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고도 기분 좋게 미소짓는 세상 악한 빌런 장명준(진선규 분)의 출현에 북한형사 림철령(현빈 분), 광수대 소속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 분), 그리고 미국 FBI 잭(다니엘 헤니 분)이 뭉친다. 세 사람은 국제 범죄자를 잡기 위해 협조하지만 남들보다 먼저 자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남북미 세 나라 형사는 마약을 거래하고 검은 뒷돈을 챙기는 장범준을 잡겠다는 하나된 의지를 분출시킨다. 자신만의 이익을 우선시했던 세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의지하며 형사라는 동질감에서 오는 브로맨스를 발휘한다.
내달 7일 개봉하는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 배급 CJ ENM, 제작 JK필름·CJ ENM·영화사 창건)은 북한 형사 림철령과 남한 형사 강진태, 그리고 미국 FBI 잭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세 나라 형사들의 예측불허 공조 수사를 그린 블록버스터 영화. 지난 2017년 1월 개봉해 누적 관객 781만 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공조’(감독 김성훈)의 속편이다.



코믹 액션 영화로서 관객들이 익숙한 공식만 따르는 듯하게 보이지만, 영화는 계속해서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던지면서 선과 악의 대결을 빠르게 추적한다.
김성훈 감독에 이어 속편의 연출자로 합류한 이석훈 감독과 제작진은 전편과 비교해 훨씬 더 강력한 코믹과 액션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듯하다. 이들의 노력 덕분인지 결과적으로 1편 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속편으로 탄생했다.
미국 뉴욕의 야경으로 오프닝부터 시선을 압도한 ‘공조2’는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대규모 폭발신을 도입부에 넣어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게 액션영화의 재미를 배가했다.
1편에서 재미를 안겼던 일명 ‘휴지 액션’은 익숙함을 탈피하며 ‘파리채 액션’으로 바꾸었고, 후반부를 장식하는 고층 건물 옥상 액션신은 ‘공조’가 본 투 비(Born to be) 액션이라는 정체성을 알리며 끝까지 쉽게 가지 않겠다는 압도적 스케일을 자랑한다. 1편에서도 시선을 끄는 액션 시퀀스가 많았지만 2편에서는 육탄전부터 총격신, 폭파신 등 스케일이 한층 더 커졌다.


1편에서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뚝뚝했던 현빈은 흐른 세월에 비례해 한층 유연해졌고 능글맞은 면모도 보인다. 코믹한 얼굴을 드러낸 그의 변신이 반갑고도 새롭다. 그에게 앞으로 코믹 장르에도 도전하라고 강력 추천한다.
유해진은 역시 유해진이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웃음을 유발하는 그만의 코믹 연기는 발군이다. 그가 연기하는 인물이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는 ‘공조2’에서도 여전하다.
미국 형사로 새롭게 투입된 다니엘 헤니는 훈훈한 외모와 장신의 키를 장점으로 내세워 등장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거대한 비주얼이 내뿜는 그만의 센 매력이 ‘공조2’만의 매력을 채웠다.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2017)에서 악랄함의 끝을 보여줬던 진선규는 캐릭터를 변주해 또 다른 빌런으로 나타났다. 평소 선하디 선한 얼굴로 보는 사람들까지 미소짓게 만든 그가 진짜 악당으로 보인다는 건, 그가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는 반증이다. 빌런은 사실 흔한 캐릭터인데 진선규가 거칠면서도 복잡한 사연을 가진 인물을 완성해 단순함을 탈피했다.
‘공조1’으로 스크린 데뷔했던 윤아는 그동안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쌓은 내공을 발휘해 한층 짙어진 코믹연기를 보여줬다. 그녀만의 농담이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영화의 무게를 가볍게 상쇄시킨다.
‘공조2’는 지난 5년 동안 캐릭터들과 사건, 배경의 규모를 늘려 OTT와 타협 없이 오로지 극장 개봉을 목표로 달려왔다. 1편을 지지했던 관객들이 많았던 만큼, 이번 추석에도 ‘공조2’를 믿고 볼 영화로 지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쾌한 액션과 코믹의 진면모를 ‘공조2’에서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
9월 7일 극장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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