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용의 출현' 박해일 "이순신 연기할수록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2.07.21 11: 31

박해일이 성웅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면서 느낀 부담감을 털어놨다.
2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주연 배우 박해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빅스톤픽쳐스)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다. 김한민 감독이 기획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며, 최민식의 '명량: 회오리 바다', 박해일의 '한산: 용의 출현', 김윤석의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어진다. 앞서 '명량'은 2014년 8월 개봉해 1761만이라는 경이적인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명량'의 후속작이자 프리퀄인 '한산'은 '명량'보다 5년 빠른 시기를 다루면서 40대 후반의 젊은 이순신 장군이 등장한다. 최민식이 용장(勇將: 용렬한 장수)이었다면, 박해일은 전쟁 초기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의 면모를 보여준다.
박해일은 "'한산'을 만들 때 '명량'에서 소스를 가져왔고, '한산'도 명량이 없었다면 힘들 것"이라며 "다시 말하면 우리도 혜택을 누리는 게 아니었나 싶다. '명량' 때는 최민식 선배님이 바다에 배를 띄워서 먼 바다는 아니지만 촬영 가능한 바다로 나갔다. 배를 한번 띄우면 나올 수가 없었다. 생리적인 현상도 있고, 식사도 하셔야 되고,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있을 텐데 그런 걸 생각해보면 '명량'에서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가 정말 고생 많이 하신 것 같다. 촬영하면서 그 생각이 들더라. 배가 흔들리고, 옆에 있는 촬영 팀의 배도 흔들리고 감독님이 효율적이지 않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성웅 이순신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는 박해일은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처음부터 흥행적인 측면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정말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그 부담이 뭔지 잡히지도 않고, 그 기분부터 떨쳐내려고 했다. 그래야 구체적으로 촬영 현장에서 한컷 한컷 찍어나갈 수 있을 것 같더라. 그 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최민식 선배님이 '명량' 때 '얼굴이라도 보고 촬영할 수 있다면..' 그 얘기를 하셨는데, 흠결도 없는 분이고,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내가 초라해져만 갔다. 배우로서 연기를 해야하는데, 그 간극을 좁히고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도 모르겠더라"며 "김한민 감독님이 날 앉혀 놓고, 몇 시간동안 역사 선생님 같이 도움 될만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머릿 속으론 도움이 되더라도 내가 움직일 만한 동력은 안 됐다"고 고백했다.
박해일은 "이순신 장군님이 수양을 많이 쌓은 군자이자 도인 같은 부분이 있다. 그 얘기를 듣고 '마음수양부터 하자'고 생각했다. 동네 절을 찾아가서 스님의 염불 소리를 듣고, 풍경 소리도 들었다. 마음 수양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며 "촬영 들어가서도 숙소에 있을 때 최대한 자세를 똑바로 하고, 마음 자세를 항상 매번 놓치지 않았다. 일정 시간을 그렇게 혼자 있을 때 그렇게 보냈다. 그 어떤 작품보다 마음을 좀 많이 비워내려고 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한 시야가 좁아지는 욕심들이 생기더라.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며 작품에 임한 남다른 태도를 드러냈다.
한편 '한산: 용의 출현'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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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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