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가 '밀양' 이후 다시 만난 전도연을 향해 극찬했다.
27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화 '비상선언' 주연 배우 송강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MAGNUM 9, 공동제작 ㈜씨제스엔터테인먼트·씨네주(유))은 28000피트 상공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아한 세계'(2007), '관상'(2013), '더 킹'(2017) 한재림 감독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캐스팅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또, '비상선언'은 지난해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예술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엄선해 초청하는 대표 섹션 중 하나인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주연 배우들과 감독이 레드카펫을 밟은 바 있다.
송강호는 극 중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로 분해 열연했고, 한재림 감독과는 '관상' 이후 9년 만에 재회해 호흡을 맞췄다. 앞서 송강호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브로커'로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큰 영예를 안기도 했다.
송강호는 "비행기를 배경으로 한 재난영화인데, 비행기가 특수하다고 생각했다. 배, 기차 같은 경우는 어찌됐건 중간에 역이나 항구에 잠시라도 정박할 수 있지만 비행기는 어떠한 경우도 접촉을 못하는 상태"라며 "지상에 있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심적인 딜레마, 너무 구하고 싶은데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분명히 있다. 이 딜레마에 빠져 있는 인호를 중심으로 지상의 사람들의 딜레마를 제일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이걸 너무 슬프게만, 혹은 감정적으로만 표현해도 안 되고, 너무 이성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도 안 된다고 느꼈다. 어떻게 적절하게 표현하느냐를 중점적으로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지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역할을 맡아 비행기를 타지 않았던 송강호는 "처음에는 비행기를 한 번 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찍는 걸 너무너무 보고 싶었고, 이병헌 씨한테 '너 부럽다. 밖에 한 번도 안 나오고 끝날 때까지 세트장에서 찍으니까 좋겠다'라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한 번 가서 촬영 기계를 보니까 공포스럽더라. '지상에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느꼈다.(웃음) 나도 나름 지상에서 고생했다"며 "추격전도 하고 비도 많이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는 타기 싫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전도연과 '밀양' 이후 15년 만에 다시 만난 송강호는 "전도연은 최고의 한국 여배우다. '비상선언'이 아니라 다른 작품을 봐도 연기에 본인의 철학이 담겨 있다. '밀양'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연기에 앞서서 어떤 인물에 대한 깊이와 철학은 굉장히 깊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늘 좋게 보는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전도연은 국토부 장관 숙희를 연기했고, 분량이 크진 않지만 짧게 등장해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는 "이번 '비상선언'에서는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아서 깊이 있게 다룬 인물은 아니었다. 국토부 장관에 대한 포맷 자체가 능동적인 인물이라기보단 묵묵히 지켜보는 포맷이었다"며 "다른 작품에 비해서 비중이 적어서 전도연 씨의 폭발적인 연기를 감상하진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 장관으로서 가지는 적절한 선을 찾아서 훌륭하게 연기했다고 생각한다"며 극찬했다.
한편 '비상선언'은 오는 8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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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