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감독 “사과 받았다”vs 쿠팡플레이 “허위사실”..결국 법정 싸움으로 (종합)[Oh!쎈 이슈]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2.08.22 20: 57

드라마 ‘안나'를 둘러싼 쿠팡플레이 측과 이주영 감독 측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다.
지난 6월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ANNA)'는 이름, 가족, 학력, 과거까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싱글라이더'로 실력을 인정받은 이주영 감독이 극본과 감독을 맡았다.
파격적인 소재와 예측 불허의 스토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안나’는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이 쿠팡플레이가 ‘안나’를 일방적으로 편집했다고 밝히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주영 감독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감독을 배제하고 8부작 → 6부작 편집을 강행한 쿠팡플레이의 작품 훼손과 감독 모독에 엄중히 항의한다”는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이주영 감독은 2017년 11월 8일부터 2021년 7월 12일까지 3년 8개월에 걸쳐 '안나'의 8부작 극본을 집필했다. 쿠팡플레이는 제작사 컨텐츠맵을 통해 8부작으로 된 극본을 검토하고 이를 최종고로 승인했고, '안나'는 2021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3월 말까지 촬영을 마쳤다. 촬영은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최종고대로 진행되었고, 쿠팡플레이는 촬영이 완료될 때까지도 1~4부에 대한 가편집본에 대해 별다른 수정 의견을 제시한 적이 없었다고.
하지만 그는 "4월 21일 편집본 회의에서 ''안나'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지엽적인 부분만 논의하더니, 4월 28일 '아카이빙 용도'라며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제작사와 감독에게 요구했다"며 "제작사와 감독이 응하지 않자 쿠팡플레이는 제작사에 대하여 계약 파기를 언급한 끝에 편집 프로젝트 파일을 받아갔다"고 주장했다.
이후 쿠팡플레이는 이주영 감독에게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했고, 이 감독은 동의하지 않고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안나’는 회당 45~61분의 8부작 '안나'가 회당 45~63분의 6부작이 됐고, 이 감독은 조잡한 짜집기로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가 크게 훼손됐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쿠팡플레이 측은 3일 “감독의 편집 방향은 당초 쿠팡플레이, 감독, 제작사(컨텐츠맵) 간에 상호 협의된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주영 감독은 다시 입장을 내고 쿠팡플레이 측으로부터 수정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재반박했고, ‘안나’에 참여한 스태프 6명도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 받지 못했고,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 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됐다”고 이 감독을 지지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플레이 측은 당초 공지대로 지난 12일 8부작의 ‘안나’ 감독판을 공개했다. 이주영 감독 측 역시 지난 21일 쿠팡플레이와 가진 회동 결과를 전하며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의 총괄책임자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진지하고 정중한 사과와 함께, 국내와 이미 판매하여 공개를 앞두고 있는 해외 플랫폼 공히 6부작 '안나'에서 이주영 감독 및 감독과 뜻을 같이 한 스탭 6인의 이름을 삭제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임을 약속 받았다”고 전했다.
이로써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는가 했지만 쿠팡플레이 측이 22일 이주영 감독 측이 허위 주장을 했다고 반격하며 다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쿠팡플레이 측은 논란과 관련해 일괄적으로 사과한 것이 아니며 이주영 감독이 쿠팡플레이가 감독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편집 하지 않았음을 인정했으며, 8편의 감독편을 별도로 공개하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더 이상 사실이 왜곡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기에 이 감독은 물론 조광희 변호사와 송영훈 변호사, 그리고 해당 법무법인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통해 그간의 회의록을 포함한 객관적 증거 등을 제시하고 사실 관계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쿠팡플레이 측은 “지난 미팅을 통해서 쿠팡플레이는 상호 오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한 것이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주영 감독 측도 쿠팡플레이의 입장문에 즉각 반박했다. 이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의 김 총괄이 이주영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7차례나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정중하게 사과했고, 이주영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감독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편집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한 적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또한 “쿠팡플레이가 허위사실 명예훼손을 포함한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점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김성한 총괄을 비롯한 쿠팡플레이 관련자 전원에 대한 형사고소를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실행하고, 쿠팡플레이의 사과를 전제로 하여 자제하고자 하였던 저작인격권 침해에 관한 손해배상청구의 소 등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이 양보 없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는 바,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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