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이수영이 9세라는 어린나이에 부모를 여읜 아픔을 고백, 오은영이 "전쟁 고아처럼 살았다"고 하자 참았던 눈물을 흘려 지켜보는 이들까지 먹먹하게 했다.
29일 방송된 채널 A 예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가수 이수영이 출연했다.
이날 게스트에 대해 패널들은 "여자 발라드가수 최초 골든 디스크 대상 수상했다, 축복받은 코창력"이라며 소개, 바로 데뷔 24년차 가수 이수영이었다. 이수영은 등장하자마자 인사를 나누며 눈가가 촉촉해졌다.시작부터 눈시울을 붉힌 이수영은 "갱년기인가보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수영의 멘털 테스트를 알아보기로 했다. 평소 베개를 끌어안고 포옹하는 자세로 잔다는 이수영에 대해 박나래는 "주의 집중력을 키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다소 가볍고 부산스러운 행동에 사람들이 피곤해하며 중요한 일에 충동성을 줄이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이에 이수영은 "전혀 안 맞는다, 단 한 번도 산만하단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며 신빙성없는 심리테스트에 웃음을 안겼다.
이어 무려 13년 만에 '내돈내발' 컴백이라고 소개, 조금 특별한 컴백이라고 했다. 이수영은 "5년 동안 소속사 대표님과 적금으로 만든 앨범"이라며 일명 앨범적금이라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수영은 "도움을 받아 제작이 아닌 오롯이 나의 색을 담은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이번 앨범에 대한 각별함을 전했다.그 만큼 긴 시간동안 정성이 들어간 앨범. 이수영도 만감이 교차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수영의 고민을 물었다. 이수영은 "가수인게 사실은 힘들다"며 "단 한번도 내 무대가 좋았다고 느낀 적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다"며 충격적인 속마음을 전했다. 무대에서 숨이 안 쉬어진다고. 이수영에게 무대를 어떻게 오르는지 묻자 이수영은 "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 노래했다 요즘도 안정제 없이 무대를 오르지 못 한다"며 "간절히 기도하며 무대를 올라, 그래도 자꾸 자신감이 하락한다"고 했다.
노래할 때 진정제 복용이 문제가 되는지 묻자 이수영은 "조절이 안 될 때가 있어, 발성하는 근육이 성대 발성에 장애가 생긴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할 땐 숨기는 것이 가능하지만 노래할 땐 성대 조절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색으로 표현이 되면 그 무대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 특히 이수영은 "어김없이 악플이 올라온다"며 덧붙여 안타깝게 했다.
이어 응급실 얘기가 나오자 이수영은 "응급실가면 아무 문제 없다"며 "어느날 갑작스럽게 공황발작이 났고 응급실 갔는데 검사결과 아무 이상이 없어, 수액을 맞자 더 죽을 것 같아, 다 못 맞고 뛰쳐나왔다"며 당시 공황발작인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스스로 공황발작인지 알수 있는 방법을 물었고, 체크 리스트로 증상을 알아봤다. 이수영은 리스트에 다 해당된다고 했고, 가장 와닿는 것에 대해선 "숨이 안 쉬어진다, 화병인가 싶기도 할 정도"라며 항상 답답함을 느끼고 산다고 했다. 더군다나 가수가 호흡이 중요한 만큼 신경쓰이는 모습. 이수영은 "공황발작이 오면 마음대로 호흡이 안 돼,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 치료를 받아도 잘 되지 않는다"며 힘들다고 했다.
또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 시즌2'를 언급, "노래를 시작하려는 순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아, 아무런 기억없이 끝났다"며 "그 영상을 절대 못 봐, 목소리가 다 흔들렸다"며 의무감으로 무대를 버텼던 기억을 떠올렸다.
10년 전 그 무대를 함께 마주하게 됐다. 당시 영상 속 이수영은 노래가 시작되지마자 눈을 질끈 감았다.
이수영은 영상을 보며 "공황발작이 왔다"며 당시 영상을 쳐다보기 힘든 모습을 보였다. 영상 속 이수영은 불안함이 그대로 느껴진 모습. 손까지 심하게 흔들렸다. 피아노를 손으로 잡으며 의지하기도 했다. 해당 무대를 처음 봤다는 이수영은 사람들이 이해를 해줄까?(싶었다)"며 그만큼 관객의 평가가 무서웠던 모습을 보였다.

오은영은 "꼭 무대가 아닌, 타인 앞에서 무언가 수행할 때 긴장과 불안이 높아지며 다양한 반응이 나타난다"며 다양한 불안반응이 나온다고 했다. 이수영처럼 쓰리절 것 같거나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이라고. 이수영이 불안하지 않는 상태를 묻자 이수영은 "꾀꼬리인데 나만 안다"며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오은영은 무대 공포증을 느끼는 이수영도 수행불안을 느끼는 것이라며 "무대를 떠나면 편안한 사람이 있는 반면 평상시에도 불안과 긴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수영이 인생에서 겪은 위기감과 어려움에 대해 물었다. 이수영은 "아무래도 어린 나이(9세)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며 "항상 어린 동생들 밥을 챙겨, 막내는 등에 들쳐업고 방을 닦았던 기억도 있다"고 했다.

이수영의 얘기를 가만히 듣던 오은영은 "전쟁고아처럼 살아오셨다"고 하자 이수영은 결국 눈물,살아남은 것 자체가 죄책감이 되어버린 삶이었을 이수영의 마음을 공감했다. 오은영은 "내가 이렇게 편안해도 되나, 죄를 짓는 느낌이 되는 것"이라며 "가수로서 성공한 후에도 부적절한 죄책감으로 스스로를 혹독하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오은영은 "그 내면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오은영은 임신했을 당시가 가장 행복했다는 이수영에게 "임신하고나서야 편안히 쉬어도 되는 시간을 당연하다고 정당하다고 느끼며 비로소 스스로에게 휴식을 준 것 같다"고 하자 이수영은 눈물을 흘려 먹먹하게 했다. /ssu08185@osen.co.kr
[사진]‘오은영의 금쪽 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