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zn·ENA 드라마 ‘신병’에서 최일구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남태우가 작품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스튜디오 장삐쭈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신병’은 좋은 놈부터 나쁜 놈, 이상한 놈까지 별별 놈들이 모두 모인 그곳에 ‘군수저’ 신병이 입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리얼 드라마다. 극중 프로불평러이자 강약약강을 실천하는 1생활관 분대장 최일구 역으로 분했던 남태우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생각지도 못한 기회로 좋은 촬영장에 좋은 배우들과 함께 했다는게 정말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다들 신인이 대부분이었는데, 누구 하나 기죽거나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고 텃세부리거나 선배인척 하거나 그런것도 없었다. 작품이 잘되는 것 하나만 보고 저희끼리 으쌰으쌰했던 것 같다. 서로 윈윈할수있는 사이였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친해졌다”며 “배운것도 많고 자신감을 가진 부분도 많았다. 감독님이 ‘신병’을 양분 삼아서 더 큰 배우가 되라는 말씀을 하셨다. 진짜 저에게 좋은 양분이 된 촬영장이었다. 인간적으로서든 배우로서든 다 얻어가는게 많았던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남태우는 원래부터 ‘신병’ 애니메이션의 오랜 팬이었다. ‘신병’은 애니메이션 공개 당시 군대의 현실을 리얼하게 그려내며 2030 남성층의 공감을 유발, 조회수 천만뷰를 훌쩍 넘으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에 그는 “원작이 고정팬도 많고 조회수도 많다보니 부담이 됐다. 사실 신인 배우들은 오디션을 워낙 많이 보니까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오디션장에 갔다. 다만 최선은 다했다”며 오디션 당시를 회상했다.
오디션장에 실제 자신의 전투복을 입고 갔다는 남태우는 “가산점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만족으로 그렇게 입고 갔는데, 감독님 반응이 너무 좋더라. 하지만 반응이 좋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캐스팅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다른 오디션이었으면 떨어지더라도 ‘떨어졌나보다’ 할텐데, ‘신병’은 감독님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매일 일어날때마다 연락이 왔는지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2차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님이 1차때와는 달리 아쉬운점을 말씀해주시더라. 그래서 혼란스러웠다”며 “1차 오디션을 본 순간부터 확정되기까지 4-5개월이 걸렸다. 그 기간동안 내내 전전긍긍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최일구 역할이 모든 캐릭터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톱니바퀴같은 역할이지 않나. 그런데 제가 필모그래피가 많은것도 아니다 보니 감독님 입장에서는 이런 중요한 역할에 신인을 써도 되나 라는 고민을 하셨던 것 같다. 그래도 감독님이 믿어주신 만큼 보여드린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캐스팅 확정 되고나서 홍대 거리에서 (소속사) 이사님께 술먹고 ‘감사하다’며 절드렸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애니메이션 원작인 만큼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어려움도 뒤따랐다. 남태우는 “웹툰 원작은 많은데, 이건 목소리까지 나오는 애니메이션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 싱크로율을 어느정도 무시하고 갈수 없더라. 그래서 비주얼적인건 어쩔수 없으니 목소리를 (비슷하게) 만들고, 캐릭터 연구를 많이 했다. 제 방식대로 연구한 걸 많은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자신감을 얻은 부분도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최일구는 전체적으로 싱크로율이 높은 캐스팅 라인업 중에서도 ‘만찢(만화를 찢고 나온)’ 캐릭터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원작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특히 ‘더빙한 것이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목소리까지도 원작 그대로 구현해 호평받았던 바. 이에 남태우는 “처음에는 ‘그 정도로 똑같다’는 의미의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후시녹음 한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와전이 돼서 ‘후시녹음 했대’라고 퍼지더라. 나중에는 후시녹음을 했냐, 안 했냐를 두고 싸우더라. 이 인터뷰를 계기로 제가 직접 낸 목소리라는걸 말씀드리고 싶다. 후시녹음 아니다. 작가님은 따로 계신다”고 해명했다.
그는 “포천에 있는 리조트에서 숙박하면서 촬영을 했는데, 일주일 한번씩 서울에 왔다. 대화를 하는데 자꾸 최일구 목소리가 나오더라”라며 “원작 고정 팬이 워낙 많고, 실사화가 잘 못된 경우도 많다보니 배우들끼리는 ‘초반에 무조건 욕먹는다고 생각하자. 대신 열심히 하면 나중에는 좋은말을 듣게 될거야’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초반부터 너무 좋은 반응을 해주시더라. 확실히 기대치를 낮추고 시작하니 좋은 것 같다. 반대로 초반부터 ‘평타는 칠거다’라고 생각했으면 안됐을 것”이라고 열띤 반응에 감사를 표했다.

남태우는 최일구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최일구가 갖고 가는 감정을 정해봤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특수하지 않나. 군대고, 계급이 어느정도 있는 캐릭터니까. 군대에서는 귀찮음을 빼놓을 수 없다. 뭘해도 귀찮은 게 군대니까. 귀찮음의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뭘 하든 귀찮음을 안고 간다는 설정을 했다. 역할 자체에 계급이 있다 보니 귀찮음을 표현할수 있어서 편하게 했다. 계급으로는 높으니까 애드리브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할수 있어서 편했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민진기 감독 역시 이러한 남태우의 의견을 존중해 줬다고. 남태우는 “복지뿐 아니라 현장 분위기 등 모든 여건들을 연기에만 집중할수있게 만들어주셨다. 감사했던 게, 제가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보통 엄격한 촬영장에서는 신인들이 애드리브를 하면 ‘혼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한다. ‘시키지도 않은 대사를 하냐’는 말을 들으면 상처받으니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감독님께 ‘애드리브를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묻지 않고 바로 보여드렸다. 근데 감독님이 전혀 나무라지 않더라. 그렇다고 모든걸 오케이하시는 건 아니다. 안 맞는건 안 맞다고 해주신다. 배우들이 재해석 할수있게끔 여건을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인지도 없는 신인들이다 보니 감독님이 엄격하게 잡으셨으면 분위기가 경직됐을 것 같다. 애드리브나 현장에서의 움직임 변화나 그런것도 한명한명 존중해서 봐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신인임에도 존중받는 느낌이 들고 ‘같이 작업하는구나’ 라는걸 느껴서 좋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남태우가 생각하는 ‘신병’만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 남태우는 “리얼리티”라고 답하며 “누구랑 같이보면 볼수록 더 재밌게 볼수있다. 여자친구나, 부부끼리, 친구들끼리 봐도 재밌다. 부부끼리 보면 아내분들은 모르지 않나. 그럼 ‘저건 왜 저런거야?’ 물을때마다 남편분도 할말이 생긴다. 드라마가 아니라 평소에 군대 얘기를 많이 하면 싫지 않나. 드라마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군대 얘기를 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아질수 있다는 점이 자신있게 추천할수있는 부분”이라며 “비록 훈남들은 없지만 보면 볼수록 귀엽다. 안 귀여운 캐릭터가 없다. 보시고 나서 안 귀여우면 환불해드리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남태우에게 있어 ‘신병’은 이때까지 참여했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긴 호흡을 가져갈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는 “거의 주연급 역할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감독님이 캐스팅 롤에 두번째로 이름을 올려주신것도 주연급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셔 감사하다. 그만큼 중요한 작품 될 것 같다”며 “제가 ‘신병’을 찍을때까지만해도 최일구 연기에 대해 가슴 속에 확신을 갖고 했지만 약간의 불안감은 있었다. 자유로운 연기가 아니라 원작이 있고, 목소리까지 있으니 ‘내가 하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다른 작품을 할땐 몰라도 적어도 ‘신병’에서만큼은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분들을 봐주시는 분들도 맞다고 생각해주신다는 게 느껴지니까 조금의 자신감도 생겼다”고 성취감을 전했다.
그는 ‘신병’에 대해 “저에게 나비가 되기 전 번데기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나비로 우화하려면 번데기가 무조건 필요하고, 탈피 후에도 번데기가 남아있 듯 “항상 가슴속에 남아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남태우는 “앞으로 나아가려면 언젠가 벗어던져야할, 좋게 보내줘야 할 역할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시즌2 할때까지는 아직 잡고 있어야한다. 잡고 다녀야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신병’으로 탄력을 받은 남태우는 차기작도 빠르게 준비 중이다. 그는 “‘신병’에서 좋게 봐주셨다는 분들의 연락이 많아서 작품을 고르고 있다”면서도 “‘신병’ 시즌2 스케줄이 나오면 그 곳에 거의 올인할 생각이다. 그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고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멜로 뮤직비디오 주인공 제안을 주셔서 본의아니게 멜로 연기를 보여드리게 될 것 같다. 현실적인 사랑에 빠지고 고뇌하는 모습을 잘 표현할 것 같다고 얘기해주시더라”라고 이미지 변신을 예고하기도 했다.
배우로서 ‘신병’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도장을 제대로 찍은 남태우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신병’이 생각했던것 보다는 많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한편, 제가 굳이 엄청 들뜰건 없다고 본다. 여러 엔터에 얼굴 비추는것도 반가운 일이지만, 배우로서 연기를 계속 보여드리는 게 직업으로서 맞는 길이라 생각한다. 물론 굵고 길게 갈수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얇더라도 길게갈수 있는, 끊기지 않는 배우가 되고싶다. 길게 가는것만해도 감사한 일”이라며 “최일구로서의 남태우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쟤는 다른 연기도 잘하네!’라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는게 목표다. 또 다른 역할들도 잘 한다. 연락 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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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