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박해일이 최민식과의 비교 질문에 "따라갈 역량이 안 된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2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주연 배우 박해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빅스톤픽쳐스)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다.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며, 최민식의 '명량: 회오리 바다', 박해일의 '한산: 용의 출현', 김윤석의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어진다. 앞서 '명량'은 2014년 8월 개봉해 1761만이라는 경이적인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명량'의 후속작이자 프리퀄인 '한산'은 '명량'보다 5년 빠른 시기를 다루면서 40대 후반의 젊은 이순신 장군이 등장한다. 최민식이 용장(勇將: 용렬한 장수)이었다면, 박해일은 전쟁 초기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의 면모를 보여준다.
박해일은 "김한민 감독님이 '네가 이순신 장군을 해봤으면 좋겠어'라고 제안 했을 때 '정말 제가요? 제가 왜요?'라고 까지 얘기했다. '제가 장군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진심으로 역으로 물어봤다. 그건 사실이다. 그 의아함과 당황스러움과 질문을 갖게 된 소중한 시간이 지금에 와서는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좋은 고민을 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출연 제안을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장군감입니까?'라는 내 말에 감독님이 '네가 최민식 선배 같은 장군감은 아니다'라고 하시더라. 내가 '그럼 어쩌라고요'라고 했다.(웃음) 감독님이 웃으시면서 '최민식 선배같은 용맹스러운 용장은 아니지만 '한산'의 이순신은 지혜롭고 주도면밀하게 젼략을 짜서 수군들과 승리의 쾌감을 보여주는 지혜로운 장수, 덕장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한테 제안을 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라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최민식의 이순신과 박해일의 이순신의 차별점에 대해 "최민식 선배님과 비교하면 처음부터 아예 다른 기질의 사람이라고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지 않으면 '명량'의 최민식 선배님을 따라가고 싶었지만 그럴 역량이 안 된다. 이건 명확하다. 다른 기질의 속성이 있다"며 "그래서 감독님이 작품을 처음 하자고 했을 때, 내가 가장 고심했던 부분도 그 부분이었다. 제일 차분한 방식으로 이 캐릭터를 잡아가자, 보여주자, 그게 시작이었다"고 했다.
이어 "차분하되 이 맡은 역할 안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하나의 표정, 하나의 눈빛, 정중동의 자세 등 이런 것들이 많은 장면에서 할애된다. '한산'은 시작부터 절대 부러지지 않을 1대다수의 그런 콘셉트로 '원오브뎀'처럼, 그런 콘셉트로 물 위에서든 배 위에서든 그 인물 존재가 처음부터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명량'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우리 영화의 매력이고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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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