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우, '달뜨강'→'징크스의 연인'으로 잡은 '행운'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2.08.05 12: 26

배우 ‘본캐’로 돌아온 나인우는 ‘1박2일’의 막내 나인우와는 확실히 달랐다. ‘1박2일’에선 형들만 바라보는 ‘형광팬’, 지치지 않는 체력의 ‘인우자이저’, 대형견을 닮은 멍뭉미 넘치는 ‘나트리버’, 김종민의 잘생긴 버전인 ‘용감한 바보’는 없었다. 주목 받기 시작한 ‘철인왕후’부터 갑작스런 주연의 하차로 투입돼 진짜보다도 더 진짜 같았던 ‘달이 뜨는 강’, 그리고 판타지 로맨스를 다룬 ‘징크스의 연인’까지. 나인우는 엉뚱한 면이 있긴 하지만 자신만의 소신과 주관이 뚜렷한 29살 청년이었다.
나인우가 KBS2 수목드라마 ‘징크스의 연인’(극본 장윤미, 연출 윤상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징크스의 연인’은 불행한 자신의 삶을 숙명으로 여기고 순응하며 사는 한 인간 남자와 저주를 풀기 위해 미지의 세상 밖으로 뛰어든 여신이 잔혹한 운명을 뛰어넘으며 펼치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드라마환 작품으로, 가난하고 재수 옴 붙은 남자가 재벌가에서 숨겨둔 행운의 여신을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며 이제껏 보지 못한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나인우는 극중 서동시장의 생선 장수이자 특별한 징크스를 지닌 공수광 역을 맡았다. 공수광은 슬비(서현)를 만난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캐릭터다. 서동시장의 생선 장수이자 불운의 아이콘 고명성이자 공수광이라는 캐릭터로 안방을 ‘수광 홀릭’으로 만든 나인우는 연기력부터 비주얼까지 화수분 매력을 발산하며 여심을 무장해제시켰다.
최고 시청률 4.4%(2회,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면서 지난 4일 방송된 16화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징크스의 연인’. 나인우는 OSEN과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 “무더운 여름부터 진짜 추운 겨울까지 좋은 스태프 분들, 감독님, 배우들과 동거동락하며 즐겁게 촬영했다. 진주에서도 숙박을 많이 하다보니까 더 빨리 친해져서 재미있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시청자 분들이 즐겁게 봐주시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 “‘징크스의 연인’은 내게는 첫 도전”
나인우는 ‘징크스의 연인’을 통해 윤상호 감독과 재회했다. 윤상호 감독은 ‘달이 뜨는 강’을 연출한 감독으로, 나인우는 온달 역의 지수가 학교 폭력 논란으로 하차하자 긴급 투입되어 나머지 회차를 소화했다. 또한 지수가 촬영했던 회차를 재촬영하면서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나인우는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 베스트커플상을 받으며 진가를 증명했다.
나인우는 윤상호 감독과 재회에 대해 “감독님이 워낙 에너지가 넘치시고 리더십이 강한 분이다. 그래서 처음 만났던 작품 ‘달이 뜨는 강’에서는 힘들었다. 나로서는 생각이 느긋하고 천천히 가는 스타일인데, 처음 감독님 뵀을 때는 연기하기가 조금은 어려움을 느꼈었다. 알게 된 뒤 가까워지다보니까 오히려 나도 감독님의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같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내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시고 좋아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달이 뜨는 강’에 이어 ‘징크스의 연인’ 나인우의 활약과 그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동안의 KBS 수목드라마가 1%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나인우의 활약이 얼마나 눈부셨는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나인우는 “항상 만족을 못하는 편이어서 부족한 점은 그 다음번에 채우려고 노력한다. 지나간 시간들이고, 모니터링을 해도 내가 이미 찍어놓은 걸 모니터링하는 거라서 부족한 점들은 최대한 고치고 다음번에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나인우는 “‘징크스의 연인’은 내게는 첫 도전이라고 생각을 한다. 미니시리즈를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역할이 크던 작던 똑같은 자세로 임한다. 부담보다는 걱정되는 부분은 내가 그래도 내가 어떻게 연기를 했을까 어떻게 나올까였다. 시청자 분들에게는 기억 속에 있다가 아무 때나 편하게 보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 “운? 믿지 않아…내가 잘하고 못한 것”
나인우는 ‘징크스의 연인’에 대해 “초고를 보고 나서 원작을 봤다. 그때 당시에 공수광 캐릭터가 원작과 비슷하게 다크하고 무뚝뚝했다. 감독님이 이 작품을 하시게 된 계기가 밝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거였다. 그러다 보니까 수광이가 원작에 나오듯이 차분하고 다크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가면 드라마 분위기 자체가 다운될 거 같다고 해서 실제로 수광이 캐릭터에 대한 변화, 좀 다른 아이디어도 많이 내곤 했다. 그래서 지금의 수광이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그러다보니까 코믹씬도 코믹하게 나온 것 같아서 감독님이 원하시는대로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인우는 자신과 공수광의 싱크로율에 대해 “하나만 꼽자면 수광이가 책임감이 강하다. 하나를 우직하게 밀고 가는 게 있다. 그런 면이 나와 비슷하다. 나도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내려고 한다. 나쁘게 말하면 고집이다. 그런 부분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인우는 “운을 믿지는 않는다. 항상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행운 같은 일이 있을 때는 당연히 운이 좋을 때고, 그렇지 않을 때는 내가 불행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딱히 내가 운이 좋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래서 (‘1박 2일’에서의) 복불복에도 의연하다. 내가 못했으니까 걸린 거라고 생각한다. 확률적이지 않느냐. 좋은 게 있고 나쁜 게 있는데 운이 좋아서, 나빠서 좋은 게 걸리고 나쁜 게 걸리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하고 못하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징크스의 연인’인 만큼 징크스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인우는 “원래 갖고 있는 건 있다”라며 “음식이나 음료 같은 걸 흘리면 그날 하루가 망하는 징크스가 있다. 그런 날이 있다”고 웃었다.
▲ “서현, 정말 시야가 넓고 자기관리 열심히 해”
나인우는 ‘징크스의 연인’에서 소녀시대 출신 배우 서현과 호흡을 맞췄다. 나인우는 서현에 대해 “그룹 내 막내라서 내성적일 줄 알았는데 외향적인 분이었다. 자기관리를 정말 열심히 하고 뚝심 있는 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인우는 “나는 멀티가 안되는 스타일인데 서현은 시야가 넓더라. 내가 부족한 부분은 서현이 캐치하고, 이야기를 해줬다. 내가 해석한 장면에 대해서나 하고 싶은 걸 이야기를 했을 때 서로 존중해주면서 더 장면을 풍부하게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서로 다르지만 목적은 같으니까 더 좋은 시너지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나인우는 “코믹적인 부분은 내가 아이디어를 많이 낸 편이다. 금화그룹에 들어간 이후부터는 슬비의 공간이기 때문에 그때는 서현이 좀 더 원하는 연기를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었다. 서현이 그때 아이디어를 많이 냈던 걸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인우자이저’ 나인우
‘인우자이저’ 나인우는 지치지 않고 달려오고 있다. 최근만 보더라도 ‘철인왕후’, ‘달이 뜨는 강’, ‘그녀의 버킷리스트’, ‘클리닝업’, ‘징크스의 연인’까지 연달아 작품을 했고, 그 사이에는 ‘멀리서 보면 푸른 봄’ 특별 출연과 ‘커튼콜:나무는 서서 죽는다’ 특별 출연을 앞두고 있다. 무엇보다 드라마 촬영과 함께 예능 ‘1박 2일’로 매주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또한 아직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촬영도 하면서 쉴 틈 없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칠 법도 하지만 나인우는 늘 에너지가 넘치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준다. 나인우는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 덕분이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되고 내가 지칠 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 직업, 성별을 떠나서 사람들은 다 똑같은 것 같다. 사람에 치이다가 혼자 있으면 잠깐은 좋다가 그게 회복이 되면 사람을 만나고 싶고, 반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은 있는 그대로 진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리얼 버라이어티이기 때문에. 드라마는 빠듯한 시간 속에서도 서로의 호흡을 느낄 때. 한 작품 안에서 부족한 시간 속에서 서로의 에너지를 쏟으면서 만들어지는 과정이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몇 개월 동안 한 가족 같은 느낌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영화관에 가야 하는 매력이 있다. 관객들이 움직이고 마음을 쏟아주는 게 매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자주 시청자들과 만나다보니 팬층도 두터워지고 연령대도 넓어졌다. 나인우는 “인기라기보다는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셨다. 좋다기보다는 거기에서 힘을 얻는 것 같다. 알아보는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어르신 분들이 알아봐 주셨는데 지금은 어린 친구들도 알아봐 주신다”고 말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나인우의 연기, 예능에서의 활약을 미뤄본다면 올해 KBS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모두 수상이 점쳐진다. 이에 대해 나인우는 “상 욕심은 없다. 상은 내가 받고 싶다고 주시는 것도 아니다. 주시면 좋지만, 받지 못한다면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인왕후’에 이어 ‘달이 뜨는 강’에서 주목을 받았고, 이후 인기 예능의 고정 멤버로 발탁돼 나인우를 ‘벼락스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인우는 2013년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부터 공연과 드라마, 영화 등 매체를 오가며 경험과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그 내공이 ‘철인왕후’부터 보이기 시작했고, ‘달이 뜨는 강’을 통해 각인됐다. 천천히 달려온 세월만큼 그 안에서 내공이 탄탄히 만들어졌고, 소신과 철학도 확고하게 가지게 된 배우가 바로 나인우다. 스스로가 겸손할 줄 알고 늘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나인우인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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