽕 넘은 진정성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2.07.19 17: 45

'명량' 이후 8년 만에 '한산'으로 돌아온 김한민 감독과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박해일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끝냈다.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한민 감독, 배우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박지환, 조재윤 등이 참석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2014년 개봉해 176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1위에 오른 '명량'을 잇는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명량: 회오리 바다',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3부작을 직접 기획한 김한민 감독은 "'명량'이 2014년 8월에 개봉했는데 '한산'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일단 명량에는 바다에 실제로 배를 띄웠다"며 "그런데 '한산'은 바다에 배를 전혀 띄우지 않았다. 그만큼 노하우도 쌓였고, 기술도 발전했다. 그리고 좀 더 통제된 환경이 필요했다. 안 그러면 학익진, 바다 위에 성을 쌓는 부분을 실제 구현하기 힘들다. 그래도 '명량'의 초석이 있어서 '한산'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실내 스튜디오에 크로마키를 설치하고 바다에서 활약하는 부분을 거의 다 찍었다. 오픈 세트와 사극 세트를 만들어서 촬영했다. 사극 영화 중에 익숙한 장소는 거의 안 보일 거다. 그렇게 두 장소에서 영화를 완성했다. 코로나 시국에 그런 환경이 더욱 절실했고, 그래서 무사히 촬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한민 감독은 "흥행은 '명량'이 워낙 기대하지 않았던 흥행이었고, 거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시대적으로 봤을 때 개봉 두 달전 세월호 참사가 있었다"며 "그 비슷한 해역에서 벌어진 참사였기 때문에 그곳에서 민초들과 백성들이 배를 구하는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위안과 위로가 된 것 같다. 사회적 함의를 영화가 담아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영화를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한산'은 조선이 끝장날 수 있었던 시기에 이순신이 홀로 고전분투하면서 가장 혁신적인 무기인 거북선까지 등장한다. 당시 세계사적으로 완벽한 진법을 구사했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이런 영화를 우리가 같이 이 시점에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가지면 어떨가, 용기와 무한한 자긍심이 남을 것 같다. '한산'의 의미를 그렇게 두고 있다"고 했다.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박해일은 "나도 오늘 CG가 거의 99.99%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 감독님께서 마지막으로 손 볼 시간이 얼마 안 남으신 것 같은데, 놀라웠다"며 "전투신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고 사운드도 너무나 훌륭했다. 우리가 오픈세트와 실내 평창 스케이트장에서 촬영을 했는데, 현장 생각이 많이 났다. 한산해전이 실제 여름에 전투가 벌어졌고, 감독님 또한 한산해전이 벌어진 시기와 비슷하게 크랭크인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여름에 모든 배우가 갑옷을 입고 땀을 엄청 흘리면서 그 무게를 견디며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이 결과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지만 정말 우리 배우들이 후회없는 연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공을 돌렸다.
일본 장수 와키자카를 맡은 변요한은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이 자리를 빌려 김한민 감독님께 너무 고생하셨다 말씀드리고 싶다. 여러 선배님들 동료들 너무 고생해서 감사한 생각이 든다, 스태프 노고도 생각이 난다. 영화 보면서 현장 생각이 많이 났다"며 "박해일 선배님과 촬영 현장보다 횟집에서 많이 만났다. 현장에선 뵙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박해일은 "수군이니까"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변요한은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했는데 "감독님께서 (박해일 선배님의) 이미지 트레이닝도 시켜주셔서 선배님과 같이 있지 않았지만 같이 있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었다"며 "일본어 연기는 나보다 일본어 선생님이 더 고생하셨다. 일본에 검수도 받으면서 나한테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고 했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한민 감독은 자칫 국뽕 영화가 될 수도 있는 점에 대해 "난 대중 상업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장르적인 어떤 룰을 지키면서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장르라는 게 영화사 100년 동안 이어오면서 쌓였고 대중들도 좋아한다"며 "미국의 어떤 서부 장르 영화와 다르게 한국 영화는 다른 지점이 있다. 그게 어떤 메시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그 울림이 있는, 감흥이 있을 수 있는, 울림이 있을 수 있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 이게 같이 장르와 결합되면 큰 힘이 발휘된다. 그런 대표적인 작품이 '명량'과 '최종병기 활'이다. 그렇게 '한산'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노력에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좀 빗대서 얘기하자면 성실함과 어떤 집중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공경이 있고, 마지막에 거짓됨 없이 정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순신의 정신을 그대로 영화 속에 녹여내면 좋을 것 같더라. 스킬적인 것은 서구적 장르의 법칙을 따르고, 한국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같이 결합하면 그건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뭉뚱그려서 한마디로 '진정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진정성 넘어서 국뽕으로 치부가 될 수도 있지만, 이해를 받든 국뽕 넘어의 국뽕, 뭔가 다른 국뽕이라는 표현으로 이해를 받든, 그런식으로 달리 이해를 해주면 좋겠다. 이순신을 팔아서 흥행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러다간 욕 먹는다. 뻔한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을 경계한다. 아무쪼록 그런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연출하며 가졌던 마음 가짐을 털어놨다.
한편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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