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구멍無"…'외계+인' 최동훈 감독, 시간의 방향성을 바꾸다(종합)[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7.21 10: 53

 최동훈 감독이 전작 ‘암살’(2015)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영화 ‘외계+인’은 현재와 고려시대가 동일선상에 놓여있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판타지 SF 액션영화다.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흘러간다는 시간의 방향성에서 벗어나 여러 시대가 한꺼번에 공존한다는 상상을 발휘한 것이다.
‘외계+인’(감독 최동훈, 제공배급 CJ ENM, 제작 케이퍼필름)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의 상대성을 극대화해 영화적인 방식으로 고찰해왔다. ‘외계+인’은 외계 행성에 살던 가드(김우빈 분)가 지구에 안착,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외계 죄수들을 인간의 뇌속에 관리하며 살아간다는 독특한 발상을 해냈다. 포털을 통과해 현재에서 고려 때로 이동하는 모습을 그려 시간의 진행 방향에 대해 고찰한 것.
이는 할리우드표 SF 판타지 영화에서 여러 번 봐왔던 소재인데, 최동훈 감독이 한국적인 정서와 자신만의 상상력을 가미해 한국판 SF 액션 장르라는 고유한 영역을 창조해냈다.
최 감독은 전작 ‘전우치’(2009)에서는 조선과 현재를 넘나드는 도사, 신선들이 피리를 놓고 요괴들과 갈등한다는 이야기를 풀어냈던 바. 그런 점에서 ‘외계+인’은 ‘전우치’ 속 소재 및 캐릭터적인 측면에서 대칭을 이루면서도 한 단계 확장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에는 우주로 사이즈를 키워 상상의 지도를 완성한 것이다.
최동훈 감독은 나와 다른 타인, 외계인, 나아가 과거의 나까지 인간이 새로운 차원에 사는 이방인을 직접 마주보게 함으로써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넘어 공존을 모색하도록 도모했다.
실제로 우리 인간이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은 기본적으로 상대적이지만, 그 존재의 가벼움과 시간의 유한성은 절대적이다. 주마등의 체험을 통해 순간을 몇십 년처럼 느낄 수 있고, 잠깐의 회상을 통해 몇십 년의 과거를 한 순간에 집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지배와 조작을 꿈꾼 ‘외계+인’은 비현실적인 환상의 세계를 스크린 안에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컴퓨터 그래픽 및 비주얼 이펙트 등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시간 역행을 그럴 듯하게 그려낸 것.
물론 이 영화를 142분간 보면서 보여줄 게 많은 다층적 스토리 텔링에 잠시 길을 잃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무엇보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등의 배우들이 호연을 펼쳐 연기 구멍이 없다. 최동훈 감독이 이들과 함께 낯선 우주 저편부터 고려시대까지 시공간을 넘나든 이야기의 세계를 온전히 담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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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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