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문정희, 진서연이 처절한 모성애와 가족애를 보여주면서 범죄 스릴러 '리미트'를 완성했다.
5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리미트'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이정현, 문정희, 진서연, 박명훈, 최덕문, 박경혜, 이승준 감독 등이 참석했다.
한편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범죄 스릴러 작품이다.
이승준 감독은 "옆에 배우들과 합심해서 여름에 뜨거웠다. 그때 장마도 왔고 코로나 초창기였는데, 힘든 와중에 한 씬, 한 씬 고민하면서 했다. 지금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여름 맨 마지막 주자로 개봉하는데, 8월 말 관객 분들이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며 소회를 공개했다.
이정현은 "오늘 오전 스케줄 때문에 완성본을 못 봤고, 예전에 편집실에서 대충봤는데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하다"며 "우리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촬영했다. 진짜 대역 없이 액션도 많이 찍었고, 다들 연기파 배우들이라서 어려움 없이 현장에서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 그래서 감회가 새롭다"며 말문을 열었다.


"영화를 보니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라는 말에 이정현은 "한국판 '엄마 테이큰' 콘셉트로 모성애를 보여주는 연기라서 항상 내 아이가 유괴됐다고 생각하고, 180도 변한 엄마 모습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일단 연기에 빠져들었고, 모든 배우들이 그럴텐데 사실 우리는 다쳐도 다친 거 모르고 연기한다. '테이큰'처럼 모성애가 발동이 걸려서 내 아이를 찾아야 된다는 그런 감정을 되뇌이다 보니 타박상도 생기고, 멍드는 건 기본이었다. 다리도 상처도 나고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라서 그런 지 촬영이 끝나면 보람되더라. 감독님한테 '잘 나왔어요?' 물어봤었다.(웃음) 산에서 구르는 장면은 3일 정도 찍었는데, 같이 나오는 배우들도 연기를 다 잘해주셔서 호흡을 맞출 때도 좋았다. 작품을 들어가기 전에 체력을 단련하고 들어가서 힘들다기보단 보람됐다"고 했다.
올해 첫 득녀를 하면서 부모가 된 이정현은 "엄마가 되고 보니까 저런 (아동유괴, 납치 등) 사건이 일어나면 미쳐버릴 것 같더라. 그 마음을 더 공감하게 된다"며 "영화 촬영 전에는 임신을 안 했고, 엄마의 감정을 100% 느끼진 못했다. 그럴 것 같다고 예상하면서 '이럴 거야' 상상하면서 찍었다. 그때 찍었던 감정과 지금의 감정이 비슷하지만, 그래도 지금이 훨씬 더 강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정말 엄마가 돼 보니까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이 영화를 보시는 다른 어머니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이정현은 촬영 내내 민낯으로 열연했는데, "내 캐릭터가 생활고에 찌들어서 사는 인물"이라며 "얼굴에 기미 분장을 하고 점도 많이 그렸다. 아주 아주 평범하고 힘들지만 열심히 사는 엄마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분장을 최대한 예쁘지 않게 노력했다. 내 얼굴에 기미를 그리면 화장이 금방 먹어서, 분장팀이 1시간마다 와서 기미를 체크하고 기미와 점을 계속 그렸다. 최대한 안 예쁘게 나오기 위해서 노력을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문정희는 사건의 타깃을 물색하는 빌런팀의 혜진을 소화했다. 예쁜 얼굴을 일부러 망가뜨릴만큼 캐릭터에 몰입했다.
간담회를 하면서 긴장한 문정희는 "사실 떠는 성격이 아닌데, 오늘 너무 떨려서 잠도 잘 못잤다. 지금 영화를 함께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코로나 시국에 촬영하면서 '언제 개봉이 될까? 내년이 될까?' 하다가 2년이 지났다. 개인적으로 더욱더 기대가 되고 떨림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악역 캐릭터를 소화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빌런이자 나쁜 사람이지만 너무 큰 매력을 느꼈다"며 "가족에 대한 그림을 갖고 간다면 명분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너무 나쁜 짓이지만 혜진만의 절실함으로 간다면 분명히 독특한, 명분 있는 빌런으로 보이지 않을까 했다"며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또한 "초반에는 목소리로만 등장하는데 별별 애플리케이션을 다 돌려봤었다, 어떻게 해야 중성적이고 냉철한 사람의 목소리로 들릴까 했다"며 "저는 목소리가 제일 중요했는데 막상 얼굴이 나온 이후에는 평범한, 상처가 있는 사람으로 보였으면 했다"고 말했다.
문정희는 거친 피부에 대해서는 "일부러 화장을 해서 만들었다. 혜진은 낮에는 보건 교사로 일하며 나름 꾸미지만, 이 여자가 가장 집중하는 건 옷이나 액세서리"라며 "얼굴에서는 뻔뻔함과 극악무도함이 묻어났으면 했다. 영화에는 캐릭터의 전사가 너무 짧다보니까 설명하는 게 어려웠다. 어떤 전사가 없어서 한번에 딱 보고 쉽게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되려 치중해서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영화에서 아이를 반드시 찾아야만 하는 엄마 연주로 열연한 진서연은 "완벽한 '리미트'를 오늘 처음 봤는데, 그동안 촬영하면서 만나지 않았던 배우분들의 연기를 처음 봤다. 너무 놀라울 정도로 몰입감 있게 해주셔서 영화가 잘 나온 것 같다"며 "'리미트'는 여배우 3명이 나오는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엄마판 테이큰'이다. 엄마들은 정말 끝까지 쫓아가서 죽인다. 정말 그런 각오로 작업했고, 그런 마음으로 찍었는데 잘 나와서 다행"이라며 만족했다.
진서연은 "작품에서 기억나는 장면은 전체"라며 "긴장의 연속이라서 촬영할 때 숨 죽이면서 했다. 리허설 없이 한 번에 진행됐고, 그만큼 배우들끼리 서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한편 '리미트'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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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