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인공위성’의 송호준 작가가 ‘압축하지마, 세계대회’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지난달 22일 송호준 작가의 '압축하지마, 세계대회 (Don’t Compress Me, World Competition)'의 시작을 알리는 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압축하지마, 세계대회’는 2015년 부터 독일, 스위스, 인도 등 전세계에서 진행해온 ‘압축하지마’ 작업의 세계대회 버전이다. '압축하지마'는 동영상 압축 알고리즘에 나의 존재가 쉽게 압축 당하지 않도록 10초 동안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해 랜덤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퍼포먼스 참여 작업으로, 이번 세계대회 버전에서는 참가자들 중 가장 압축이 덜 된 (압축 후 파일 크기가 가장 큰) 최종 우승자가 1 비트코인의 상금을 받게 된다.
'압축하지마, 세계대회'는 인간, 사물, 서비스 등 모든 것들이 선택된 데이터 형태로 저장되어 미래를 조작하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으로 활용되는 현대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유머와 철학이 담겨있는 작업이다.
‘압축하지마 세계대회’는 송호준 작가가 시작한 프로젝트다. 송호준 작가는 '방사능 보석',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 '100년에 한번 깜박이는 LED' 등과 같은 불합리한 장치들을 만들거나 '오픈소스인공위성 프로젝트'처럼 적당히 기능하는 조직을 만들어 친숙하면서도 모호한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들을 해왔다. 2013년에는 카작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렸다. 최근에는 '압축하지마', 'On Off Everything' 등의 작업을 통하여 인공지능, 복잡계, 블록체인 등과 같은 과학기술들로 대표되는 불확실성과 탈중심화 시대에서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에 대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관객 참여를 통해 우연의 발견을 추구하며 확률 에서 벗어나 각자 고유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는 가장 압축되지 않은 사람이 우승하는 대회 형식으로 진행되며 최대한 랜덤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자기만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사람으로 그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인식하도록 기획되었다.
참여자들은 10초라는 짧은 시간에 최대한 반복하지 않으면서 많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수행하며 우리가 창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반복적이며 과거의 경험에 바탕을 둔 무의식적인 의식에 의존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대회를 관람하는 이들에게도 소위 ‘트렌디’한 데이터 범주에 들지 않는 고유한 존재로서 특정 사조 혹은 경향을 따르지 않고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확장된 사유의 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2년 서울을 시작으로 미국, 아르헨티나, 스페인, 네덜란드, 인도, 영국, 독일, 스위스 등을 순회하며 각 나라별 우승자 1명을 선정(상금 1 ETH)하고, 마지막으로 서울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최종 우승자는 1 BTC 을 받게 된다. 모든 대회는 지속적으로 창작자를 지원하고 있는 NFT Mania와 러쉬(RUSH) 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이번 서울에서의 대회는 지난 22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마더 미디어(MOTHER Media)의 장소 협찬으로 한남동 마더 오프라인MOTHER Offline)에서 열렸다. 이날 대회를 시작으로 최종 우승자가 나올 때까지 대회가 이어질 예정이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