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어 1달 만에 준비"…'육사오' 박세완, 여리여리하지만 당찬 배우[인터뷰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8.23 16: 18

 “제주도에서 이 시나리오를 받고 올라오던 공항에서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나머지를 다 읽을 때까지 공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읽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했다.”
박세완은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의 재미를 느껴서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이끌어주시는 배우들이 많아서 저는 많은 도움을 받으며 촬영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예쁨을 받으며 너무 재미있게 찍었다”라며 이같이 애정을 드러냈다.
‘육사오’(감독 박규태, 제작 티피에스컴퍼니・싸이더스, 제공배급 씨나몬㈜홈초이스·싸이더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간의 코믹 접선극. 박세완은 북한병사 용호(이이경 분)의 동생 연희 역을 맡았다. 연희는 대남 선전 방송을 담당하는 북한 군단선전대 병사.

박세완은 북한사람이자, 군인을 연기하기 위해 북한어 및 자세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 먼저 북한어를 익숙하게 만든 과정에 대해 “저한테 조금 유리했던 지점은 제가 (고향)부산 사투리를 썼다가 표준어를 쓰게 되면서, 언어를 연습해봤기 때문에 북한어를 배우는 데 더 유리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언어 습득 방법이 있다는 것. “저는 음가를 아예 외워버린다. 선생님이 나노 단위로 나누어서 녹음해 주신 것을 샤워하면서, 운전하면서 계속 들었다”라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돼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는 박세완은 “북한어는 한 달 만에 준비했다”며 “북한어도 걱정이었지만 저는 군인들의 경례 동작 및 꼿꼿한 자세에 더 신경을 썼다. 발레를 열심히 다니면서 어깨를 계속 펴고 있었다. 경례하는 모습을 처음 찍을 때는 손의 위치가 정확한 것인지 계속 신경 쓰면서 연기했다. 군대에 가 본 적이 없으니 거울을 보면서 손인사를 연습했다”고 남들보다 빨리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전했다.
박세완은 대남 선전 방송을 담당하는 북한 군단선전대 병사 연희 역을 맡았다. “언어 선생님이 군인의 말투는 또 다르다고 하시더라. 북한 일상어와 군인말이 다르다고 설명하셨다. 영화를 보면서 뿌듯함이 들었던 게 대남 방송을 간드러지게 하려고 했는데, 또랑또랑하게 잘 들린 거 같아 좋다”고 말했다.
북한어에도 신마다 디테일을 살렸다는 박세완은 “대남 방송을 할 때, 일상 생활, 군인 말투 등 세 가지가 달라서 나누어서 준비했다. 말투를 나누어서 쓰는 게 조금 어려웠지만 디테일이 살면 관객들이 봤을 때 캐릭터가 더 잘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배우는 걸 좋아해서 오히려 저는 재미있게 했다. 제가 다른 배우들보다 늦게, 마지막에 합류해서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촬영 회차가 많지 않고 다른 배우들에 비해 나오는 분량이 적다. 하지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현장에서도 계속 대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찍고 나서 든 생각은 ‘다행이다’였지만 현장에서는 즐기기보다 몇 개 없는 신도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군인 역이라서 고민은 많았지만 하고 나서는 시원했고 즐거웠다. 내가 준비한 것들을 소화하면서도, 다른 배우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고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했다.
‘육사오’는 언론 시사 및 개봉 전 열린 일반 시사회를 통해 호평을 얻었다. 예상하지 않았던 큰 재미를 줬기 때문.
이에 박세완은 “시사회 때 저도 처음 봤는데 너무 재미있게 봐서 기분이 좋다”며 “전체 예매율 1위에 올라서 저희들 모두가 ‘어?’ 하고 놀라고 있다. 다들 엄청 신이 났는데 ‘이러다 우리 사고 한 번 치는 거 아니야?’라고 하신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예매율 1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기쁜 심경을 드러냈다.
‘육사오’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예매율 19.0%(영진위 제공)를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인터뷰 하러 오는 길에도 찾아봤는데 1위더라. ‘우와’ 신기해하면서 왔다”고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는 ‘우리끼리 케미가 좋으면 관객들이 좋게 봐주실 수 있다’는 말을 하곤 했다. 영화 ‘극한직업 이후 제일 웃기다’는 어떤 후기를 보면서 너무 기뻤다”고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어떤 일에 착수하기 전에 빼곡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 플랜에 맞춰서 움직인다는 박세완. 그간의 출연작들을 하나하나 모니터 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한층 더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니터를 할 때는 제가 부족한 것을 메모하면서 본다. 남들과 같이 편안하게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부끄럽다. 그래서 보통 혼자서 모니터하는 걸 즐긴다. 휴대폰 메모장을 많이 이용한다.”
2016년 드라마 ‘빨간 선생님’으로 데뷔해 ‘자체발광 오피스’ ‘학교 2017’ ‘같이 살래요’ ‘땐뽀걸즈’ ‘두 번은 없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최종병기 앨리스’, ‘오목소녀’ ‘언니’ ‘도굴’ ‘인생은 아름다워’(개봉 예정)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쉼 없이 달려오고 있는 그녀는 “저는 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에 뭔가 더 하고 싶다고 얘기한다”면서 열성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감정을 비우기 위해서 일기를 쓰거나, 좋은 부분만 일기에 담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들었다. 저도 잠이 안 올 때 일기를 쓰곤 하는데, 좋은 일만 써야겠다는 생각은 안 든다. 주로 내가 고쳐야 할 점을 많이 쓰게 된다. 연기 수업을 따로 받지 않고 현장에서 배운 걸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모니터 후 부족한 점을 메모하고 다음에 고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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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씨나몬㈜홈초이스·싸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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