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가 ‘안나’를 일방적으로 6부작으로 편집했다는 이주영 감독의 주장에 대해 편집 감독에 이어 촬영, 조명, 그립, 편집, 사운드를 담당한 스태프들도 동참했다.
4일 ‘안나’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 측은 “오늘 ‘안나’ 스태프 6인(이의태·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사운드)은 이주영 감독의 문제제기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나’ 스태프 6인은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 받지 못했고,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 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됐다.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고, 저희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최소한의 예의로 6부작 ‘안나’에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명(박주강의 경우 공개된 6부작 ‘안나’ 크레딧에 이름이 삭제되어 있고, 다른 녹음실의 이름이 올라감)의 이름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스태프들은 “저희의 퀄리티와 다른, 저희와 다른 능력에 의한, 저희가 알지 못했던 결과물에 저희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례”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쿠팡플레이에서 최초 공개된 ‘안나’는 6부작(회당 45~63분)으로 되어 있으나, (제가) 최종 제출한 마스터 파일은 본래 8부작(회당 45~61분)이다.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에서 일방적으로 편집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플레이 측은 “쿠팡플레이는 ‘안나’의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 일선 현장의 이주영 감독(이하 감독)과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왔다. 하지만 감독의 편집 방향은 당초 쿠팡플레이, 감독, 제작사(컨텐츠맵) 간에 상호 협의된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며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밝혔다.
특히 쿠팡플레이 측은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8월 중 총 8부작의 ‘안나’ 감독판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하 ‘안나’ 스태프 6인의 입장문
안녕하세요. 저희는 쿠팡플레이 <안나>의 스태프 이의태/정희성(촬영), 이재욱(조명), 박범준(그립), 김정훈(편집), 박주강(사운드)입니다.
저희는 쿠팡플레이 측의 일방적인 <안나> 편집에 대한 이주영 감독의 문제 제기를 지지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작품을 연출한 감독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영화든 드라마든, 모든 영상 작품은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집니다. 하나의 씬과 시퀀스를 구성하기 위하여 감독과 스태프들은 밤낮 없이 생각하고, 회의하고, 찍고, 찍고, 다시 찍습니다. 하나의 컷을 촬영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들여 카메라 동선을 고민하고 조명을 설치하고 옮기고 테스트 촬영을 진행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극본에 담긴 작가의 주제의식과 감독의 연출 의도를 구현하고자 하는 모든 스탭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민과 헌신입니다. 감독이라고 하여 자기 맘대로 영상물을 촬영하지 않고,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자신의 연출 의도를 설명하고 설득하여 이해를 얻어내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저희가 경험한 영상물 제작 과정입니다. 하나의 영상물 안에는 스태프 각자가 오랜 세월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작품에 대한 애정과 창작 의도에 대한 존중이 녹아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고 저희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편집감독이 하지 않은 편집, 감독의 최종본에서도 살아있었으나 공개된 <안나>에서는 수없이 잘려나간 컷들, 촬영팀이 공들여 계획한 원 테이크 씬이 앞뒤로 잘려나가고 제자리를 잃고 여기저기에 멋대로 붙여 있었던 컷들, 촬영과 조명감독이 확인하지 않은 수많은 색보정(DI) 컷들, 일방적으로 녹음실을 바꾸고 사운드 크레딧에서 내 이름을 뺐으면서 정작 내가 한 사운드 작업물이 내가 하지 않은 것과 뒤섞여 남아 있는 것을 볼 때의 그 당혹스러움...
감독의 창작 의도 뿐만 아니라 저희의 혼신을 다한 노력도 쿠팡플레이에 의해 잘려나갔습니다. 그러나 스태프들의 영화 수상 이력은 마케팅에 계속 사용되었습니다.
이것이 쿠팡플레이가 말하는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분명하게 요구합니다.
이주영 감독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최소한의 예의로 6부작 <안나>에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도 내려주십시오.
저희의 퀄리티와 다른, 저희와 다른 능력에 의한, 저희가 알지 못했던 결과물에 저희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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