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최동훈 감독의 빛나는 도전정신…美쳤네(종합) [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7.22 18: 50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를 완전히 물리치지 못한 엔데믹 시대에 전격 극장 개봉을 결정한 한국영화 ‘외계+인’은 최동훈 감독의 도전정신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현실의 모방과 재현이라는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최동훈 감독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범죄 장르를 또다시 내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반대로 걸어 들어가 판타지 SF 장르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또 한번의 성공을 위해 누군가를 모방하거나 자기 복제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익숙한 장르에서 방향을 틀었다. 충무로에서 아직까지 익숙하지 않고 쉽게 이해하기 힘든 판타지 SF 액션 영화를 만든 예술인의 창작 정신은 이에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최 감독은 인기가 검증된 원작소설 및 웹툰이 없는 새하얀 도화지 상태에서 현재 2022년과 고려 말을 넘나드는 ‘외계+인’의 방대한 세계관을 창조해냈다.
‘외계+인’(배급 CJ ENM, 제작 케이퍼필름)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동훈 감독이 각본 쓰기부터 후반작업까지 오롯이 5년을 들여 완성했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까지 겹쳐 전작 ‘암살’(2015) 이후 7년 만에 신작을 내놓은 이유다.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중간중간 수정한 게 아니라,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처음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다”고 쉽지 않았던 집필 과정을 전했다. 무려 8번 만에 완성했다고 하니, 미개척 상태에서 그간의 내공을 발휘해 새로운 세상을 만든 셈이다.
‘외계+인’은 한국형, 아니 최동훈표 SF판타지 액션 영화다. 판타지란 무릇, 실재하지 않지만 우리의 꿈과 무의식 속에 그럴듯하게 자리잡고 있는 세계를 말한다. 영화 ‘외계+인’에서 외계행성의 죄수들을 인간의 뇌 속에 가뒀다는 발상은 그간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소재라는 점에서 최동훈 감독만의 상상력이 빛난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어떤 영화를 틀에 가두고 싶지 않다. 관객들은 극장에 들어오면 천재가 되고, 뭐든지 이해할 수 있는 자세가 열려 있다. 영화를 만드는 건 제 꿈이지만 관객들과 같이 소통하는 것이고 한국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리얼리즘이 살아있던 전작 ‘암살’에서 180도 벗어나 판타지를 극대화한 ‘외계+인’은 영화적 욕망이 가장 잘 발현된 장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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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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